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부실기업 퇴출 기준 대폭 강화…시총·동전주·자본잠식 요건 신설

유명환 기자

2026-04-17 10:48:52

코스피 500억·코스닥 300억으로 시총 기준 상향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한국거래소]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한국거래소]
[빅데이터뉴스 유명환 기자] 한국거래소가 부실기업 퇴출 기준을 한층 강화한다. 시가총액 기준을 올리고 동전주·반기 완전자본잠식 요건을 새로 도입하는 한편 공시 위반 제재도 강화하기로 했다.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통한 동전주 규제 회피까지 막겠다는 복안이다.

한국거래소는 17일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규정 개정안을 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정부가 2월 발표한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에 따른 후속 조치다.

개정안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은 두 단계로 상향된다. 7월 1일부터 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 기준이 적용되고 2027년 1월 1일부터는 코스피 500억원, 코스닥 300억원으로 다시 높아진다.

이는 당초 발표보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6개월에서 1년가량 앞당겨진 일정이다. 거래소는 시가총액이 30일 연속 기준에 미달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일 이내 45일 연속 기준을 넘어서지 못하면 상장폐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종가 1000원 미만 상태가 일정 기간 이어지는 '동전주'도 형식적 상장폐지 요건으로 신설된다. 반기 검토보고서상 완전 자본잠식도 상장폐지 실질심사 사유에 추가된다.
공시 위반 벌점 기준은 현행 15점에서 10점으로 강화하고 '고의로 인한 중대한 공시의무 위반'도 즉시 실질심사 사유로 넣었다.

코스피 역시 코스닥처럼 관리종목 지정 없이 곧바로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다만 시총과 동전주, 자본잠식 요건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 재예고안의 특징은 동전주 우회 방지 장치를 손질한 점이다. 거래소는 앞선 예고 기간에 상장사와 투자자 의견을 수렴한 뒤 기존 '병합 후 액면가 미만' 기준 대신 반복적이거나 과도한 주식병합·감자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보완했다.

앞으로 동전주 관리종목 지정일로부터 최근 1년 안에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완료한 법인은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안에 다시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할 수 없다.

또 관리종목 지정 이후 90거래일 내 병합이나 감자를 할 경우 총 비율이 10대 1을 초과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즉시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미국 나스닥도 저가주 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과도한 주식병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30거래일 연속 1달러 미만 시 과거 1년 이내 주식병합 이력이 있거나 2년간 250대 1 이상 비율로 병합한 경우 즉시 상장폐지하는 식이다.

동전주 요건은 7월 1일부터 적용돼 6월까지 계속 동전주 상태였더라도 30일 연속 산정은 7월 1일부터 다시 시작된다. 반기말 완전자본잠식 요건은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 제출분부터 적용된다. 공시위반 벌점 강화는 시행 전 이미 받은 최근 1년 내 벌점이 있으면 3분의 2로 환산해 적용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수정된 개정안을 이달 24일까지 7일간 다시 예고한 뒤 5월 중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 개정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명환 빅데이터뉴스 기자 ymh7536@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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