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희소금속 회수 기술' 국가핵심기술 지정 신청서 제출

오효석 기자

2025-12-30 13:38:05

매출액 3배 성장한 희소금속 부문… 올해 성장성∙수익성 향상 두마리 토끼 사냥 성공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제공
[빅데이터뉴스 오효석 기자] 고려아연(회장 최윤범)이 '아연·연·동 통합공정을 활용한 희소금속 농축·회수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최근 산업통상부에 제출했다고 30일 밝혔다.

희소금속은 첨단·방위산업의 필수 소재로 전 세계 주요 국가와 기업이 앞다퉈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핵심광물이다. 고려아연은 이번에 해당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국가경제와 안보에 직결되는 기술을 보호하고 국내 첨단·방위산업의 경쟁력을 안정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려아연이 이번에 신청한 기술은 통합공정으로 이루어진 아연과 연, 동 제련공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단순 처리(폐기)하지 않고 순환·농축함으로써 희소금속이자 핵심광물인 비스무스와 인듐, 안티모니, 텔루륨을 회수하는 생산기술이다.

한 제련공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다른 제련공정에서 발생한 부산물과 함께 재처리해 농축률을 높이고 이러한 작업을 반복함으로써 농축률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고려아연의 희소금속 생산기술은 해외 경쟁사와 비교해 △순도(품질) △효율성 △생산능력 △수익성 △친환경성 등 여러 측면에서 우위를 갖고 있다.

이를테면 반도체와 전자, 항공우주 산업에 쓰이는 인듐은 고려아연이 전 세계 제련소 가운데 가장 많이 생산하는 핵심광물이다(2024년 기준 연간 생산량 92톤). 가장 많이 생산하는데도 순도는 99.999%로 높으며, 미국이 수입하는 인듐의 약 30%를 고려아연이 책임지고 있다.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이 불안정해진 요즘 고려아연은 해당 기술과 희소금속으로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 3분기 누계 매출액(연결기준)은 11조8179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영업이익은 8033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향상된 것으로, 이는 올해 희소금속 부문 매출액이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한 영향이다.

특히 이번에 신청한 기술은 다양한 희소금속 추출 및 제조 공정을 총망라한 통합공정 기술로 안티모니 제조 기술도 일부 포함돼 있어 주목된다.

안티모니 제조 기술은 국가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안티모니가 가진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 시도해온 일부의 반대 의견이 적극적으로 제기되면서 국가핵심기술 지정이 무산된 바 있다.

고려아연은 전세계적인 수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전략광물 안티모니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당사가 보유한 '격막 전해 기술을 활용한 안티모니 메탈 제조 기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지난해 11월 신청한 바 있다.

해당 기술은 기존 건식제련 기술과 비교해 제조원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고 대기오염물질 배출량도 대폭 줄일 수 있는 공법으로, 안티모니가 방위산업의 필수 소재라는 점까지 더해지며 경제안보 차원에서 국가핵심기술 지정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국내 유일의 안티모니 메탈 생산 기업인 고려아연은 국내 전체 수요의 약 53%(2024년 기준 3604톤)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1996년에도 호주에 썬메탈코퍼레이션(SMC) 법인을 설립하고 제련소를 건설했으며, 고려아연만이 보유한 독자기술을 온전히 지켜왔다.

썬메탈 제련소는 건설 과정에서 뿐만 아니라 지난 2000년부터 본격 가동한 이후에도 고려아연 및 자회사의 철저한 관리 하에 핵심 제련 기술을 보호하고, 독자적으로 운영·관리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미국 제련소 사업의 주체인 크루서블 메탈스(Crucible Metals, LLC) 역시 고려아연이 직접 설립하고 운영·관리하는 회사로 건설부터 기술과 공정 운영 전반에 대한 통제권이 고려아연에 있다.

특히 일부 다른 국가들과 달리 미국은 호주와 마찬가지로 법치주의가 확립된 국가이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지식재산권 보호 체계를 갖춘 나라다. 특허와 영업비밀을 불법적으로 탈취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에 기술 유출 우려가 전혀 없다. 향후 미국 제련소는 고려아연의 기술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전 세계가 핵심광물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시기에 국내 유일의 핵심광물 허브로서 기술을 보호하고 고려아연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과제가 매우 중요하다”며 “제3의 기업에 의한 기술 탈취 움직임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함께 국가핵심기술 보호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효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