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AI 시대 '전력 질주'…유럽서 전력기기 잇따른 수주 낭보

영국·독일·프랑스 등 초고압 변압기 공급 계약
조현준 회장 "AI 산업 성장 발맞춰 입지 강화"

성상영 기자

2025-05-19 17:58:58

효성중공업이 2023년 스코틀랜드에 공급한 초고압 변압기 ⓒ효성중공업
효성중공업이 2023년 스코틀랜드에 공급한 초고압 변압기 ⓒ효성중공업
[빅데이터뉴스 성상영 기자] 효성이 인공지능(AI) 시대 전력기기 시장 승부처로 떠오른 유럽에서 잇따라 수주 성과를 올렸다. AI 산업 성장으로 전력 산업이 덩달아 호황기에 접어든 가운데, 전력기기 부문을 미래 먹거리로 내세운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효성에 따르면 효성중공업(298040)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송전 기업 스코티쉬파워와 850억원 규모 초고압 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공급되는 400킬로볼트(㎸) 변압기는 스코틀랜드 내륙과 해안 풍력발전 단지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도심까지 안정적으로 보내는 데 쓰인다.

독일과 프랑스·스페인에서도 수주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최근 독일에서 초고압 변압기와 리액터(전압 안정화 장치) 등 전력기기를 장기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국내 전력기기 업체 중 최초다. 프랑스 송전 업체와는 지난해 초고압 변압기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 초 추가 수주에 성공했다. 효성중공업은 서유럽 전역으로 판로를 확장하고 있다.

유럽은 AI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로 송전망 투자가 활발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유럽 전력기기 시장 규모는 연 평균 8.6% 성장이 전망된다. 특히 영국·독일·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 국가들은 글로벌 전력기기 제조사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효성중공업의 수주 성과는 2010년 유럽에 처음 진출한 이후 십수 년 동안 쌓아 온 신뢰가 빛을 발한 결과로 풀이된다. 효성중공업은 현지 전력 공급 업체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인증·품질 기준과 납기 조건을 충족하며 수주 실적을 만들어 왔다. 영국에서는 2022년 초고압 변압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조현준 회장은 연이은 공급 계약과 관련해 "효성이 보유한 기술력과 고객 맞춤형 솔루션 전략이 빚어낸 성과"라며 "AI 산업 성장에 발맞춰 전 세계 전력 시장 핵심인 전력기기 분야에서 주요 공급사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1분기 기준 약 10조원에 달하는 수주 잔고를 기록한 효성중공업은 북미·중동·아시아·오세아니아로도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AI 산업 중심지인 북미에서는 미국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증설해 생산 능력을 기존 대비 2배로 확충할 계획이다.

성상영 빅데이터뉴스 기자 ssy@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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