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공시로 확인된 출자 2647억뿐...1409억은 보고서 주석에만 남아
처분 후 지분 0%…간접지분 5.625%·4000만달러 보증은 2027년까지
오스탈 미국 사업부도 검토...지분 9.91%는 한화시스템 보유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이 받게 되는 대금은 3251억808만원이다. 2024년 12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지분을 보유하기 위해 세운 미국 중간지주사 HS USA 홀딩스(HS USA Holdings Corp.)에 투입한 금액은 별도재무제표 기준 4057억352만원이다. 투입액보다 805억9544만원 적게 돌려받는다.
처분금액은 2년 전 지분 취득가 6000만달러의 3.96배지만 운영자금까지 더한 투입 총액에 대한 회수율은 80.1%에 그친다. 지분을 전량 넘긴 뒤에도 채무보증과 간접 지분은 한화시스템에 남는다. 조선소를 인수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는 나이스신용평가 추정 기준 약 2400억원이 빠져나간다. 조선소 한 곳을 두고 그룹 상장사의 부담이 엇갈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화시스템은 인수를 마무리하는 조건으로 채무보증을 먼저 섰다. 2024년 11월 29일 이사회에서 조선소의 현지 운영자금 차입에 4000만달러, 557억8800만원의 보증을 결의했다. 채권자는 우리아메리카은행이다. 채무보증은 당장 현금이 나가지 않지만 조선소가 빚을 갚지 못하면 대신 물어줘야 하는 의무다. 한화시스템은 해당 보증에 대해 'PSI 인수절차 완료 조건'이라고 공시했다. 지분 대금과 별도로 보증을 서야 인수가 끝나는 구조로 547억3200만원은 2027년 1월까지 남는다.
그간 한화시스템이 필리조선소를 보유해야 할 이유는 공시와 보고서에서도 뚜렷하지 않았다. 2024년 취득목적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 및 당사 해양시스템 기술력과의 시너지 사업 확대"였다. 취득목적에 등장한 해양시스템은 군함에 들어가는 전투체계를 만드는 사업으로 조선소와 다른 영역이다.
필리조선소는 한화가 인수하기 전인 2023년에 이미 852억44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인수 연도인 2024년 손실은 2072억4600만원으로 3년 중 가장 컸다. 지난해에도 1268억9300만원이 쌓였다. 매출액은 2023년 5697억1500만원, 2024년 5353억400만원, 지난해 5706억3300만원으로 제자리였다.
자본총계는 2023년 말 458억1900만원에서 2024년 말 마이너스 2014억3900만원으로 꺾였다.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이다. 다만 2024년 수치는 인수한 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시세로 다시 매기는 매수가격배분이 끝나기 전의 잠정 금액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배분을 확정하며 취득일 순자산을 마이너스 1029억8936만원으로 기재한 바 있다.
필리조선소는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액 3925억8070만원을 올리고도 563억181만원의 반기순손실을 냈다. 한화시스템 연결 기준 조선소가 속한 기타부문의 영업손실은 2024년 63억1400만원에서 지난해 1601억2000만원으로 불었고 올해 상반기 691억600만원이 더해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손실 원인을 "인수 이전 수주한 저수익 선박의 건조 지연과 생산성 개선 과정 등의 영향"으로 짚었다.
한화시스템은 조선소가 앞으로 수익을 낼 것으로 보고 회계 처리를 해온 것으로 보인다. 인수로 생긴 영업권 1463억7159만원에 대해 가치가 떨어졌다고 보고 금액을 깎는 손상 처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업보고서에서 조선소에 적용한 연평균 매출성장률 12.78%와 추정기간 10년 3개월은 ICT부문에 쓴 5.98%와 5년 3개월의 두 배 수준이다. 한화시스템은 손상 없이 유지해 온 해당 자산을 2년 만에 투입액을 밑도는 금액에 넘기게 됐다.
지분을 인수하는 구조는 올해 상반기에 마련됐다. 매수법인 한화디펜스 USA 쉽빌딩(Hanwha Defense USA Shipbuilding, LLC)은 한화 USA 쉽빌딩 홀딩스(Hanwha USA Shipbuilding Holdings LLC)의 100% 자회사며 상위 회사는 한화 퓨처프루프(Hanwha Futureproof Corp.)와 한화디펜스 USA(Hanwha Defense USA, Inc.)가 절반씩 보유한다.
거래가 끝나면 필리조선소 지분은 한화시스템 60%, 한화오션 40%에서 간접분을 포함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45%, 한화오션 45.6%, 한화시스템 약 5.6%, 한화솔루션 3.8%로 재편된다. 그러나 지분을 인수할 법인에 대한 자본출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반기보고서에 상위 지주사 지분율을 50.00%로 적고 6월 말 투자금액은 기재하지 않았다.
한화 USA 쉽빌딩 홀딩스는 올해 상반기 신설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공동지배력 아래 공동기업으로 분류됐다. 절반을 출자할 한화디펜스 USA의 자본총계는 2024년 말 마이너스 13억100만원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약 362억원을 출자한 뒤 자본총계는 마이너스를 벗어나 138억1400만원이 됐다.
이같은 거래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는 약 2400억원의 현금이 유출될 것이라는게 신용평가업계의 판단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지원 부담도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조선소 실적을 어느 회사의 연결 실적에 넣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분을 사들이는 세 회사는 취득 사실을 공시하지 않은 상태다. 매수 주체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종속회사가 아니라 공동기업의 자회사여서 공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한화디펜스 USA는 다음 거래도 준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10일 해명공시에서 이 회사가 오스탈 미국 사업부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나 인수가격과 방식, 시점은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관련 인수 규모는 최대 1조7000억원이고 재공시 예정일은 12월 9일이다.
오스탈(Austal Limited) 지분을 먼저 산 쪽은 한화시스템이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3월 종속회사 HAA No.1을 통해 오스탈 지분 9.91%를 1687억4246만9200원에 장외매수했다. 지분은 한화시스템이 보유하고 사업 인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검토한다.
한화시스템이 필리조선소에서 완전히 빠지는 것은 아니다. 한화시스템은 처분 후 지분비율을 0.00%로 공시했지만 한국신용평가는 거래 완료 이후에도 한화시스템이 5.625%의 간접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여러 회사를 거쳐 남는 지분이다. 한화시스템이 선 4000만달러, 547억3200만원의 보증도 2027년 1월까지 남는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거래의 효과에 대해 "자산·부채 및 손익이 한화시스템의 연결재무제표에서 제외되면서 연결기준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선 부문 적자가 빠지는 대신 805억9544만원의 차이와 보증 부담이 남는다.
처분으로 생기는 이익이나 손실은 4분기 재무제표에 반영돼 내년 3월 사업보고서에 확정된다. 필리조선소 지분 60%의 보유 법인은 이달 바뀐다. 그러나 미국 조선 사업에 투입할 자금은 더 남았다. 그룹이 발표한 설비투자 규모는 50억달러로 한화시스템이 2년간 투입한 4057억352만원을 웃돈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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