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품질 가스터빈, SMR 등 차세대 발전설비 생산하는 유일 기업
공정 혁신 위해 AI 접목, 로봇용접이 사람보다 4배 생산성 증대 효과
로봇 활용 자동화 비파괴 검사법 개발, 검사 시간 이틀서 반나절로 줄여

두산에너빌리티 창원공장이 모든 가치망에 걸쳐 디지털 전환(DX)을 적용한 지능형 사업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1982년 준공해 올해로 44주년을 맞이한 창원공장은 회사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솔루션을 통해 발전소의 환경오염 물질 배출량을 줄이고, 발전 사업의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31일 두산에너빌리티에 따르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AI 데이터센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전력 수요 등 ‘AI 전력 대란’의 시대가 숨 가쁘게 도래했지만, 거대한 발전설비의 제조 능력과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뎌 추세를 따라가기 벅찬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친환경 가스터빈과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발전설비를 최고의 품질로 생산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그만큼 수주 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발전설비는 수 십 톤(t)의 단조품, 극한의 고온과 고압을 견뎌야 하는 핵심 부품으로 구성되며, 단 하나의 미세한 결함도 허용하지 않는 정밀한 용접과 검사까지, 공정 단계별로 완벽한 설계와 치밀한 제조 역량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대형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 년에서 길게는 십 수 년의 시간과 비용 투자가 수반되어야 한다.
최근 두산인프라코어는 창원공장의 생산 능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집중해 왔다. 창원공장 내 터빈, 원자력 생산 설비의 평균 가동률은 2025년 63.4%에서 2026년 상반기 80.0%로 증가했다. 430만㎡(약 130만 평)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장이지만 중후장대 생산이라는 특성상 설비 1기 생산에 필요한 물리적인 공간이 넓기 때문에 실제 창원공장을 방문하면 비좁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발전설비 특수가 이제 시작 단계인데 평균 가동률이 80%에 육박한다는 것은 조만간 작업 공간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 부지를 마련해 생산 설비를 확충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는 시장 여건과 이해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따라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생산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여 물리적 공간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로 했다. 수주산업에서 가장 큰 경쟁력은 빠른 납기다. 물리적 공간을 키워 각 장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부분품을 생산해 조립하는 방법이 이상적이지만, 위에서 언급한 대로 생산 설비 확충은 어려우니 공정 기간을 단축하는 게 현실적이다. 납기를 앞당기면 발주처와 수주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 모두 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발주처는 납기일보다 먼저 설비를 받아 기기를 가동해 매출과 이익을 앞당겨 거둘 수 있다. 수주기업도 빨라진 공정 기간만큼 인건비와 제조비용 등을 절감해 생산 원가를 최소화함으로써 이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가스터빈과 SMR 제조시장에서 더 큰 기회를 창출하려면 경쟁사를 압도하는 양산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생산 시스템을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AI에 기반 기술들을 투입함으로써 창원공장을 스마트 팩토리로 변화시키고 있다.
원전 주 기기 제작공정에서 가장 긴 시간이 소요되는 공정은 용접이다. 두꺼운 단조품을 결함 없이 용접하기 위해 수백 번에 걸쳐 금속을 층층이 쌓는 일을 반복하는 적층용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용접공은 제품들이 섭씨 140도 전후로 예열이 된 상태에서 제품 주변에서 용접을 하다보면 지속적으로 작업을 할 수 없는 조건도 필연적으로 따르게 된다.
