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사법연감 및 검찰 통계에 따르면 교통범죄 중 음주운전 관련 범죄의 재범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여 입법부와 사법부는 처벌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법리를 강화해 왔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2항에 명시된 음주측정거부죄는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경찰관의 측정에 응하지 않을 경우 성립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실제로 술을 마셨는지 여부보다 측정 요구에 불응했다는 행위 자체가 핵심이라는 사실이다. 많은 피의자가 "술을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억울해서 응하지 않았다"고 항변하지만,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공무 수행에 대한 불응 그 자체가 위법 행위이므로 이러한 변명은 통할 리 없다.
또한 음주측정거부는 단순 음주운전보다 죄질이 나쁘게 평가될 소지가 다분하다. 단순 음주운전은 혈중알코올농도 수치에 따라 처벌 수위가 결정되지만, 측정거부는 법정형 자체가 1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되어 있어 하한선이 상당히 높다. 이는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의 만취 상태와 유사한 수준의 형량이다. 즉, 음주 측정을 거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법익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볼 수 있으며 오히려 가중 처벌의 위험과 수사 단계에서의 강제 수사 가능성만 키우게 된다.
그렇다면 음주측정거부는 어느 때 성립할까? 실무상 경찰관은 약 10분 내외의 간격을 두고 3회 이상 음주측정을 요구하는데 이 과정에서 운전자가 거부 의사를 밝힌다면 유죄의 근거가 된다. 단순히 구두로 거절하는 것 외에도 사법부가 음주측정거부로 간주하는 행위는 매우 다양하다. 측정기기에 숨을 불어넣는 시늉만 하거나 아주 약하게 불어 수치가 측정되지 않게 만드는 행위, 단속 현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차량을 급발진시키거나 도보로 도주하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호흡 측정 결과에 불복하여 채혈을 요구할 수는 있으나, 이를 빌미로 현장을 이탈하거나 시간을 끄는 행위 역시 거부의 연장선으로 본다.
서울서부지검과 대구지검 경주지청 등 일선 현장에서 다수의 음주운전 사건을 다뤄온 로엘 법무법인 안제홍 파트너변호사는 “음주측정거부는 단순한 교통법규 위반이 아닌 사법 방해 행위에 준하는 중대 범죄로 취급한다. 특히 측정 거부 당시 경찰관에게 폭언을 하거나 위력을 행사하는 등 공무집행방해 요소가 결합될 경우 초범이라 할지라도 구속 수사를 피하기 어렵다. 명절 기간 돌발적인 단속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통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유리한 정상을 확인하는 등 침착한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황인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hi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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