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코아 자회사 EMM 2000억원에 사들여
실리콘 음극재, 조현상 부회장 주도 신사업

HS효성은 1억2000만 유로(약 2000억원)를 투자해 벨기에에 본사를 둔 글로벌 소재 기업 유미코아의 배터리 음극재 자회사 EMM을 인수한다고 3일 밝혔다. 유미코아와는 합작 법인도 설립한다. 이번 인수 계약은 기업 결합 관계 당국의 승인을 거쳐 마무리될 예정이다.
유미코아는 100년 넘는 역사와 첨단 소재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배터리, 촉매, 반도체, 방산, 우주 항공 분야에서 연구개발·생산 능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최근 중요성이 크게 대두된 희토류 관련 기술도 갖고 있다. 퀴리 부인이 연구 활동을 한 곳으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HS효성이 사업 진출을 선언한 실리콘 음극재는 차세대 배터리 시장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소재다.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에너지 밀도가 최고 10배 이상 높다고 알려졌다. 향후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상용화되면 충전 시간 단축, 주행 거리 향상, 가격 경쟁력 확보가 기대된다.
장기간 캐즘(일시적 성장 정체)을 지나온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다시 활기를 띨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체 신차 판매 대수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약 20%에서 올해 25%, 2030년 40%로 연간 470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로보틱스, 드론 같은 새로운 수요처가 더해지며 성장이 기대된다.
이번 EMM 인수와 합작 법인 설립은 조현상 부회장이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회장은 유미코아를 수차례 방문한 데 이어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기간에도 협상을 위해 여러 차례 유미코아 측과 만났다.
HS효성은 기존 타이어코드, 첨단 모빌리티 소재,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DX)을 바탕에 둔 사업 구조에 탄소섬유, 배터리 소재 사업을 더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출 예정이다.
대규모 투자 계획도 내놓은 상태다. HS효성은 이번 인수를 통해 향후 5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해 국내에 배터리 소재 생산 시설을 갖춘다. 첫 투자처로는 울산인 것으로 전해졌다.
HS효성 관계자는 "이번 투자로 국내 리쇼어링을 통한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과 대한민국의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 확보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성상영 빅데이터뉴스 기자 showing19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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