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동박 외형 키웠지만 발목 잡힌 수익성…넥실리스 상반기 순손실 1343억

김다경 기자

2026-08-20 09:00:00

상반기 전지박 생산량 1만9304톤…지난해 연간 생산량의 64% 수준
말레이시아 신규 공장 가동률 제고…내년 현지 법인 흑자전환 목표

[사진=SKC]
[사진=SKC]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SKC가 화학과 반도체 소재 사업의 수익성 개선에도 동박 사업의 적자가 이어지면서 분기 흑자 전환을 이루지 못했다. 동박 매출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지만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에 따른 초기 비용과 높은 원재료 부담 등이 수익성 확보를 가로막았다. SKC는 말레이시아 생산거점의 가동률을 높이고 ESS용 동박 판매를 확대해 내년 흑자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0일 SK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4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3%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14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적자 규모가 79% 줄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91억원으로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사업별로는 실적 개선세가 뚜렷했다. 화학 사업은 프로필렌글리콜(PG)과 프로필렌옥사이드(PO) 판매가격 상승에 힘입어 3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도체 소재 사업도 21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이어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테스트 소켓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다만 동박 사업은 부진을 이어갔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2분기 매출은 254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308억원에 달했다. 동박 사업은 2023년 3분기부터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상반기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간 격차가 뚜렷했다. SKC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차전지 동박 사업을 담당하는 SK넥실리스의 별도 기준 상반기 매출은 4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9% 증가했다. 반면 순손실은 13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매출과 생산량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SK넥실리스의 올해 상반기 전지박 생산량은 1만9304톤으로 지난해 연간 생산량 3만173톤의 약 64%에 달했다. 상반기 평균 가동률도 75.7%를 기록했다.

원재료인 구리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SK넥실리스의 구리 매입단가는 올해 상반기 톤당 1933만원으로 지난해 1388만원보다 39.3% 상승했다. 다만 SKC 관계자는 "동박 판매가격이 구리 가격과 연동되는 구조인 만큼 구릿값 상승이 고스란히 원가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신규 공장의 초기 비용도 실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SK넥실리스는 올해 2분기 말레이시아 2-1 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8월 2-2 공장도 가동에 들어갔다. 말레이시아 생산능력은 연간 5만8000톤 규모다.

SKC는 말레이시아 공장의 가동률을 높여 고정비 부담을 줄이고 내년부터 현지 법인의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SKC 관계자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말레이시아 풀 가동 체제 안정화에 따른 고정비 커버를 감안하면 내년부터 말레이시아 공장이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달성한다는 목표로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경쟁사들이 생산라인을 IT 기판용 회로박으로 전환하면서 전지박 공급이 감소하는 가운데 비중국산 동박 수요가 늘면서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동박 출하량은 1만3000톤으로 예상했으며 SKC가 주요 배터리 셀 고객사들과 하반기 및 2027년 적용 판가를 협의하고 있는 점도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시장 환경도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증설이 제한되는 가운데 중국 내 공급망 구조조정과 ESS·반도체용 동박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동박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SKC는 주요 고객사들과 하반기 및 내년 동박 공급 가격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실적 회복까지는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말레이시아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초기 가동 비용이 당분간 발생하는 데다 구리 가격 등 원재료 비용 부담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SKC는 재무구조 개선과 동시에 미래 사업 투자도 이어간다. 지난달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면서 자본총계가 지난해 말 2조원대에서 상반기 말 3조원대로 늘었고 부채비율도 232.7%에서 156.7%로 낮아졌다.

차세대 성장동력인 유리기판 사업도 투자 단계에 있다. 자회사 앱솔릭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없이 27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SKC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가운데 배분된 6000억원을 활용해 올 하반기 1차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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