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 D&A 입찰 제한 2년...법적 대응 예고에 실효성 주목

김유승 기자

2026-10-22 09:00:00

방사청, 뇌물·원가 부정행위에 법정 최고 수준 제재 결정
집행정지·장기계약으로 수주 타격 최소화 가능성도 제기
"제재 효력 발생 시점·법원 판단 따라 차질 규모 달라질 듯"

LIG D&A 판교하우스 외경. 사진=LIG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
LIG D&A 판교하우스 외경. 사진=LIG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방위사업청이 뇌물 제공과 원가 부정행위를 이유로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D&A)에 2년간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결정하면서 신규 수주에 비상이 걸렸다. 제재 기간이 2년에 달하는 만큼 실제 집행될 경우 상당한 타격이 예상돼서다. 다만 사업 차질 규모는 제재 효력 발생 시점과 법원의 집행정지 판단 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2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전날 방위사업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LIG D&A에 국가계약법상 최고 수준인 24개월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의결했다. 방사청은 개청 이후 최대 규모의 뇌물수수 사건에 연루된 점과 장기간에 걸친 계획적인 원가 부정행위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LIG D&A는 현재 방사청 직원에게 3억원 넘는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방산업체에 대한 입찰 제한 처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LIG넥스원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주요 방산업체들도 유사한 처분을 받았지만, 집행정지 신청과 행정소송을 통해 제재 적용을 늦추거나 처분을 감경·취소받은 사례가 있다.

다만 이번에는 법정 최고 수준인 2년의 제재가 결정된 만큼 실효성에 관심이 쏠린다. 그간 방산업계에서는 입찰 제한 처분이 실질적인 영업활동 제한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2022년 KAI의 입찰 제한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삼성증권도 보고서를 통해 주요 방산업체들이 제재로 실제 내수 매출에 영향을 받은 사례는 극히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 처분 효력이 정지돼 신규 입찰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방산사업은 장기 공급계약 중심으로 진행되는 만큼 계약 시점을 조정해 단기 제재에 따른 영향을 줄일 여지도 있다.
실제로 수주 중심 업종인 건설업계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반복됐다. 입찰 제한 처분을 받은 건설사들이 집행정지 신청을 통해 제재 효력을 정지시키고 소송 기간 신규 수주를 이어가서다. 다만 이번 LIG D&A의 제재가 실제 집행될 경우 2년간 신규 입찰이 제한되는 만큼 계약 일정 조정만으로 영향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LIG D&A는 국내 사업 의존도가 높아 제재가 현실화하면 신규 수주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 2조2779억원 중 내수 매출은 1조6423억원으로 전체의 72.1%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내수 비중은 80.1%에 달했다. 수주잔고도 올해 1분기 말 25조3291억원에서 2분기 말 24조5700억원으로 7591억원 감소했다.

이번 제재로 수주 불확실성이 커진 대표적인 사업은 KF-21에 탑재할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개발사업이다. LIG D&A는 최근 체계종합과 탐색기 등 주요 5개 시제 분야에서 업체 선정 평가 1순위를 차지했다. 개발과 후속 양산을 포함한 전체 사업 규모는 약 1조9000억원으로, 오는 12월 계약 체결이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만큼, 제재 효력 발생 시점에 따라 수주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향후 추진될 신규 사업의 수주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내년부터 업체 선정 절차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약 6100억원 규모의 전투용 무인수상정 사업이 대표적이다. 방사청이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추진 계획을 밝힌 '425 정찰위성 2차 사업'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LIG D&A가 축적해 온 위성 탑재체 기술과 생산 기반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이지만, 입찰 제한이 적용되면 수주 기회를 잃을 가능성도 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방산사업은 사실상 정부가 유일한 고객이고 방사청이 관련 계약을 총괄하기 때문에 제재가 실제 적용되면 다른 곳에서 수주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다만 중동에서 천궁-II와 비슷한 규모의 추가 수주가 이뤄진다면 수출로 국내 사업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방산업계의 특수성상 제재가 적용되더라도 일부 사업은 예외적으로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첨단 무기체계는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들고 공급업체도 제한적이어서 단기간에 대체 사업자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관련 법령에 따라 적합한 대체 공급업체가 없는 경우에는 입찰 제한 기간에도 예외적으로 수의계약이 허용될 수 있다.

LIG D&A는 이번 처분에 불복해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회사 측은 "집행정지 신청 등을 진행할 것이며 사업 등에 차질이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사내에 준법감사실을 신설하고 법규와 사내 규정 준수 현황을 상시 점검하는 등 내부 관리체계 강화에도 나섰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사업도 아직 본계약을 체결하기 전이라서 계약이 어떻게 될지 업계에서 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방산업계로서는 안타깝고 힘이 빠지는 일인 만큼, 차후 반드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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