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미 육군 시제품 사업 선정 성과...향후 대규모 양산 기대
폴란드 비롯한 유럽 중심 지상방산 수출서 포트폴리오 키워
다변화 시 매출 확대 뿐 아닌 외부 변수 줄이는 효과 있어
"신규 무기 체계 도입 장벽 높아...성공 시 향후 수주 긍정적"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한화디펜스USA)은 19일 미 육군과 K9 차륜형 자주포 'K9MH' 시제품 6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K9MH는 기존 궤도형 K9 자주포에 K9A2의 자동화 포탑 기술을 적용해 차륜형으로 새롭게 개발한 모델이다. 이번 계약 규모는 1억3020만달러(약 1417억원)이며, 최대 12문을 추가 발주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 옵션이 모두 행사될 경우 총 계약 규모는 약 2억3300만달러(약 3284억원)에 달한다.
이번 사업은 미 육군이 장거리 화력 전력을 현대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기동전술포(Mobile Tactical Cannon·MTC)'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미 육군은 향후 약 4년에 걸쳐 시제품 제작과 성능 시험, 병사 대상 실전 실험 등을 진행한 뒤 최종 전력화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는 전력화가 결정될 경우 대규모 양산 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지상방산 시장에서 시제품 사업을 따낸 것은 향후 대규모 양산을 노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17년 북미 최대 지상방산 전시회인 'AUSA'에 참가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지 약 9년 만에 거둔 첫 실질적인 성과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 기회를 잡은 데 이어, 기존 수출 시장에서도 폴란드 의존도를 낮추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상방산 수주잔고는 37조2000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수출 비중은 71%를 차지한다. 그동안 지상방산 수출은 폴란드를 비롯해 핀란드, 에스토니아 등 유럽 지역에 집중됐으며, 특히 폴란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동 지역에서도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중동 국가와 4024억원 규모의 유도무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라크와 6170억원 규모의 천궁-II 발사대 및 차량 공급 계약을 맺으며 수출 시장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권가는 다변화된 수출 포트폴리오가 향후 실적 안정성을 높여줄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상방산 수익성이 견조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비폴란드향 매출 비중도 점차 확대되고 있어 시장의 실적 눈높이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수출 다변화가 중요한 이유가 단순히 실적 규모 확대뿐 아니라 리스크 관리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해외 수출 비중이 늘어날수록 각국의 계약 체결 여부와 인도 일정, 현지 생산 계획 등 외부 변수에 실적이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따라서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여러 지역에서 꾸준한 수주와 납품을 이어가는 전략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수출 지역 다변화 성과는 실적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5조43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조44억원으로 44.1% 늘어났다. 특히 수출 매출이 10조76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4% 급증하며 전체 매출의 71.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내수 매출은 4조2822억원으로 9.6% 증가하는 데 그쳐 수출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구체적으로, 2분기 지상방산 매출은 2조10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이 1조2324억원을 기록해 국내 매출(8751억원)의 1.4배 수준에 달하기도 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방산 분야는 특성상 새로운 무기 체계를 도입하는 데 신중하다"라며 "한 번 도입하면 20~30년 이상 운영해야 해 조작법부터 부품 수급, 유지·보수(MRO) 체계 구축은 물론 동맹국과의 연합 작전 호환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높은 진입장벽을 감수하고서 미 육군 등 주요국에서 새로운 무기 체계 시제품을 도입한다는 것은 해당 무기가 성능과 기술력을 검증받았다는 의미인 만큼, 추후 수주에도 당연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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