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적 변수에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연임 '청신호'

탄핵 정국 속 관료 출신 인물 하마평 없어
오화경 회장 연임 의지에 업권의 어려운 상황 고려해야

임이랑 기자

2025-02-25 17:47:31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연합뉴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임이랑 기자]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임기가 지난 16일 만료됐다. 하지만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저축은행 업계의 상황 및 정치적 불안정성이 더해지며 오 회장의 연임에 무게추가 기울고 있다. 큰 변수가 없는 한 오 회장의 연임은 확정적이라는 게 저축은행 업계 전망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중앙회장 선출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 구성을 의결했다. 이에 회추위는 7명으로 구성됐으며, 5인으로 이뤄진 선거관리위원회도 조직됐다.

오화경 회장, 저축은행 업계 대변인 '자처'

오 회장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현재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직은 임시 대행 체제로 전환된 상태다. 오 회장은 지난 2022년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에 취임한 이후 저축은행 업계가 어려울 때마다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취임한 해 레고랜드 사태로 발생한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에 적극적인 소통과 대응으로 저축은행 업계를 대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후보 시절 내세운 '급여 50% 삭감' 공약을 이행하면서 삭감된 급여는 경영자문위원회와 혁신위원회 구성에 사용했다. 오 회장이 구성한 두 위원회는 저축은행 업계의 현안에 있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던 각종 규제 완화 부분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오 회장은 예대율·충당금 적립 완화, M&A 규제 개선 등의 성과를 이뤄냈으며, 온라인투자연계금융사 업무 제휴, 공시 송달 제도 허용, 임원연대책임 기준 완화 등의 추가적인 성과도 거뒀다.

민간 출신 회장의 약점으로 꼽혔던 금융당국과의 소통에서도 오 회장 특유의 소통 방식으로 '저축은행 PF 대출 자율협약' 개정안을 이끌어 내며 사업성 있는 PF사업장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과 완화된 건전성 분류 적용을 가능하게 했다.

예금보험료 인하, M&A 등 지켜지지 않은 주요 공약

다만 저축은행 업계의 양극화가 심화 됐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체 79개 저축은행 평균 자산은 1조5200억원이다. 이중 자산이 1000억 미만인 저축은행부터 10조원 이상인 대형 저축은행의 양극화가 심각하다. 자산의 양극화는 대형 저축은행과 중소형 저축은행 간의 디지털 전략 부분에서도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켰다.

저축은행 M&A 규제 완화 공약도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20203년 비수도권 저축은행의 M&A 범위가 확대되며, 영업 구역이 최대 4개까지 넓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수도권 대형 저축은행은 영업 구역이 확대되는 합병이 불가능한 상태고, 지역별 영업 구역 제한 해제도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효과적인 M&A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오 회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였던 예금보험요율(예보료율) 인하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예금보호공사는 과거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고려할 때 요율인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투입된 금액 27조원 중 약 14조원만 회수가 된 상황이다.

예금자보호 한도 상향도 발목을 잡는다. 기존 예금자보호 한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예보로율 인상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의 예보로율(0.40%)은 다른 금융업권(은행 0.08%·종금사 0.15%) 등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오 회장의 예보요율 인하 공약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적인 변수에 연임 '청신호'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진 배경으로는 꼽히는 점은 대외적인 요인인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현재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정부 인선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 일정은 금융당국과 소통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금융당국이 2금융권 선거 일정까지 챙기기에는 무리가 있다.

더욱이 과거부터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는 업계와 관료 출신 대결로 진행됐다. 저축은행중앙회장은 기존 관료 출신(역대 저축은행중앙회장 19명 중 16명)들이 차지해 왔다. 그나마 업계 출신이라고 평가받던 최병일 2~3대 회장과 이상훈 8대 회장, 이순우 17대 회장은 각각 국민은행, 우리금융지주 출신이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19대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에서 오 회장이 과반 이상의 표(68%)를 얻으며 당선됐고, 저축은행 업계 출신 최초로 회장직에 올랐다는 타이틀을 차지 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선거도 마찬가지로 선거를 앞두고 금융당국을 통해 관료 출신 후보자가 하마평에 올라야 한다. 그러나 탄핵 정국으로 인해 마땅한 후보군이 들리지 않고 있고, 일각에서는 오 회장도 연임에 긍정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연임은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국에서는 그래도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군으로 미는 인물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문제는 회장 선출 방식이다. 경쟁 투표를 해당 인사가 하고 싶지 않아한다는 점"이라고 귀띔했다.

아울러 "저축은행 업계 자체가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누구 하나 총대를 메려고 하지 않는다"며 "긍정과 부정을 떠나 오 회장이 한 번 더 해도 괜찮다는 평가가 많다"고 첨언했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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