[칼럼] 새롭게 등장한 ‘온택트’ 콘서트의 명과 암

2020-10-06 09:00:00

사진 = 편지원
사진 = 편지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대중문화 내에서 ‘온택트’는 하나의 트렌드이자 문화현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많은 KPOP 콘서트와 아이돌들의 팬미팅, 뮤직페스티벌,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인디밴드의 공연까지 코로나19의 확산 방지 차원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었다.

기존과 같은 문화생활을 누리는 것이 어려워진 ‘코로나시국’에서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공연을 보며 문화생활을 즐기고, 좋아하는 아티스트와의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온택트’ 행사들은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며 그 함의가 크다. 또한 ‘온택트’ 행사 내에서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하고, 콘서트와 팬미팅에서 새로운 방식의 기술을 적용 및 도입하는 시도들도 이루어지고 있다. 여러 ‘온택트’ 행사들이 개최되고 자리잡는 과도기에 있는 지금, 이 행사들에 직접 참여하고 관람한 팬들의 목소리로 그 명과 암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문화생활을 즐기고 아티스트들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온택트 콘서트’만의 장점에 대해 물었다. 평소 보던 공연들이 대부분 수도권 공연장에서 진행되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했던 남씨는 ‘온택트 콘서트’를 볼 땐 먼 거리를 이동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다른 팬들도 공통적으로 시공간의 제약없이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온택트’ 행사만의 장점으로 꼽았다. 또한 사전녹화방식과 생방송 퍼포먼스를 결합한 아이돌 콘서트를 관람한 박 씨는 그 구성이 매우 신선했다고 전했다.

한 장소에서 이루어지던 기존의 콘서트보다 사전녹화 방식을 통해 더 색다른 퍼포먼스를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무대와 무대 사이에 무대장치들을 준비하고 조정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기존 대면 콘서트와는 달리, ‘온택트’ 콘서트에서는 여러 영상들을 배치하면서 속도감 있게 콘서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외에도 ‘온택트’ 공연에서만 볼 수 있는 독창적인 시도들도 존재했다. 최근 ‘온택트 콘서트’를 관람했던 백 씨는 새로운 기술들이 공연과 결합되어 더욱 신선함을 느꼈다고 했다. 특히 백 씨는 4D와 같은 입체적이고 독특한 화면이 멤버들의 퍼포먼스에 더해지면서 더 풍성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박 씨는 ‘온택트’ 공연 형식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다양한 무대효과와 LED 화면들 덕분에 볼 거리가 많아졌다고 답하기도 했다. 온라인 플랫폼으로 콘서트를 송출하는 방식에서도 다양한 카메라 무빙 기법을 활용하거나 기존의 콘서트와는 다른 각도로 촬영하는 등 여러 기법들이 활용되고 있었다며 ‘온택트 콘서트’가 매우 신선하고 색달랐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온택트’ 형식의 ‘팬미팅’은 어땠을까? ‘1:1 화상전화’ 형식의 팬 싸인회에 참여해본 김 씨는, 실제 대면으로 진행되었던 행사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아티스트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더 길어서 좋았다고 답했다. 또한 박 씨가 참여했던 ‘온택트 팬미팅’에서는 여러 전자기기로 동시접속이 가능했다. 이와 함께 박 씨는 각 멤버 별 ‘직캠(한 멤버를 찍는 카메라 화면)’이 제공되고, 전체 멤버를 찍는 화면 또한 제공되었기 때문에 멤버 수가 많은 그룹이었음에도 원하는 시점에서 팬미팅을 관람하고 즐길 수 있었다며 ‘온택트’ 팬미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즉, 아티스트와 오랜 시간 대화를 할 수 있고, 다양한 각도에서 아티스트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온택트 팬미팅’만의 장점이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새로운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다채로운 구성의 ‘온택트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행사에 참여한 팬들은 아쉬운 점과 개선되어야 하는 점도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대표적인 단점은 바로 ‘현장성’의 부재였다. 최근 트로트 ‘온택트 콘서트’를 관람한 공 씨는 온 가족이 함께 공연을 보고 춤추며 즐길 수 있어 좋았으나, 아무래도 라이브 공연을 생생하게 즐기긴 어려웠다고 한다. 이에 공 씨는 ‘마치 생방송 공연 프로그램을 TV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아이돌 ‘온택트’ 콘서트를 관람한 백 씨도 실제 공연장에서 함께 ‘응원봉’을 흔들며 옆사람과 환호하는 것 또한 콘서트의 묘미인데, 이런 방식의 소통이 불가한 점이 ‘온택트 콘서트’의 한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울림과 감정을 ‘화면’만으로는 느끼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디 밴드 페스티벌에 참여한 남 씨도 ‘페스티벌’의 경우 관객들이 다 같이 뛰고 호응하면서 즐기는 행사이다 보니 ‘온택트’로 그 ‘현장성’을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또한 밴드의 라이브 연주를 듣기 위해 공연을 가는 팬들에게 ‘화면 속 연주’는 그 생동감이 훨씬 덜했다고 한다. 남 씨는 공연을 보며 일부 악기 간 볼륨의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아 묻히는 사운드가 있어 아쉬웠다며, ‘온택트 송출’과 촬영 과정에 있어 보다 섬세한 음향 점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 씨도 실제 콘서트에서 듣는 음악에 비해 음질이 좋지 않았는데, 이는 아무래도 TV나 노트북의 내장 스피커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 씨는 앞으로 ‘온택트 콘서트’가 보다 상용화된다면 팬들이 이를 구비해야 될 수도 있겠다며 미래에 대한 전망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많이 언급된 ‘온택트’의 문제점은 바로 서버 문제였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같은 공연을 관람하다 보니 플랫폼의 서버가 원활하지 않아 중계가 잘 이루어지지 못한 콘서트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 씨는 서버문제로 인해 공연 시간이 지연되어 대기를 해야 하기도 했고, 이후 서버가 원활한 다른 플랫폼으로 송출을 갑작스럽게 바꾸게 되면서 ‘유료’였던 공연이 ‘무료’로 송출되었던 점을 지적했다.

