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한국금융센터와 벤처 투자 활성화 과제 논의

서희림 기자

2025-11-16 13:52:36

사진=하나은행
사진=하나은행
[빅데이터뉴스 서희림 기자] 하나은행의 하나금융연구소는 한국금융연구센터와 함께 민간 벤처 투자를 중심으로 생산적 금융 활성화 과제를 주제로 한 제15회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하나금융연구소와 한국금융연구센터는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가 자금 왜곡과 회수 경로 부족 등으로 활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 속에 전문가들과 함께 시장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가계대출로 쏠린 자금 흐름을 산업·벤처 분야로 되돌려 혁신 기반을 회복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첫 세션에서는 정책금융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국내 벤처투자 구조가 논의됐다. 한재준 인하대 교수와 김현열 한국금융연 연구위원은 "투자 규모는 세계 상위권이지만 연기금·공제회의 출자 비중이 3%에 그친다"며 민간 자본의 참여 확대를 강조했다. 두 발표자는 창업 초기·지역 산업 등 시장이 비껴가는 영역을 정책금융이 맡고, 민간은 모험투자 중심으로 역할을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책자금 성과평가 기준을 '투자 규모 중심'에서 '정책 목적과 기업 성장 기여도' 중심으로 바꾸고, CVC의 외부자금 출자·해외투자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연기금·퇴직연금의 벤처펀드 출자를 늘리고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를 활용해 비상장기업에 공모형 자금을 공급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회수시장의 약점이 지적됐다. 윤선중 동국대 교수와 한재준 교수는 RCPS(상환전환우선주) 중심의 투자 구조가 스타트업의 현금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회계 기준에 따라 RCPS는 사실상 부채로 분류돼, 공적기금은 보통주·SAFE 같은 리스크 분담형 투자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한 한국은 회수 경로가 IPO에 치우쳐 스타트업이 상장까지 평균 14년이 걸리는 반면, 미국은 M&A 중심으로 5년 안에 회수가 이뤄진다는 점을 들어 조기 회수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BDC·CVC를 활용한 자금 공급 확대와 금산분리 규제 완화, 중견기업 중심 M&A 생태계 구축 등이 제안됐다.

세 번째 세션에서 윤승영 한국외대 교수는 한국형 BDC 제도의 의의를 설명하며, 민간 자본이 혁신기업 성장 단계에 참여할 통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 상황에 따라 레버리지 한도와 자기자본 유지율 등을 조정하는 ‘동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RIC처럼 법인세 면제와 배당소득세 감면을 연계한 세제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운용보수·공시 투명성을 높이고, 경영참여형 투자 기능을 제도화하는 등 후속 정비도 주문했다.

서희림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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