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50년 돌아보기-57] 한진해운 사태 피해 막기 위해 대체선박 투입

채명석 기자

2026-05-29 09:04:52

글로벌 노선 확대와 서비스 정상화 (상)
한진해운 입항 거부로 물류대란 발생, 미주 1개, 유럽 1개의 항로 신설
동남아·중국 단거리 항로 긴급 재편, 전체 선단 60척 중 13척이 대체선박
아시아권역 내 물류 기반 재건, CTX‧HDX‧CWI‧HP3‧KCB‧KVX A1X 등 개통
중동향 노선 점유율 1위 목표, 한국~중동 첫 국적 해운 서비스 KMS 신설

현대상선의 4600TEU급 컨테이너선 ‘현대 포워드(Hyundai Forward)’호가 2016년 9월 20일 미국 LA항에 입항하고 있다. 당시 한진해운 사태로 벌어진 물류대란을 막기 위해 현대상선이 투입한 첫 번째 대체선박이다. 현대 포워드호는 2020년부터 발발한 코로나19사태로 인한 물류난을 해소하기 위한 임시 선박으로 투입됐다. <사진= HMM 50년사>
현대상선의 4600TEU급 컨테이너선 ‘현대 포워드(Hyundai Forward)’호가 2016년 9월 20일 미국 LA항에 입항하고 있다. 당시 한진해운 사태로 벌어진 물류대란을 막기 위해 현대상선이 투입한 첫 번째 대체선박이다. 현대 포워드호는 2020년부터 발발한 코로나19사태로 인한 물류난을 해소하기 위한 임시 선박으로 투입됐다. <사진= HMM 50년사>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미주·유럽 항로를 비롯한 주요 항로에서 선박 운항이 중단되고 화주들은 대거 외국선사로 이탈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불과 1년여 만에 국적 원양선사의 선복점유율은 5.1%에서 1.7%로 위축됐고 물동량 점유율은 11%대에서 5%대로 추락했다.

정부는 이 위기를 국가 해운안보의 위기로 인식하고 사태를 수습하고자 긴박하게 움직였다. 당장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물류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한진해운을 대체하여 현대상선의 선박을 긴급 투입하는 처방을 내렸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진해운 선박의 입항을 각국에서 거부함에 따라 이 선박들에 실려 있는 화물을 현대상선이 대신 운송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상선은 사업체제를 재정비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국내 화주들의 피해를 막고 국가적인 위기 상황을 돌파하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기꺼이 대체선박 투입에 동의했다. 미주 1개, 유럽 1개의 항로를 신설하고 동남아·중국 단거리 항로도 긴급 재편하는 한편, 전체 운영선단 60척 중 13척을 대체 선박으로 투입하며 물류대란 해소에 힘을 쏟았다. 대체 선박은 2016년 9월 29일 부산항을 출항하여 유럽을 향하는 4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컨테이너선을 시작으로 긴급 운항을 이어갔다.

대체선박만으로 이전에 한진해운이 담당하던 물동량을 모두 소화할 수는 없었지만, 현대상선은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화주의 수출물량을 일정 부분 감당함으로써 산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한편으로는 대체 선박 투입 외에도 무너진 국적 해운망을 단계적으로 복구해 다시 재건하는 기초를 마련하기도 했다. 특히 2018년 4월에는 2020년에 있을 초대형선 투입을 앞두고 유럽 영업망을 복원하기 위해 아시아~북유럽 노선(AEX, Asia Europe Express)을 신설하는 등 항로 확대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현대상선이 신설한 아시아 권역 내 주요 항로. 자료= HMM 50년사
현대상선이 신설한 아시아 권역 내 주요 항로. 자료= HMM 50년사
2016년 한진해운 파산 직후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곳은 아시아 지역이었다. 한·중·동남아 간 단거리 항로와 환적 네트워크가 사실상 붕괴하면서, 부산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물류 흐름이 크게 흔들렸다.

현대상선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하는 신규 항로를 속속 개설하며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했다. 부산신항만터미널(HPNT)의 운영권 회복과 대만 가오슝 터미널 인수는 이러한 아시아 네트워크 재건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했다.

이 시기에 현대상선의 아시아 항로 확장은 단순히 물량 확보를 넘어 국적 해운의 환적 기능을 회복하고 동남아 신흥시장에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였다.

먼저, 2016년 3월 중견 해운사인 장금상선과 함께 인천항과 동남아시아 권역을 잇는 컨테이너 항로 CTX(China Thailand eXpress)를 신설했다. 한국~캄보디아를 잇는 첫 직항노선이었다. 이어 11월에는 높은 경제성장과 물동량 증가가 이어지고 있는 베트남 시장을 선점하고 급
증하는 국내 화주의 물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국적선사 최초로 한국~다낭 직기항 서비스(HDX)를 개설했다.

2017년 6월에는 고려해운·CMA-CGM·PEL싱가포르·SCI인도 등 4개 선사와 손잡고 북중국~서인도의 주요 항구를 연결하는 CWI(China West India Express) 항로를 개설하여 인도 시장에 대한 영업력을 강화했다. 같은 달에 인천항과 베트남 하이퐁을 연결하는 HP3(Haiphong Express 3) 서비스를 신규 개설하고, CTX 서비스를 KVX(Korea Vietnam Express) 서비스로 업그레이드하여 베트남에 대한 서비스도 한층 강화했다.

2018년 1월 부산에서 방글라데시 치타공까지 13일 만에 주파하는 직기항 서비스 KCB(Korea China Bangladesh)를 개시한 데 이어, 6월에는 평택항에서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시아의 주요 항만을 연결하는 KVX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같은 달에 에버그린·APL 등 글로벌 선사들과 협력하여 중국~호주 서비스 A1X(Australia No.1 Express)를 신규 개설해 호주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그동안에는 머스크, MSC, ONE, Hamburg Süd 등 글로벌 선사의 선복을 임차해 서비스를 운영해 왔으나, 현대상선이 2척, 에버그린과 APL이 3척 등 총 5척의 파나막스급(4600TEU) 컨테이너선을 투입해 프리미엄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새롭게 개편했다.
현대상선이 신설한 중동·아프리카 주요 항로. 자료= HMM 50년사
현대상선이 신설한 중동·아프리카 주요 항로. 자료= HMM 50년사

2016년 7월 현대상선은 중동향 노선에서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선다는 목표를 가지고 아시아~중동 항로 서비스를 강화했다. 기존 8%이던 아시아~중동 항로의 시장점유율을 13%로 높여 해당 서비스 1위 업체로 등극한다는 전략이었다.

이를 위해 기존 KMS(Korea Middle East Service) 노선은 한국발 KME(Korea Middle East Express)로 개편하고, 중국발 CME(China Middle East Express)를 신설해 노선을 이원화했다. 현대상선은 해운 공백을 메우고 해운망을 복원하기 위해 항로 개설에 공을 들였다. KME 서비스는 한국~중동 간 직항 체계를 회복시킨 첫 국적 해운 서비스로, 미주·유럽 항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한국 해운의 시장 다변화를 꾀하기 위한 전략적 확장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자료: HMM 50년사>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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