SMR 발전설비는 하나의 소형 원자로 단위(단독 모듈)로도 발전소가 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여러 개를 이어 붙여 용량을 확대할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 같은 크기의 소형 원자를 한 개, 두 개 수준이 아니라 6개, 12대, 24개 단위로 생산하기 때문에 여러 개를 정해진 시간에 동시에 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문제 해결을 위해 두산에너빌리티는 로봇용접을 도입했다. 로봇 팔이 단조품의 안과 밖을 수백 번 오가며 일정한 품질로 쉼 없이 용접을 해낸다. 작업자는 안전한 공간에서 로봇이 용접할 내용을 사전에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용접되는 상태를 3D로 확인하며 품질을 꼼꼼하게 관리할 수 있다. 용접 중에는 실시간으로 로봇의 상태와 작업 상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이동환 두산에너빌리티 선임은 “보통 용접이 300패스 정도 되는데, 수동으로 하면 300패스보다 좀 더 많아진다. 사람은 중간에 용접을 끊기도 하니까 더 많은 패스 수가 나오기도 한다”라면서 “로봇은 균일하게 용접을 할 수 있다 보니 패스 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실제 테스트를 해본 결과 사람이 용접했을 때와 비교해 용접로봇은 4배 정도 생산성 증대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제품 품질검사 부분에도 로봇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했다. 초음파, 방사선 등을 사용해서 용접부분 내부 결함을 확인하는 비파괴검사는 기존에는 4명의 작업자가 손으로 직접 검사기를 들고 전체 용접부를 고소차 위에서 검사해야 했다. 제품 1기를 검사하는 데 하루 반나절에서 이틀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김두경 두산에너빌리티 기술과장은 “회사에서 항상 고민하는 것들이 ‘병목 현상’이다”라며 “병목 현상의 대표로 이야기하는 것이 비파괴검사의 대기시간이다”라고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많은 고민과 시도 끝에 결국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비파괴 검사법을 직접 개발해 국제 인증기관인 미국기계학회(ASME)로부터 ASME 국제인증(원자력 및 비원자력 분야 제조·검사 요건 만족에 따른 공인 인증)을 획득했다. 용접이 끝난 부분을 로봇이 방사선 초음파로 촬영하고 작업자는 관리 감독만 한다. 김두경 기술과장은 이 검사법을 도입해 “약 반나절, 4시간 정도 만에 검사가 종료됐고, 지금은 최대 2명만 투입해도 기존 방식과 동등한 검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촬영된 용접부 내부 결함 판정도 10만 장이 넘는 검사 이미지를 학습한 AI 시스템 ‘D-Vision’이 기공 균열 비 융합 같은 내부 결함이 있는지 자동으로 확인한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검사의 정확도는 더 높아지고 판독 속도도 빨라진다. 김두경 기술과장은 “1년 뒤 10년 뒤에는 더 많은 데이터를 우리 회사가 가지고 있을 것이고, 그 데이터만큼 새로운 검사 기술, 새로운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대형 제품을 운반할 때도 이제 로봇이 사용된다. 과거엔 거대한 풍력 설비를 옮기려면 SPMT라고 불리는 작업 차량에 연결해 사용하거나 크레인을 사용해 들어 올려 옮겨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 AGV라는 자동 이동로봇을 사용해 360t 이상의 거대한 설비를 더 안전하고 정밀하게 옮길 수 있다. 앞으로 AGV는 풍력설비부품을 다음 공정으로 자동 운반해 공정 간 대기시간을 줄여 더 빠르고 안정적인 흐름생산 체계를 만드는 핵심역할을 하게 된다.
남경민 두산에너빌리티 공장장은 “흐름 생산에 기반한 양산 체계가 안정적으로 구축된다면 상당히 생산량도 증대되고 또 생산도 체계적으로 공정관리와 품질관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엔 부품 재고 관리, 창고관리에도 AI와 자동화 로봇 시스템을 투입할 예정이다. 수만 개의 부품이 필요한 가스터빈, 부품이 단 한 개라도 부족하면 제품 제작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AI로 부품 필요시기를 예측하고 부품 공급사들의 제조현황을 파악, 부품 발주와 품질관리를 할 수 있게 되어 제작 과정에서 불필요한 일정 지연을 사전에 방지한다. 즉, 작업자들의 눈이 되어 주고, 손발이 되고. 판단력이 되어주는 제조 현장의 스마트한 기술들로 두산의 제작 현장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박주철 두산에너빌리티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팀장은 “AI 기술과 시스템 기술, 이런 것들이 발전한 만큼 이 공장이 조금 더 안전하고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공장으로 만들 수 있도록 저희가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AI가 만들어낸 거대한 전력 수요를 가장 빠르게 그리고 가장 정밀하게 감당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용어설명>
O 패스(Pass) : 두꺼운 금속을 빈틈없이 채우기 위해 용접 금속을 한 번 지나가며 쌓는 한 줄, 한 겹의 용접층.
O ASME(American Society of Mechanical Engineers) 국제인증 : 미국기계학회(ASME)가 제정한 기준에 따라 보일러와 압력용기 등의 기기 설계, 제작, 품질보증 능력을 갖추었음을 증명하는 세계적인 안전 및 품질 자격 제도. 적용 분야는 발전소, 석유화학 플랜트, 가스 설비 등에서 쓰이는 보일러 및 압력용기 등이다.
O SPMT(Self Propelled Modular Transporter) : 중량물 운송 장비로, 모듈 조작을 통해 하중과 크기에 맞춰 운송이 가능한 장비.
O AGV(Automated Guidee Vehicle) : 대형 부품을 필요한 공정으로 정확하게 운반하는 장비.
동영상 뉴스 바로 보기, 아래 클릭
용접공 대신 로봇 팔…두산이 ‘AI 공장’으로 바꾸는 이유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