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00만 번 쓰러져도 일어난다…넥슨 '카잔' 유저가 보여준 '근성'

'퍼스트 버서커: 카잔' 글로벌 이용자 호평
캐릭터 사망 횟수 5427만 회…이색 통계 공개
'도전 정신'이 흥행 비결…운영진 소통도 한몫

성상영 기자

2025-04-17 10:42:52

넥슨이 지난달 28일 출시한 '퍼스트 버서커: 카잔' 대표 화면 ⓒ넥슨
넥슨이 지난달 28일 출시한 '퍼스트 버서커: 카잔' 대표 화면 ⓒ넥슨
[빅데이터뉴스 성상영 기자] 넥슨이 지난달 공식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권(IP) 기반 하드코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카잔)'이 글로벌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흥행하고 있다.

17일 넥슨에 따르면 카잔은 최근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글로벌 인기 게임 2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25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개시 후에는 전체 리뷰 가운데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95%에 달하며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용자에 패배 안긴 1등 보스는 '바이퍼'

카잔이 출시 초기 흥행한 이유로 하드코어 액션 장르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호쾌한 액션과 스킬 콤보 운용의 재미를 강화한 보스전, 그리고 개인용 컴퓨터(PC)와 콘솔 등 멀티 플랫폼에서도 매끄럽게 동작하는 최적화가 꼽힌다. 여기에 운영진의 밀착 소통을 통한 완성도 개선이 한몫했다.

무엇보다 하드코어 장르에 부합하는 전투 난이도를 통해 이용자로부터 '도전 정신'을 불러 일으킨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넥슨이 최근 공개한 '수치로 보는 카잔' 인포그래픽을 보면 이용자 캐릭터가 게임 중 사망한 총 누적 횟수는 5427만 번에 이른다. 한 이용자당 수십 번에서 많게는 수백 번까지 주인공 '카잔'이 사망했을 때 나타나는 '카잔이 전사했다(Khazan has fallen)'는 문구를 본 끝에 보스전을 치러 냈다는 얘기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출시 후 2주간 데이터를 모은 인포그래픽 ⓒ넥슨
'퍼스트 버서커: 카잔' 출시 후 2주간 데이터를 모은 인포그래픽 ⓒ넥슨


가장 많은 이용자를 쓰러뜨린 보스는 첫 관문인 '바이퍼'다. 이 보스는 인포그래픽 공개 시점인 이달 초 기준 740만 번이나 이용자 캐릭터를 물리쳤다. 이어 '볼바이노(400만 회)'와 '말루카(340만 회)'가 보스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보스에 의한 누적 사망 횟수는 3700만 번으로 집계됐다. 이용자 약 40%가 게임 초반~중반부에 이르는 구간에서 도전을 거듭한 결과다.

카잔의 최고 묘미인 보스전은 호쾌한 액션을 응축해 도전과 성취의 재미를 강화한 게 특징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보스는 총 16종으로 각기 다른 공격 유형을 갖고 있다. 특히 전투가 진행될 때마다 움직임을 보여 면밀한 분석과 전략적인 대응이 공략 지점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처음 맞닥뜨리는 바이퍼는 2페이즈로 구성돼 빠르고 정교한 공격을 펼친다. 이어 볼바이노는 화염 공격이 특기이며, 말루카는 변화무쌍한 패턴으로 이용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광범위한 마법 공격을 사용하는 '트로카'도 있다. 각 보스마다 공격 방식과 범위, 속도가 천차만별인 탓에 플레이 경험도 다양하다.

◆다양한 공격 스킬로 지루할 틈 없는 전투

카잔의 보스전에 변주를 더하는 또 다른 요소는 스킬 트리다. 카잔이 구사하는 스킬은 공격과 방어를 주고 받는다는 기본적인 전투 문법에 기반을 두고 자신만의 콤보를 구축, 연속적인 공격을 가하도록 설계됐다. 이로써 적에게 큰 타격을 주고 전투 흐름을 바꿀 수 있다.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변칙 패턴이 등장하는 만큼 스킬 콤보를 어떻게 능숙하게 운영하느냐가 전투 양상을 결정하게 된다.

여기에 '라크리마'를 필두로 한 다양한 성장 요소는 하드코어 액션 장르에 생소한 이용자라도 충분히 게임을 즐기도록 돕는 완충 장치 역할을 한다. 보스 공략에 실패하더라도 적에게 준 피해량에 비례해 라크리마가 지급되며, 이를 사용해 캐릭터 능력치를 강화할 수 있다. 또한 탐험을 통해 획득 가능한 아이템은 각각 고유 레벨과 효과가 있어 추가적인 성능 향상을 경험할 수 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보스전 장면 ⓒ넥슨
'퍼스트 버서커: 카잔' 보스전 장면 ⓒ넥슨


한편 카잔에서 이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한 무기는 창(44.1%)이었다. 창은 넓은 공격 반경과 빠른 속도를 통한 연계 공격이 가능해 보스전뿐 아니라 필드 탐험에서도 효과적으로 전투를 벌일 수 있다.

또 다른 무기군인 '도부쌍수'와 대검은 각각 28.8%, 27.0%로 나타났다. 이들 무기는 어느 환경에서나 두루 활용하기 좋은 범용성과 묵직한 일격이 주는 쾌감이 장점이다.

◆출시 직전까지 '최적화' 집중…출시 후엔 '소통'

다채로운 전투와 더불어 긍정적 평가의 한 축을 차지하는 요소는 최적화와 높은 안정성이다. 카잔을 개발한 네오플은 '더 많은 이용자가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다'는 목표 아래 최소사양에서도 원활히 구동되도록 출시 직전까지 최적화에 집중했다고 전해진다.

스팀에선 "기술적으로 흠잡을 만한 부분이 없었다", "출시 직후부터 이렇게 최적화가 잘 된 게임을 찾기가 드문데 카잔은 최적화에 공을 들였다는 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는 등 만족감을 표하는 리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게임 플렛폼 스팀에 올라온 '퍼스트 버서커: 카잔' 이용자 후기 ⓒ넥슨
게임 플렛폼 스팀에 올라온 '퍼스트 버서커: 카잔' 이용자 후기 ⓒ넥슨


개발진의 꾸준한 소통 역시 이용자 만족도를 높였다. 이준호 네오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스팀에 게재된 이용자 의견에 직접 댓글을 남기며 다양한 플레이 팁을 공유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운영진은 플레이 데이터와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일부 보스 난이도를 조정하고 '쉬움' 모드의 버프 효과를 상향하는 등 밸런스 패치를 진행했다. 업데이트 이후에도 개발 의도를 상세히 설명해 우호적인 반응을 끌어 냈다.

이준호 디렉터는 "다양한 기록을 살펴보니 많은 이용자가 카잔을 즐기고 계신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며 "전 세계에서 보여주신 애정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더욱 많은 분이 카잔의 깊이 있는 전투를 경험하실 수 있도록 여러 콘텐츠를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네오플은 지난 2일 올린 개발자 노트를 통해 밸런스 조정에 관한 상세 설명과 함께 무료 다운로드 가능 콘텐츠(DLC) 공개 계획을 알렸다. 네오플은 만족도 높은 게임을 완성하고 스팀·디스코드 등 이용자 채널에서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성상영 빅데이터뉴스 기자 ssy@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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