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케이뱅크 IPO 후폭풍에 3연임 '먹구름'

임이랑 기자

2024-11-08 16:40:37

BC카드 재무적 부담이라는 '숙제' 리스크 부각
케이뱅크 지분 33.72% 보유, 지분율 만큼 수익·손실 인식

©BC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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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뉴스 임이랑 기자] 케이뱅크 두 번째 상장 도전이 실패로 끝난 가운데 최대주주인 BC카드에도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케이뱅크 상장 실패로 인한 재무적 부담이 리스크로 부각되며, 연말 임기 만료를 앞 둔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의 3연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달 18일 상장 연기를 선언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승인 받은 뒤 9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준비해 온 바 있다. 하지만 고평가된 기업가치, 과도한 업비트 의존도와 구주물량 등에 발목을 잡히며 상장이 연기됐다. 케이뱅크 상장이 실패하자 BC카드의 장기적인 성장 전략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BC카드 실적 케이뱅크 영향에 '오르락, 내리락'

케이뱅크 상장 실패는 BC카드 입장에서도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것이 금융권의 평가다. 특히 BC카드는 지난 2021년 케이뱅크 자본 확충을 위한 유상증자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들과 주주간 계약을 맺고, 케이뱅크 지분에 동반매각청구권을 부여했다.

동반매수청구권이란 지분 가치에 대한 평가와 매수희망자를 찾기 어려운 비상장 주식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는 보유 지분 매각 과정에서 대주주 지분까지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매도할 수 있다.
동반매각청구권에 의해 BC카드는 오는 2026년 7월까지 케이뱅크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FI들의 지분을 다시 사거나, 합의한 조건의 수익률을 보장해야 한다. 다시 말해 향후 케이뱅크 IPO가 또다시 실패하거나 일정 수준 수익률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BC카드는 FI들이 투자한 지분 7250억원을 매입해야 한다.

이러한 옵션 계약은 현재 BC카드에 재무적 부담을 주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BC카드는 지난해 1분기 연결기준 1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동반매각청구권에 대한 평가손실로 145억원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 상반기 BC카드는 99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306억원을 기록했던 전년동기 대비 226%나 증가한 수치다. 이 중 눈여겨볼 점은 케이뱅크가 외형 확장을 통해 실적을 증가시키며 불확실성을 덜자, BC카드 실적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케이뱅크 순이익은 85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1.6% 늘었다. 여기에 지난 6월 케이뱅크가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면서 IPO에도 청신호가 켜진 점이 BC카드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케이뱅크 상장이 성공했다면 리스크 한 축이 해결되는 만큼, BC카드의 장기적인 성장 전략에도 날개를 달았을 것이라 평가된다.

케이뱅크 상장 실패 여파, 어디까지 미칠까

예를 들어 케이뱅크 상장이 성공했다면 BC카드는 재무적 부담을 덜 수 있다. 케이뱅크가 상장됨에 따라 BC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가치도 상승을 하며 재무적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BC카드는 케이뱅크 지분 33.72%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BC카드는 케이뱅크를 관계기업으로 분류해 지분법 회계를 적용하고 있다. 케이뱅크 당기손익이 BC카드가 보유한 지분율 만큼 수익과 손실로 인식된다.

케이뱅크가 호실적을 거둔만큼 BC카드도 지분법에 의해 266억원이 반영되는 것이다. 만약 케이뱅크가 상장에 성공했다면 BC카드 순이익도 그만큼 증가할 가능성이 컸다. 이러한 순이익 증가는 BC카드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예상도 가능하다.

특히 BC카드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카드 프로세싱 서비스 시장에서 이는 더욱 아쉬운 대목일 수 있다.

지난 2021년 전북은행이 신용카드 프로레싱 업무 제공사를 BC카드에서 KB국민카드 바꾼데 이어, SC제일은행도 2022년 독자적인 신용카드 시스템을 구축하며 BC카드와 제휴를 중단했다. 또한 우리카드도 독자 결제망 구축에 나서며 BC카드와 결별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BC카드의 신용카드 결제전표 매입액 점유율은 지난 2021년 약 30%에서 꾸준히 하락해 올해 상반기는 24%를 기록하며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BC카드의 연체율은 올해 상반기 1.82%로 카드산업 평균인 1.76%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지난해 1분기 0.33%에서 2분기에 1.43% 증가하며 부실채권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는 모양새다.

BC카드 입장에서는 케이뱅크 상장 실패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올 수 있다. 케이뱅크가 상장했다면 BC카드는 순이익 증가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높였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례로 BC카드는 케이뱅크와 함께 상업자표시카드(PLCC)를 출시하기도 했다.

최원석 BC카드 사장의 임기가 오는 12월31일 만료가 된다. 최 사장 취임 이전 BC카드는 전업 카드사 순이익 순위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BC카드는 우리·롯데카드를 제치고 순이익 6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KT그룹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케이뱅크 상장에 실패하며, BC카드에 재무적 부담이라는 숙제만 안겨준 상태다. 최 사장의 3연임이 불투명해 졌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공모 구조를 변경해 6개월 내 상장에 재도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두 차례 실패한 낙인이 찍힌 상태"라며 "약 1년 반 이상이 남아있는 동반매수청구권 리스크도 케이뱅크가 증권가, IB업계 시장 신뢰도를 어떻게 회복하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세번째 IPO에서도 이와 같은 결과를 거둔다면 수신기능이 없는 BC카드 입장에서는 KT로부터 증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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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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