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50년 돌아보기-32] 세계 최대 얼라이언스 G6 참여

채명석 기자

2026-05-04 08:53:36

2011년 12월 TNWA와 GA 통합한 ‘G6’ 출범
단기간에 광대하게 글로벌 네트워크 확보 효과
선박 공동배치와 운항 조정 등 통해 효율성 높여
CKYH에 O3, 2M 얼라이언스 출범 4대 동맹 체제

현대상선의 컨테이너 운반선 ‘현대 브뤼셀’호가 예인선의 인도를 받아 항구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 HMM
현대상선의 컨테이너 운반선 ‘현대 브뤼셀’호가 예인선의 인도를 받아 항구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 HMM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2008년의 리먼브라더스 사태는 해운업계의 얼라이언스 구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금융위기의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며 세계 교역량이 급감하고 선복과잉과 운임폭락, 유가상승으로 심각한 구조적 불황에 직면하게 되자 대형 선사들을 중심으로 노선·선박·터미널을 공유하는 전략적 제휴가 가속화되었다.

2000년대 이후 2010년대 들어설 무렵까지만 해도 세계 해운업계는 글로벌 제휴 체제가 개편되는 과정에 놓여 있었다. 유나이티드 얼라이언스에 속해 있던 한진해운이 CKY 얼라이언스(COSCO, K-Line, 양밍)와 제휴하면서 유나이티드 얼라이언스가 해체되고 2003년 1월 CKYH 얼라이언스가 새로 탄생했다. 당시 CKYH 얼라이언스 4개 선사는 총 337척의 선박과 85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의 선복량을 보유했다.

2005년 8월에는 머스크가 GA 얼라이언스에 속한 P&O 네들로이드를 인수함에 따라 P&O 네들로이드가 GA에서 탈퇴했다.

이로써 세계 정기선 해운시장의 제휴그룹은 1998년 1월 출범한 TNWA(The New World Alliance), 1996년 1월 출범한 GA(The Grand Alliance), 2003년 1월 출범한 CKYH 등 3개 제휴 그룹으로 재편되었다. 그러나 머스크, 에버그린, MSC, CMA-CGM, CSCL, UASC 등 다수의 대형 선사들은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2010년 들어설 무렵까지 글로벌 얼라이언스는 전면적이고 안정적인 체제를 갖추기보다는 일부 선사들 사이의 동맹과 제휴, 그리고 독자적인 운영이 혼재한 과도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글로벌 얼라이언스 현황(2011년 12월 20일 기준) 자료= HMM 50년사
글로벌 얼라이언스 현황(2011년 12월 20일 기준) 자료= HMM 50년사

TNWA와 GA는 그 무렵 운영되던 3대 얼라이언스 중에서 양대 축으로 일컬어질 만큼 큰 규모와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전례 없는 운임폭락, 선복과잉, 유가상승의 3중고로 인한 선박 운항비와 연료비 부담, 노선 중복으로 인한 비효율, 터미널 슬롯 확보 경쟁, 정시성 저하 등 폭풍우처럼 휘몰아치는 악재에 시달려야 했다.

TNWA와 GA는 생존을 위한 협력이 불가피하다고 인식하고 통합 논의를 시작했다. 시황 악화로 수익성이 급락하고 중복 항로가 증가하는 현실에서 무작정 선박 대형화 경쟁을 벌이기도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더욱이 머스크를 비롯한 상위 선사들이 초대형선을 투입하며 ‘규모의 경제 경쟁’을 본격화하자, 개별 얼라이언스 단위의 대응 능력에도 한계가 드러났다.

이에 TNWA와 GA는 얼라이언스 간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2011년 12월 TNWA와 GA가 합쳐 새로운 얼라이언스 ‘G6’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새로 출범하는 G6에는 기존 TNWA 소속의 현대상선을 비롯해 APL(싱가포르), MOL(일본)과 GA 소속의 하팍로이드(독일), NYK(일본), OOCL(홍콩) 등 6개 해운회사가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G6는 세계 최대인 281만TEU의 선복을 갖추게 되었다.

세계 최대의 얼라이언스로 탄생한 G6는 출범 당시 1만~1만3000TEU급의 선박을 중심으로 90여 척의 선대를 투입해 아시아~유럽을 잇는 7개 항로, 아시아~지중해를 잇는 2개 항로 등 총 9개 항로를 운영했다. 서비스 지역은 유럽 전 지역이 대부분 포함되며, 특히 발틱 지역인 폴란드 그단스크(Gdansk)와 스칸디나비아 지역인 스웨덴 고텐부르크(Gothenburg)까지 추가하는 등 서비스 지역을 대폭 확대했다.

