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가 만료되는 시중은행장은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이다. 특히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지난해 12월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해 3연임에 도전한다. 금융권에서 바라보는 4대 시중은행장의 행보와 임기중 이슈, 실적을 살펴봤다.
먼저 올 상반기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9% 감소한 1조505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국민은행의 홍콩 ELS 판매 규모가 시중은행 중 가장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B국민은행의 올 1분기 홍콩 ELS(이하 ELS) 손실 관련 충당부채는 8620억원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재근 행장이 ELS라는 변수에도 불구, 올 상반기 실적을 끌어 올린 점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위기에서 더욱 강한 면모를 보였다는 점 등으로 3연임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전년동기대비 22.2% 늘어난 2조53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2조 클럽에 진입하며 ‘리딩뱅크’ 타이틀을 수성했다.
임기중 정상혁 행장은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계열사 통합앱인 ‘슈퍼SOL’을 선보였다. 슈퍼쏠은 신한금융 5개사(은행·카드·증권·라이프·저축은행)의 주요 기능을 한곳에 모은 통합앱이다. 이용자 번거로움을 없애 편의성과 만족도를 높였다는 호평을 받는다.
정 행장은 고(故) 한용구 전 신한은행장이 건강상 문제로 물러남에 따라, 갑작스럽게 행장 자리에 올랐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 행장은 호실적을 기록하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했다는 것. 업계에서 정 행장의 연임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특히 최근 금융권이 내부통제 실패로 몸살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 행장의 재임 기간 중 큰 규모 금융사고가 없었다는 것도 매우 고무적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순이익 1조75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수치지만, 결과적으로 선방했다고 분석된다. 특히 이승열 행장은 취임 첫해(2023년)부터 리딩뱅크 자리에 올라 뛰어난 경영 성과를 나타냈다.
이 행장은 전문성 강화를 위해 연금사업 부문, 퇴직연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등 하나은행의 또 다른 성장세를 견인하기도 했다.
올해 2분기 은행별 퇴직연금 적립금은 △신한은행 42조2000억원 △국민은행 39조 △하나은행 36조1000억원 △우리은행 24조6000억원 △농협은행 21조8000억원 순이다. 하나은행 퇴직연금 적립금은 전년 동기 대비 6조6000억원 증가해 수익률은 7.2%, 5개 은행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업계에선 하나은행도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대형 금융사고가 없었다는 점 등을 들어 이 행장 연임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1조673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며,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한 수치다.
반면 우리은행은 내부통제 부분에서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었다. 지난 6월 우리은행에서 영업점 직원이 서류를 위조해 대출금 100억대를 횡령하는 금융사고와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논란이 일었고 이에 큰 파문이 일었다.
심지어 이복현 금감원장은 “(손 전 회장의 부당대출 사건) 지연 보고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어 조 행장 연임에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은행권 관계자는 “실적만 보면 4대 시중은행 모두 연임에 긍정적이나, 잇따른 금융사고로 인한 내부통제 실패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시은 빅데이터뉴스 기자 hse@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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