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방송인 겸 인문학자인 권수영 교수는 ‘나쁜 감정은 나쁘지 않다’라는 이색적인 제목의 신간을 펴내 눈길을 끈다. 저자는 우리가 ‘나쁘다’고 말하는 다양한 나쁜 감정들에 대한 변론을 제시한다. 우리는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을 나누는 습성이 있다.
심리학자들도 긍정 정서와 부정 정서라는 구분을 하기도 한다. 저자는 오히려 이런 분류가 우리를 더욱 헛갈리게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안에 모든 감정들은 마치 가족구성원처럼 전체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불필요한 감정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 마음 속 감정들을 강경파와 온건파로 구분한다. 강경파 감정은 목소리가 크고 자주 느끼게 되는 분노나 미움 같은 감정이다. 유약한 온건파 감정은 내면 깊숙이 숨어있는 거절감, 수치심, 슬픔 같은 감정이다. 강경파 감정은 자신의 내면에 숨겨져 있는 온건한 감정을 안전하게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버려야 할 ‘나쁜 감정’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지나치게 과도하게 기능하는 감정이 있고, 죽은 듯이 숨겨져 전혀 느끼지 못하는 감정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우리가 나쁘다고 여기는 여러 감정들의 이면을 보여주는 심리 가이드북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진정한 힐링은 무조건 나쁜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없애려고 하면 시스템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더욱 강하게 방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에 저자는 감정을 다루는 데 ‘치료’ 보다는 ‘코칭’이라는 단어를 선호한다. 우울증 치료, 혹은 불안장애 치료라 하면 자꾸 무력감과 불안감을 문제로 여기고 이를 없애려는 태도를 가지기 때문이다.
정백희 기자 news@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