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T 사장 '서버 해킹' 사과…'유심 교체' 불편은 소비자 몫

"진심으로 사과…전 가입자 유심 무료 교체"
28일 오전 10시부터…매장으로 방문해야
T월드 앱에서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 가능

성상영 기자

2025-04-25 17:44:27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사장)이 25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사과하고 있다. ⓒSK텔레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사장)이 25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사과하고 있다. ⓒSK텔레콤
[빅데이터뉴스 성상영 기자] 유영상 SK텔레콤(017670) 사장이 최근 발생한 중앙 서버 해킹 사고와 관련해 사과했다. SK텔레콤은 모든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심(USIM·가입자 식별 모듈) 칩을 무상 교체해 주기로 했지만, 시간을 들여 대리점으로 직접 향해야 하는 불편은 소비자 몫이 됐다.

유 사장은 25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사옥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SK텔레콤을 믿고 이용해 주신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원하실 경우 유심 카드를 무료로 교체해 드리는 추가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유심 칩 무료 교체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T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에서 진행된다. 지난 18일 0시 기준 이동통신 가입자가 대상이며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이용자도 여기에 포함된다. 다만 일부 스마트워치, 키즈 폰 가입자는 제외된다. 앞서 자비로 유심 칩을 교체한 가입자는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다.

매장 방문객이 몰려 대기가 길어지는 상황에 대비해 SK텔레콤은 예약제를 운영한다. 예약 신청은 매장에서 가능하다. 공항 로밍센터에선 유심 칩 교체에 시간이 추가로 걸릴 수 있어 여유 있게 방문하는 게 좋다.

SK텔레콤은 지난 22일 온라인 공지사항을 통해 "2025년 4월 19일 오후 11시경 악성코드로 인해 유심 관련 일부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했다"며 "악성코드를 즉시 삭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SK텔레콤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약 2300만 명으로 국민 절반에 달한다.

해킹 사고를 인지한 지 3일 만에 해당 사실을 알린 점을 두고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커지기도 했다. 해킹 사실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과 공식 웹사이트 등에만 공지됐을 뿐 개별 문자메시지 발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상당수 소비자는 언론 보도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접해야 했다. 게다가 가입자 중 누구의 정보가 얼마나 유출됐는지는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SK텔레콤은 25일 현재 웹사이트에 유 사장 명의로 사과문을 게재한 상태다. SK텔레콤은 사과문에서 "불법 복제 유심의 인증 시도를 차단하는 위조 탐지 시스템(FDS)을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고 유심 보호 서비스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심 보호 서비스는 무단 기기변경을 차단하고 해외 로밍을 제한하는 부가서비스로 T월드 앱에서 가입할 수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3일간 206만 명이 해당 서비스에 신규 가입했으며 누적 가입자는 240만 명이다.

유 사장은 "SK텔레콤은 고객 신뢰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보안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고객 정보 보호 강화 방안도 마련해 나가겠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다시 한 번 기본에 충실하고 책임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발생한 SK텔레콤 중앙 서버 해킹 사고와 관련해 회사 웹사이트 첫 화면에 게시된 사과문 ⓒSK텔레콤 웹사이트 캡처
지난 18일 발생한 SK텔레콤 중앙 서버 해킹 사고와 관련해 회사 웹사이트 첫 화면에 게시된 사과문 ⓒSK텔레콤 웹사이트 캡처
아래는 SK텔레콤이 25일 발표한 '고객 정보 보호 조치 발표문' 전문.

◆고객 정보 보호 조치 발표문

존경하는 고객 여러분. SK텔레콤 대표이사 유영상입니다.

저는 오늘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4월 18일(금)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해 그간 SK텔레콤을 믿고 이용해주신 고객 여러분과 사회에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객의 소중한 정보를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는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이번 사고에 대해 저를 비롯한 SK텔레콤 임직원 모두가 깊은 유감과 책임을 느낍니다.

SK텔레콤은 이번 침해 사고 발생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경찰 등 관계 당국과 함께 사고 원인 분석 및 피해 내용 파악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고객분들의 피해를 예방하고 걱정을 한시라도 빨리 해소하기 위해 회사가 보유한 모든 서버와 시스템의 보안 상태를 점검하고 있으며, 불법 복제 유심의 인증 시도를 차단하는 FDS(Fraud Detection System) 시스템을 최고 수준으로 격상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이 내 유심 정보를 무단으로 복제해 다른 기기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유심보호서비스를 무료로 운영·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모든 SK텔레콤 고객분들에게 안내 문자도 발송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취약 계층 고객분들께는 고객센터 상담사가 직접 가입 안내 전화를 드리고 있습니다. 가입 절차도 간소화해 고객분들이 보다 빠르고 쉽게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SK텔레콤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분들을 대상으로 원하실 경우 유심카드를 무료로 교체해드리는 조치도 시행하겠습니다. 이는 아직 조사가 진행중인 상황이지만 여전히 불안을 느끼고 계신 고객분들의 걱정을 덜어 드리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입니다. 이 조치는 준비 과정을 거쳐 오는 28일(월)부터 시행하겠습니다.

▲유심은 전국 T 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 센터에서 교체할 수 있습니다.

▲일시에 많은 분들이 몰려서 당일 교체가 어려울 경우 해당 매장에 예약 신청을 하면 순차적으로 교체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사고 이후 유심을 자비로 교체한 분들에게는 해당 비용을 돌려드리겠습니다.

▲SKT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의 고객들도 무료로 유심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앞서 말씀드린 불법 복제 유심 인증 차단(FDS) 기술을 지속 강화하겠습니다. 5월에는 유심보호서비스를 해외 로밍 중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 하겠습니다.

SK텔레콤은 이번 사고로 인한 고객분들의 걱정과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이중삼중’의 안전 장치를 지속 마련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고객 여러분, 그리고 여기 계신 언론인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서 고객분들과 기자님들이 가지고 계신 궁금증과 불안을 모두 해소해 드리고 싶지만, 사고의 원인과 규모 등에 대한 정부 조사가 이제 시작된 상황입니다.

추후 사고의 원인과 피해 규모를 비롯해 자세한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제가 직접 추가 조치 방안 등을 설명 드리는 자리를 다시 한번 갖도록 하겠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그동안 궁금하셨을 사안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자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저희가 마련한 고객 정보 보호조치를 말씀드리는 자리인 만큼, 이어지는 질의응답을 통해 저희 임원들이 SK텔레콤의 고객 정보 보호조치 방안에 대한 기자님들의 궁금증에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SK텔레콤은 고객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보안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고객 정보 보호 강화 방안도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다시 한 번 기본에 충실하고 책임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성상영 빅데이터뉴스 기자 ssy@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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