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상반기 설비투자 2조1370억원…전년비 7.6% 감소해
SKT·KT 15%대 감소·LG유플러스 9.4% 증가로 증감세 엇갈려
AI 투자 재편 가속에도 연구개발비 감소...기술 경쟁력 우려도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이동통신 3사의 합산 설비투자액은 2조13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3132억원)보다 7.6% 감소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를 포함해 지난해 상반기 7410억원에서 올해 6240억원으로 15.8% 줄었다. KT도 8458억원에서 7180억원으로 15.1% 감소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7264억원에서 7950억원으로 9.4% 증가했다.
통신 3사의 설비투자는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3사의 연간 설비투자액은 2019년 9조6000억원에서 2025년 6조200억원으로 약 37.3% 줄어든 바 있다.
올해는 지난해 발생한 해킹 사태에 따른 재무 부담도 투자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1347억91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KT 역시 최근 539억79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해킹 사태에 따른 재무 부담이 적었던 LG유플러스는 설비투자를 확대한 모양새다.
통신업계는 설비투자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기존 통신망 구축의 안정화를 꼽고 있다. 5G 전국망 구축이 상당 부분 마무리되고 통신시장 성장세도 둔화하면서 기지국과 전송 장비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 수요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AI 데이터센터(AIDC)와 클라우드 등 신사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투자 중심도 점차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설비투자(CAPEX) 지표만으로 통신사의 전체 투자 규모를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에는 기지국과 통신 장비 등 유형자산 투자가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클라우드 등으로 투자 대상이 다양해지고 있다.
반면 AI 모델 개발·운영비와 클라우드 이용료, AI 기업 지분투자 등은 기존 설비투자액에 제대로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기존 CAPEX와 별도로 AI 관련 무형투자와 연구개발(R&D), 클라우드 비용 등을 집계하는 보조지표 도입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다만 AI 투자 확대를 고려하더라도 미래 기술 경쟁력의 기반인 R&D 비용까지 감소한 점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SK텔레콤의 연구개발비는 1822억9600만원으로 지난해(1867억8700만원)보다 2.4%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같은 기간 2.13%에서 2.07%로 낮아졌다.
KT 역시 연구개발비가 1932억4900만원에서 1387억9300만원으로 28.2% 줄었으며, 매출액 대비 비중도 1.35%에서 1.03%로 하락했다. LG유플러스의 연구개발비도 지난해 741억3200만원에서 올해 714억2200만원으로 3.7%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비중 역시 0.98%에서 0.95%로 낮아졌다.
이같이 설비투자에 이어 연구개발비까지 감소하면서 통신 3사의 전반적인 투자 위축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통신사들은 AI 중심의 투자 재편을 설비투자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마저 줄어든 점은 단순한 투자 구조 변화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통신망 고도화와 AI 기술 개발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투자 감소세가 장기화할 경우 핵심 기술 확보에 차질을 빚고 중장기 경쟁력도 약화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망과 AI 인프라가 상호 연계되는 만큼 투자 실적을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조성되면 기업 가치 평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AI 데이터센터와 통신망의 연계 투자,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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