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이 키운 ESS…K배터리, 전기차 넘어 새 성장축 뜬다

김다경 기자

2026-06-28 09:00:00

태양광 연계 ESS 설치 5개월 연속 증가…누적 기준 성장
EU '비중국 공급망' 확대에 LG엔솔·삼성SDI 수혜 기대
AI 데이터센터·ESS 확산에 삼성SDI 흑자전환 기대감도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전기차 캐즘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국내 배터리 업계에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태양광 발전 확대, 유럽의 공급망 재편 정책이 맞물리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ESS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단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5월 글로벌 ESS 신규 설치량은 19.7GWh로 전년 동기 대비 26.2% 감소했으나 누적 기준으로 보면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5월 누적 설치량은 113.2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9% 증가했다.

특히 시장의 중심이 태양광 연계 ESS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5월 태양광 연계 ESS 설치량은 7.5GWh로 전년 대비 113.3% 증가하며 5개월 연속 성장했다. 전체 전력망(Grid) ESS 신규 설치량의 51%를 차지하며 독립형 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BESS)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라는 분석이다. 태양광은 낮 시간에만 발전이 가능한 만큼 남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공급하는 ESS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태양광 발전소와 ESS를 함께 구축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도 또 다른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 중요성이 커지면서 전력망용 ESS와 UPS(무정전전원장치), BBU(배터리백업장치)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역별로는 유럽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올해 1~5월 유럽 ESS 설치량은 13.8GWh로 지난해보다 73.8% 증가했고 전력망 ESS만 놓고 보면 122.8% 늘었다. 반면 중국은 세계 최대 시장 지위를 유지했지만 누적 설치량은 48.1GWh로 전년 대비 7.4% 감소했다.

유럽의 정책 변화도 국내 업체들에는 호재로 평가된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약 90억유로 규모의 스페인 용량시장을 승인하고 향후 발전설비와 ESS, 전력 수요관리 자산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동시에 유럽산업가속화법(IAA) 등을 통해 중국산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고 비중국산 ESS 확대를 추진하면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수주 기회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SS 시장의 기술 변화도 뚜렷하다. 현재 글로벌 ESS 배터리의 94%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차지하고 있으며 삼원계(NCM) 배터리 비중은 2.8%에 그쳤다. ESS는 전기차보다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이 중요한 시장인 만큼 LFP 중심의 시장 재편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ESS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LFP 기반 ESS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삼성SDI는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용 ESS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SK온도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ESS용 LFP 배터리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발전 확대에 따라 태양광 연계 ESS 설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유럽의 공급망 재편 정책은 비중국 공급망 기반 ESS 수요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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