김 씨는 앞으로 소속사에서 조금 더 서버의 안정성이 보장된 플랫폼을 활용하여 이러한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하기도 했다. 이 콘서트뿐 아니라 다른 행사들에서도 인터넷 접속이 원활하지 못해 불편함을 겪은 팬들이 많았다. 박 씨는 유료 ‘온택트 팬미팅’에 참여했지만, 영상이 끊기거나 화질이 좋지 않아 시청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고 했다. 일부는 돈을 지불했음에도 서버문제로 인해 팬미팅을 볼 수 없었던 팬들도 존재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집에서 ‘화면’을 통해 관람하는 공연에서 피로감과 어색함을 느꼈다는 팬들도 있었다. 박 씨는 관람한 공연의 러닝타임이 4시간이었는데, 오랜 시간 화면을 바라보고 있으니 눈의 피로감을 느꼈으며 몸도 매우 피곤했다고 한다. 또한 백 씨는 공연장에서 아티스트의 공연을 보며 환호를 한다고 생각하고 몰입을 하려고 했지만, 응원법을 하며 ‘현타(현실자각타임의 줄임말로, 현실을 갑자기 자각해 자기가 처한 상황을 깨닫고 충격을 받는다는 뜻의 신조어)가 왔다’고 했다. 너무 편안한 집이라는 공간에서, 나 홀로 화면 속 공연에 집중하며 환호하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 건가’ 하고 현실을 자각했다는 것이다. 박 씨는 아티스트들 또한 공연에서 팬들과 함께 소통하고 호흡하던 것을 그리워하고 있다며, 공연에서 팬들이 주는 에너지를 직접적으로 받지 못해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 아티스트들의 설움을 전하기도 했다.

‘온택트 행사’에서 대두된 또 다른 문제는 다름 아닌 ‘유출’ 문제였다. 박 씨는 관람했던 유료 팬미팅에서 실제로 이를 녹화해 불법으로 유출한 사례가 있었고, 이에 무료로 본 소비자와 유료로 본 소비자 간의 갈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행사이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유출이 될 수도 있으며, ‘유료’ 행사가 무의미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박 씨는 불법 유출에 대한 규제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서 행사의 유출을 최대한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택트’라도 하나의 문화적 산물이며 그 저작권이 있기 때문에, 유출과 관련해서는 보다 강력한 처벌과 규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문화 소비자들에게도 불법 유통 및 소비를 근절해야 한다는 인식이 보다 명확히 정립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온택트’ 행사들의 명과 암을 포착했다. 계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해 생기를 잃던 문화산업은 ‘온택트’라는 새로운 방식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오고 있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콘서트와 팬미팅, 그리고 페스티벌을 ‘온라인’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고, 문화적으로도 새로운 발전과 시도를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이다. 여러 기술들과 결합하며 독특한 형식의 퍼포먼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온택트 행사’들의 의의는 매우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많은 행사들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제 막 기획되고 구현된 행사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서버문제를 비롯한 조명, 촬영, 그리고 유출문제까지 개선되어야 하는 지점들도 많았다. ‘온택트’ 행사의 기획자들은 보다 더 나은 공연과 행사를 위해 더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한 문화 행사들이 새로운 기점에 도달한 만큼 이에 대해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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