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경영 공백으로 삼중고...박윤영 대표 내정자 가시밭길 전망

장소영 기자

2026-02-03 13:52:39

리더십 부재, 이사회 리스크, 정권 개입 의혹 등 잇따라 도마에 올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장소영 기자] KT가 리더십 부재, 이사회 리스크, 정권 개입 의혹이라는 '경영 삼중고'에 직면했다.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 핵심 라인에 공백이 생기면서 이사회의 능력에 대한 의문이 퍼지는 동시에 이승훈 사외이사의 인사 청탁·투자 압력 의혹으로 인해 '사외이사 리스크'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신임 박윤영 대표 내정자는 경영 초기부터 총체적 난국속에서 가시밭길 행보를 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KT의 차기 최고경영자(CEO) 취임과 임원 인사가 무기한 중단되면서 경영 핵심 라인에 공백이 생겼다. KT는 오는 3월 김영섭 현 대표의 임기 완주를 앞둔 상태다. 김 대표는 차기대표인 박윤영 내정자를 만나 "임기 만료 시까지 역할을 다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KT 새노조는 지난달 22일 성명을 내고 "이사회가 위기를 방관하고 자정 능력을 상실했다"며 이사회의 총사퇴를 촉구했다. 노조는 국민연금에도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이행을 위한 주주권) 행사를 요구하며 "경영진을 감시해야 할 이사회가 도덕적 해이를 넘어 스스로 자정도 어려운 상태”라고 비판했다.

이승훈 사외이사의 인사 청탁과 투자 압력 행사 의혹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KT 새노조는 지난달 23일 이승훈 사외이사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KT 내 전략실과 재무실을 총괄하는 '경영기획 총괄' 자리를 달라는 인사 청탁과 함께 독일 위성통신 업체 '리바다'에 대한 투자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의 선출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의 개입 의혹도 재점화됐다. 최근 윤석열 정부의 '2차 종합 특검'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2023년 김영섭 대표 선임 과정에 정권 핵심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력히 행사하며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을 반대했으나 김영섭 대표 선임 시에는 과거 실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침묵해 ‘이중 잣대’ 논란을 빚었다. 또한, 당시 이사회가 대표이사 자격 요건에서 ‘정보통신 전문성’을 삭제한 것이 결과적으로 낙하산 인사를 위한 포석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KT 이사회는 앞으로 다가올 실적 타격을 막아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KT 해킹 사태 이후 약 30만명이 KT를 빠져나갔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수백억 원대 과징금이 임박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KT가 2024년 3~7월 악성코드 감염 서버 43대를 발견하고도 미신고한 '해킹 은폐' 의혹과, SK텔레콤 해킹을 악용한 '공포 마케팅'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러한 비상 경영 상황에서도 KT 이사진은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참관 일정을 강행할 예정이다. 앞서 이들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참관을 강행해 비판받았었다. 해킹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고위 경영자들은 불참을 선언했음에도 KT 이사진만 참석한 것에 대한 의문이 일각에서 나온다.

3월 취임 예정인 박윤영 내정자는 조직 재건, 이사회 개혁, 신뢰 회복, 사법 리스크까지 한꺼번에 떠안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사회의 전면 인적 쇄신과 신속한 조직 재건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소영 빅데이터뉴스 기자 jang@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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