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상선 중심 해운재건 박차
1999년 국내외 통합 새 CI 선포
2000년 4월 1일 HMM으로 변경
‘HMM 프로미스’호부터 새 함명 적용

이 무렵 한국 해운산업은 한진해운 파산으로 시작된 국가 해운재건 프로젝트의 3년차에 접어들고 있었다. 한진해운의 파산은 한국 해운의 글로벌 위상을 일시적으로 무너뜨렸지만, 그 후 대한민국은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국적 해운의 재편을 일관되게 추진해왔다.
그러나 회복의 진척도는 여전히 느렸고 2020년 들어설 때까지도 불안정했다. 한국 해운의 글로벌시장 점유율도 2016년 6% 수준에서 2019년에도 7~8%에 머물러 해운 위기 이전의 12%대 점유율에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한 선박금융과 보증지원이 확대되었으나,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성과는 아직은 많지 않았다. 한국 해운산업은 여전히 불황의 끝자락에서 숨을 고르는 단계였던 셈이다.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한국 해운의 존재감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는 결국 현대상선에 달려 있었다. 하지만 2019년까지도 현대상선은 연속되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9년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2,999억 원으로, 2018년의 영업손실 5,662억 원보다는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흑자 전환 단계에는 미치지 못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장 큰 성과는 2019년 종료되는 2M+H 협력관계를 대체하여 2019년 6월 THE 얼라이언스의 정회원 가입을 확정했다는 점이었다. 이는 한진해운 파산 이후 무너진 한국 해운의 글로벌 운항 네트워크를 사실상 복원하는 중요한 사건으로, 현대상선은 2020년 4월부터 정회원 자격으로 미주·유럽 항로에서의 공동운항을 개시하게 되었다.
이 두 가지 글로벌 얼라이언스 정회원 가입과 초대형선 투입은 경영정상화를 추진해 온 현대상선의 해운 경영이 비로소 본궤도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국가적으로는 한국 해운의 부활을 상징하는 사건이기도 했다. 말하자면 2020년은 현대상선 중심의 국가 해운복원 플랜이 실행 단계로 넘어가 구체적인 결실을 맺는 분기점이었다.

현대상선은 2019년 5월 21일 사명 변경에 앞서 새로운 CI를 선포했다. 국내 유일의 국적선사로서 새 CI를 바탕으로 Global Top Class의 해운사로 도약하겠다는 다짐이었다.
새로운 CI는 기존에 사용해온 영문 ‘HMM(Hyundai Merchant Marine)’ 문자를 새롭게 리뉴얼한 디자인으로, 임직원 설문과 투표 등 선호도 조사를 통해 최종 확정됐다.
새 CI는 ‘해운 선사’의 형상과 대한민국 선사로서의 자신감을 직관적인 이미지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해가 떠오르는 수평선을 가르며 전진하는 거대한 선박의 정면을 형상화해 진취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상단의 붉은 라인과 규모감이 느껴지는 HMM 워드 이미지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현대상선의 포부와 비전, 그리고 고객과의 동반성장을 꿈꾸는 의지를 표현하고자 했다.
이전까지 현대상선은 국내에서는 1983년부터 한글로 표기된 ‘현대상선’을, 해외에서는1996년부터 영문으로 표기된 ‘HMM’ 브랜드를 사용해 왔다. 그러나 현대상선의 전체 사업이 대부분 글로벌 사업부문에 해당하는 만큼 해외에서는 이미 주요 화주 및 글로벌 선사들에게 ‘HMM’ 브랜드로 더 잘 알려져 있었다.
따라서 새 CI는 국내외 모두에서 통합된 ‘HMM’ CI를 사용한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현대상선은 2020년 4월 1일 세계 3대 해운 동맹의 하나인 THE 얼라이언스와의 협력이 개시되는 시점에 맞춰 사명을 ‘에이치엠엠주식회사’로 변경했다. 영문으로는 ‘HMM Company Limited’(약칭 HMM)를 사용한다.
HMM은 3월 9일 이사회에서 사명을 변경하기로 의결하고 3월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아 사명 변경안을 확정했다. 주주, 이해관계자, 전문가,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도 실시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배재훈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THE 얼라이언스 협력 개시와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 투입 등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되는 전환기를 맞아 ‘HMM’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대한민국 해운 재건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전속 항진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HMM은 1976년 3월 25일 아세아상선으로 창립해 1983년 9월 1일 현대상선으로 사명을 바꾸었다. 그리고 37년 만에 다시 사명을 변경했다.
2016년 8월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이후에도 HMM은 국내에서는 ‘현대상선’, 해외에서는 ‘HMM’을 사용해 왔다. 대주주가 한국산업은행으로 바뀌면서 현대그룹 계열에서 분리되었는데도, 사명 및 로고에 현대상선과 HMM을 섞어 사용하는 바람에 일부에서는 현대그룹 계열사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HMM은 독자적인 브랜드 사용을 모색하면서 2019년 5월 새 CI(기업이미지 통합)를 선포한 데 이어, 마침내 2020년 4월 1일 사명을 변경함으로써 완전하게 새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현대상선에서 HMM으로 변신을 선언한 것은 글로벌 해운사로서의 국내외를 통합한 기업이미지를 조성하려는 뜻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독립적인 국적선사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해운재건에도 속도를 붙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되었다.
내부적으로는 해운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고 시황 회복이 불투명한 시점이지만 대한민국 대표 선사로서 글로벌 선사로 재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기도 했다. 사명 변경일을 THE 얼라이언스 정회원 가입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도입 시점에 맞춘 4월 1일로 정한 것도 글로벌 해운사로 나아가는 도약대에 섰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향후 신규 도입하는 컨테이너선에는 모두 ‘HMM OO호’로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2020년 3월 취항한 HMM 프로미스(Promise)호에 이를 첫 적용했다.
이로써 HMM은 외형이나 내면 모두에서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새단장하고, 상선이 지닌 사업영역의 한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종합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자료: HMM 50년사>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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