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집][LG전자] AI 시대 성장축 바꾼다…로봇·엑사원에 전장·HVAC까지

김다경 기자

2026-09-10 09:00:00

베어로보틱스·키니시 M&A로 로봇 사업 확대…자체 AI ‘엑사원’ 속도
전장 수주잔고 100조원 안팎·ES 상반기 영업익 4842억원…B2B 성장
구독·webOS 등 비하드웨어 사업 확대…상반기 영업익 3조2528억원

클로이드가 세탁기 제조 공정에서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다. [사진=LG전자]
클로이드가 세탁기 제조 공정에서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정보의 생산과 유통이 다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빅데이터는 새로운 경제적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빅데이터에서 추출된 산업 데이터는 불확실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발맞춰 창간의 닻을 올린 빅데이터뉴스가 2026년 9월 창간 14주년을 맞았습니다. 빅데이터뉴스는 산업 분야에 있어 빅데이터를 비롯해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취재와 분석을 가미한 발굴 기사를 통해 업계는 물론이고 독자들의 정보 니즈에 부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창간 14주년을 맞아 빅데이터뉴스는 인공지능(AI)를 중심으로 산업 패러다임 변화의 정점에 있는 대한민국 산업을 재조명하는 기사를 게재합니다.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현재 매출 상황 그리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투자 전략 등을 다룰 계획입니다. 대한민국의 'K-산업'이 전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데 빅데이터뉴스의 이번 기획이 조금이라도 일조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편집자주>

LG전자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로봇과 자체 인공지능(AI) 모델을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는 동시에 전장과 냉난방공조(HVAC), 플랫폼·구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단순히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 판매에 집중했던 제조업의 수익 구조에 서비스와 플랫폼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 자체를 바꾸는 모습이다.

실적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47조55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조2528억원으로 71.3% 급증했다. 특히 TV·플랫폼 사업의 흑자전환과 LG이노텍의 실적 급증, 전장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전체 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여기에 구독·서비스와 연관된 매출도 빠르게 늘면서 전통적인 제품 판매 중심의 수익 구조가 다변화되고 있다.

로봇에 AI 심는다…베어로보틱스 이어 ‘엑사원’으로 AI 두뇌 확보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선 분야 중 하나가 로봇이다. LG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에 약 6000만달러를 투자하며 로봇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추가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베어로보틱스는 자율주행과 로봇 제어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가 가진 소프트웨어 역량과 자사의 제조·생산·서비스 역량을 결합해 상업용 로봇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베어로보틱스를 통한 키니시 인더스트리 인수도 같은 맥락이다. 로봇 하드웨어와 모빌리티 관련 기술 역량을 확보해 로봇 사업의 기술 기반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LG전자가 바라보는 로봇 시장은 서빙 로봇에만 머물지 않는다. 물류와 제조 현장은 물론 향후 가정용 로봇까지 적용 영역을 넓히면서 AI가 실제 물리적 공간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외부 AI 기술을 활용하는 동시에 자체적인 기술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로봇 개발 플랫폼을 활용하는 한편 이족보행 등 차세대 로봇 개발을 추진하며 하드웨어와 AI를 결합하는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컨퍼런스콜에서 “LG전자 로보틱스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로봇과 핵심 부품의 개발·제조뿐 아니라 데이터 플랫폼과 AI 에이전트, 로봇 운영체제를 통합한 고객 맞춤형 피지컬 AI 솔루션 공급자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로봇이 AI가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는 하드웨어라면 LG AI연구원이 개발하는 엑사원은 이를 뒷받침하는 소프트웨어 역량에 해당한다. LG는 초거대 AI와 데이터 기술 확보를 위해 5년간 약 3조60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인 엑사원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이를 제조·의료·금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사업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K-엑사원 2.0은 7500억 파라미터(750B) 규모로 개발됐다.

전장 수익성 본격 개선, HVAC는 숨고르기…중장기 성장 기회

B2B 사업에서는 전장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진다. VS사업본부는 올해 상반기 매출 6조90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028억원으로 전년 동기 2513억원에서 60.3% 늘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전기차 구동 부품, 차량용 조명 등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가운데 완성차 업체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도 새로운 기회로 꼽힌다.

AI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또 다른 사업은 HVAC다. ES사업본부의 상반기 매출은 5조5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6986억원보다 2.6%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6572억원에서 4842억원으로 26.3%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약 8.7%로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이다.

LG전자는 기존 가정용 에어컨 중심의 공조 기술을 상업용 공조와 칠러 등 대형 냉각 솔루션으로 확대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늘어날수록 냉각 효율이 데이터센터 운영비와 직결되는 만큼, 데이터센터용 냉각 시장은 HVAC 사업의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

LG전자는 컨콜에서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기존 냉각솔루션 공급망에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주요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은 제품 경쟁력과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갖춘 신규 공급업체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며 "상반기 수주액이 6000억원을 넘어섰고 현재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연말까지 수조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MS 흑자전환·이노텍 4배 성장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TV·플랫폼과 LG이노텍이다. 먼저 MS사업본부의 상반기 매출은 10조28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868억원 적자에서 5912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1년 만에 7780억원의 이익 개선을 이뤄낸 것이다.

TV 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함께 webOS 플랫폼 사업 확대가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webOS는 LG 스마트TV에 탑재되는 운영체제로 LG전자는 이를 통해 TV 판매 이후에도 콘텐츠와 광고 등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TV 한 대를 판매하고 거래가 끝나는 전통적인 가전사업과 달리 이미 판매한 TV를 플랫폼 사업의 접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모델의 변화가 나타나는 부분이다.

연결 실적에서 LG이노텍의 성장도 빼놓을 수 없다. LG이노텍의 상반기 매출은 11조621억원으로 전년 동기 8조9174억원에서 24.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365억원에서 5411억원으로 296.4% 급증했다. 연결 기준 LG전자 전체 영업이익이 1조3543억원 증가한 가운데 LG이노텍의 영업이익 증가분만 약 4000억원에 달한다.

생활가전(HS)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 HS사업본부는 상반기 매출 14조188억원, 영업이익 1조255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영업이익은 16.1% 증가했다.

여기에 M&A를 통해 사업 구조를 빠르게 바꿀 수 있었다. 유럽의 고효율 온수·난방 시스템 기업 OSO 그룹을 통해 HVAC 사업의 기술과 시장 기반을 확대했다. 로봇에서는 베어로보틱스와 키니시를 통해 자율주행과 로봇 제어 등 핵심 기술 확보에 나섰다.

차량용 사이버보안 기업 사이벨럼을 통해 전장 소프트웨어 보안 역량을 확보했고 미국 TV 광고·데이터 플랫폼 기업 알폰소를 인수해 webOS 기반 플랫폼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스마트홈 플랫폼 아톰을 통해서는 여러 스마트 기기를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TV에 콘텐츠나 광고를 연결하는 사업모델 자체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할 수 있다”면서도 “소비자가 원하는지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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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달라졌다…로봇부터 AI까지 판을 바꾼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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