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美 조선사와 선박 공동 건조…'K-조선' 노하우 알린다

[빅데이터뉴스 성상영 기자] HD현대가 미국 상선 전문 조선사인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 컨테이너 운반선을 공동 건조한다. 조선 분야에서 한·미 간 협력 움직임이 본격화한 가운데 현지에서 양국 기업이 시너지를 도모하는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는 23일 ECO 고위 경영진이 한국을 방문해 미국 내 컨테이너 운반선 공동 건조를 위한 세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디노 슈에스트 ECO 대표와 경영진, 엔지니어로 구성된 대표단 10여 명은 지난 22일부터 이틀 간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와 울산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야드를 둘러봤다. 대표단은 글로벌 1위 조선사인 HD현대의 기술력과 선박 건조 능력을 확인했다.

ECO는 미국 내 18개 상선 건조 야드를 보유한 조선 그룹사다. 현재 해양 지원 선박(OSV) 300척을 직접 건조해 운용하고 있으며 해당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다.

방한 첫째 날인 22일 ECO 대표단은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HD현대가 보유한 최첨단 기술과 건조 능력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디지털관제센터로 이동해 HD현대가 건조해 실제 운항 중인 전 세계 선박 운용 실태를 살폈다.
이어 자동화 솔루션 개발 현장을 찾아 자동화 설비와 로봇 용접 기술의 현장 적용 방안을 HD현대 경영진과 논의했다. 미국 내 건조 협력 확대를 위해서는 현지 인프라 확충과 생산 역량 강화가 필수로 꼽힌다.

최고 경영진 간 만남도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디노 슈에스트 ECO 대표는 컨테이너 운반선 공동 건조뿐만 아니라 향후 사업 기회를 발굴해 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는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위한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미국 현지에서 이뤄지는 양사 간 선박 공동 건조 작업은 한·미 조선 협력의 훌륭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CO 대표단은 방한 둘째 날인 23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선박 건조 현장을 보며 대형 컨테이너 운반선에 승선하기도 했다. ECO 소속 엔지니어 10여 명은 약 1주일간 한국에 머물며 선진 조선 공법을 익히고 기술 교류 워크숍에 참석, 세부 공동 건조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앞서 양사는 지난 6월 전략적·포괄적 파트너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28년까지 ECO 조선소에서 중형급 컨테이너 운반선을 공동 건조하기로 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협력 선종을 확대하고 안보적 성격이 강한 항만 크레인 분야에서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HD현대는 지난달 전문가 10여 명을 ECO 조선소에 파견해 생산 공정 체계와 설비를 점검하고 생산성 개선을 위한 컨설팅을 지원한 바 있다.

성상영 빅데이터뉴스 기자 ssy@thebigdata.co.kr, showing19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