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AF의 90% 이상이 폐식용유와 동물성 유지를 가공해 만드는 상황에서 문제는 충분한 원료 확보이다. 한국이 1% 혼합 의무를 이행하는데 연간 70만 톤의 폐식용유가 필요한데, 국내 수거량은 37만 톤 수준이라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이다.
각국이 자국 필요량 확보를 위해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폐식용유 가격은 최근 5년 사이 50% 이상 상승했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우리는 스스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조차 놓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 가정에서 매년 발생하는 상당량의 폐식용유는 싱크대로 흘러가거나 종량제 봉투에 버려지는 현실이다. 그러나 가정 부문의 수거율에 대한 공식 통계조차 정확히 산정되지 않고 있다.
환경부 통계에서 가정 폐식용유는 ‘재활용가능자원 분리배출 기타’ 항목으로 분류되어, 폐고무, 폐섬유 등 성격이 전혀 다른 품목들과 한데 묶여 집계된다. 국내 폐식용유 원료 확보가 저조한 것은 다음의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인프라가 미비하고, 자치구마다 운영 방식도 제각각이다. 일부 아파트 단지에는 수거함이 있지만,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원룸이나 오피스텔 거주자가 접근할 수 있는 수거 채널이 미비하다. 1인 가구가 전체의 35%를 넘어선 사회에서 수거 인프라는 도시의 가족 중심 가구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다.
셋째, 동참을 유도하는 유인책이 부족하다. 사업장 18L 폐식용유 한 통은 약 1만 원 이상에 수거되고 바이오디젤 원료로 활용되는 경제적 동기가 명확하다. 반면에 가정용은 한 번에 배출되는 양이 수백 mL에 불과해서 버리는 것이 더 편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티끌모아 태산이 되듯이, 개별 가치는 작아도 총합을 높이기 위한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따라서 가정 단위에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표준화된 수거함 인프라를 확충하고, 시민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과 캠페인을 병행하고, 작더라도 즉시 체감할 수 있는 보상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지자체는 단순한 폐기물 관리자의 역할에서 SAF 원료 공급망의 운영자로 전환되어야 한다. 국내에서 회수 가능한 자원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일은 환경의 문제이자 에너지 안보의 문제이기도 하다. 측정되지 않는 자원은 관리되지 않고, 관리되지 않는 자원은 결국 하늘이 아닌 하수구로 사라질 것이다.
김지희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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