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전쟁 산업계 여파①] 호르무즈 봉쇄에 해운업계 비상 대응... 운임 변동성 확대

김다경 기자

2026-03-03 16:46:35

이란 혁명수비대, 호르무즈 폐쇄 선포
HMM·글로비스 “진입 여부·대응 검토”
유가·보험료 상승…운임 변동성 확대

석유 제품 운반선 [사진=SK해운]
석유 제품 운반선 [사진=SK해운]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해운업계가 대응에 나섰다. 업계는 사태 전개를 주시하는 가운데 유가와 보험료 상승에 더해 글로벌 선복 공급이 위축될 경우 해상 운임 상승 압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원유·LNG·컨테이너선 등을 운항하는 국내 주요 선사들은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대체 항만 활용, 육상 환적 등을 내부 검토 중이다.

앞서 타스·신화 통신 등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보좌관인 에브라힘 자바리 소장은 이날 이란 반관영 이스나(ISNA) 통신과 국영 방송(IRIB)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은 이미 폐쇄됐다”며 이곳을 통과하려는 모든 유조선을 “불태우겠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남부와 오만 사이에 위치해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4분의 1 이상이 통과하는 핵심 수로다. 이 구간이 봉쇄되거나 운항이 제한될 경우 원유 수급 차질과 함께 해상 운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원유/가스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사진=BBC, 하나증권]
원유/가스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사진=BBC, 하나증권]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쪽 두바이항에 컨테이너선 1척이 정박해 하역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통상 컨테이너선은 해협 내 사우디, 카타르 등 인근 국가를 돌며 약 2주간 순회 작업을 진행하지만 현재 추가 기항 여부는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HMM은 "현재 후속 선박들의 해협 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엔 호르무즈 해협 진입이 아닌 외곽 항만을 이용해 해협 밖에서 하역 후 육상 운송으로 전환하는 방안 등 다양한 대체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완성차 해상운송이 주력인 현대글로비스도 원유 수송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1척을 운항 중으로 현대오일뱅크 등의 원유를 운송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중동 노선의 비중은 크지 않아 큰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호르무즈 해협은 구조적으로 진출입로가 제한적인 구간이어서 운항에 차질이 생길 경우 마땅한 대체 항로를 찾기 쉽지 않다”며 “운항 여부와 대응 방안은 화주와 협의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팬오션 역시 현재까지 운항 중단이나 우회 조치는 취하지 않았지만 선원 안전을 우선으로 두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두바이 사무소 주재원의 안전을 확인했으며 재택근무와 출입 통제, 일정 조정 등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해운업계에서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가 해상 운임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한 데다 전쟁 위험 지역을 통과하는 선박에 추가 보험료(전쟁 위험 할증료)가 부과되면서 운송 비용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운항 지연이 발생하면 단기적으로는 운영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도 “다만 선박 공급이 줄어들면 운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 거론되는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는 수에즈 운하 통항이 제한될 때 유럽 항로에서 활용되는 대체 경로다. 원유를 선적한 유조선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해 해당 수로에 제약이 생기면 단순 항로 변경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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