G6에 참여함으로써 현대상선은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먼저, 단기간에 광대하게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동안 현대상선은 TNWA 소속으로서 아시아~유럽 시장에 43척의 선대를 투입해 5개 항로를 운항했었는데, G6 출범과 동시에 15척을 투입하고도 서비스 규모를 기존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효과를 보게 된 것이다.

선박 공동배치와 운항 조정, 최대 1민4000TEU급의 초대형 선박을 운용해 연료비·항만료 등을 절감하고 안정적인 운항 스케줄을 유지하여 고객 신뢰를 제고하는 등 비용 절감과 서비스 품질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 현대부산신항터미널(HPNT)이 G6의 아시아 핵심 기항지로 선정돼 환적 중심지로 부상한 것 역시 부산항의 위상을 높이고 글로벌 허브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
G6 얼라이언스의 서비스 항로 자료= HMM 50년사
G6 얼라이언스의 서비스 항로 자료= HMM 50년사

G6는 2012년 3월 아시아~유럽 항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초기에는 아시아~유럽~미주 전 항로를 일원화하여 노선을 통합하고 대형선을 중심으로 투입하는 등 비용 절감과 항로·선복의 효율적 운영에 중점을 두었다.

불황기라 할지라도 정시성과 기항을 유지하여 고객이 만족하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원칙도 세워 두었다. 또 아시아 허브부산~유럽 거점로테르담·함부르크~미주 허브뉴욕·LA를 일체화 하여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효과도 노리기로 했다.

출범 이후 G6는 지속적으로 항로를 확장하고 투입 선박을 늘려 규모를 확대했다. 출범 원년인 2012년만 해도 아시아~유럽 항로가 전체 얼라이언스 운항의 주축이었지만, 2013년 5월부터 아시아~미주 동안 항로에 3개 항로를 신설하고 약 50척의 선박을 추가로 투입하며 공동운항 범위를 확대했다. 이는 G6가 유럽 중심 동맹에서 범대륙 통합 네트워크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시도였다.

2014년에도 G6는 미주 서안 12개, 대서양 항로 5개 등 17개 노선에서 추가로 운항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투입 선박은 약 240척 180만TEU 규모로 확대되었다. 유럽과 미주 동안에 이어 미주 서안과 대서양 항로에도 합류하여 총 66개 항구에 기항함으로써 G6는 사실상 전 세계 주요 항로를 커버하는 얼라이언스로 완성되었고, 아시아~유럽~북미 3대 항로를 일원화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2015년 들어 G6는 운영의 안정화에 성공하며 통합운항 체계를 공고하게 확립했다. 이 해에 G6는 총선복량이 210만TEU가 넘는 약 270척의 선박을 투입해 유럽 9개, 미주 동안 6개, 미주 서안 12개, 기타 6개 등 총 33개 노선을 운영하는 초대형 얼라이언스로 부상했다.

이로써 2012년 유럽 노선을 시작으로 운항에 나선 G6는 2015년 무렵에는 아시아~유럽~미주를 잇는 세계적인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이 시기에 현대상선은 부산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허브 운영과 선박 교대 운항을 주도하며 해운 얼라이언스 시대의 핵심 기업으로 도약했고, 한국 해운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세계 주요 해운동맹 현황(2015년) 자료= HMM 50년사
세계 주요 해운동맹 현황(2015년) 자료= HMM 50년사

한편, 2014년 9월 그동안 소속된 동맹체 없이 독자적으로 운항하던 CMA-CGM(프랑스)·CSCL(중국)·UASC(UAE) 3사가 새로운 얼라이언스인 Ocean Three(O3)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O3는 동서항로아시아~유럽, 아시아~북미서안·동안, 대서양에서 서로 협력하며 2015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5년 1월에는 머스크와 MSC가 ‘2M’ 얼라이언스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 두 선사는 세계 해운시장 점유율 1위와 2위를 달리는 기업으로, 2M은 단 2개 선사의 연합체이지만 컨테이너 운송시장 점유율이 30%에 육박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얼라이언스로 등장했다.

이에 따라 2015년 1월 기준으로 세계 해운시장은 G6(APL, MOL, 하팍로이드, NYK, OOCL, 현대상선), CKYHE(에버그린, COSCO, K라인, 양밍, 한진해운), 그리고 2M과 O3가 가세하는 4대 얼라이언스 체제를 구축하게 되었다.

<자료: HMM 50년사>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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