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논단] 카스트로 떠난 쿠바…한-쿠바 수교 준비해야](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1052718200309380d0a8833aad21839251187.jpg&nmt=23)
이 쿠바에 1996년, 2006년 두 번 갔었다. 첫 번째 한국기자협회장 시절 쿠바기자협회의 초청으로 10여명의 기자와 함께 갔다. 1991년 소련의 해체로 원조가 끊겨 ‘고난의 행군’을 하던 시절이었다. 미국을 거쳐 가면 비자를 받을 수 없어 멕시코시티를 경유해 쿠바의 수도 아바나로 날아갔다. 서울에서 따라간 공식가이드가 쿠바는 미수교국이고 친북한 국가라 각별히 안전에 유의하라고 주의를 주었다.
잔뜩 긴장해 쿠바공항에 도착해 입국신고를 하는데 의외로 빨리 끝났다. ‘휴-’하고 나오니 쿠바인 가이드가 평양말씨를 쓰며 안내했다. 어릴 때 평양에 있는 쿠바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직원의 아들이었다. 한국어를 들으니 일단 안심이 됐다. 게다가 기다리는 버스가 대우버스였다. 공항을 나오는데 입구에 대우자동차 광고판이 제일 크게 서 있다. ‘겁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아바나 호텔에 체크인하자마자 모두 해변으로 나갔다. 그 유명한 발라데로 비치였다. 시원한 모래밭에 독일인 관광객들이 많았다. 저녁을 먹고 펍에 들르자 인산인해였다. 쿠바인들은 금지구역이었지만 젊은 아가씨들이 어떻게 들어왔는지 많이 보였다. 유럽이나 동남아에 와있는 느낌이었다. 1주일 머무는 동안 관공서, 기자협회 등 공식방문 외엔 쿠바대광장과 성당, 담배공장 등을 느긋이 돌아보았다. 성당 앞 광장 모퉁이에 높이 걸린 유명한 체 게바라의 베레모를 쓴 로고가 인상적이었다.
돌아올 때 멕시코시티를 들러 LA에서 1박한 뒤 귀국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과 베트남을 다녀왔지만 쿠바가 훨씬 자유로웠다. 돌아오기 전 LA에서 평가모임을 가졌다. 기자들의 지적이 재미있었다. 자유주의 국가인 LA에서는 밤에 호텔밖에 나가기가 힘들었고 멕시코시티에서는 호텔주변만 다니라고 했는데 사회주의 쿠바에서는 밤에 맘대로 돌아다닐 수 있었다는 아이러니를 지적했다. 자유라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LA보다 멕시코시티가, 쿠바가 미국보다 자유로웠다는 평가였다.
왕복 길에 본 들판에 밀과 채소 등이 잘 자라고 있었다. 스페인이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으로 쿠바를 설탕수출기지로 만들었다. 60년대 이후 미국의 경제제재로 어려웠지만 농업이 발달해 먹고사는 건 해결했다. 91년 소련의 멸망 후 사회주의 국가 중 쿠바, 베트남, 중국 등은 식량 자급자족이 돼 버텼다. 북한은 전적으로 중국의 식량원조로 살아남았다. 아바나에서 우리나라 농수산위원회 국회의원들을 우연히 만났다. 쿠바의 친환경 유기농업을 둘러보러 왔다고 한다.
미국의 침략후 그 영향 하에 1902년 쿠바공화국이 탄생했으나 지도층의 학정이 계속됐다. 민심의 이반을 틈타 1959년 피델 카스트로(2016년 사망)와 체 게바라 등이 사회주의 혁명을 일으켰다. 친미(親美) 바티스타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것이다. 이 혁명을 같이해온 피델과 라울 카스트로 형제의 쿠바 ‘혁명 통치’가 지난4월 62년 만에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피델에 이어 라울 카스트로(89)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가 당 대회에서 퇴임을 선언하고 직책을 내려놓았다.
카스트로의 후임에는 미겔 디아스카넬(61) 대통령 겸 국가평의회 의장이 맡았다. 공산당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디아스카넬은 3년 전 카스트로의 후계자로 낙점된 충직한 인물이다. 이에 따라 진정한 의미에서 쿠바 정치의 세대교체가 이제부터 시작된 것으로 봐야한다. 그는 혁명 직후인 1960년에 태어난 ‘혁명 후(後) 세대’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시절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했고 프란시스코 교황의 중재로 트럼프대통령이 미-쿠바 수교를 복원시켰다. 견원지간이던 미-쿠바 관계도 복원됐으니 이제 우리가 쿠바와 수교를 할 차례다. 이미 한국의 관광객도 늘어나고 파나마를 중계지로 수출도 많이 하고 있다. 파나마대사관에 이익 대표부를 두고 쿠바와의 수교를 천천히 진행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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