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롯데케미칼, 고부가 '스페셜티' 승부수...중국발 공급과잉 속 돌파구 찾는다

장소영 기자

2026-02-11 16:18:13

금호석화, 범용 넘어 고기능 합성고무로 안정적 수익 창출
롯데케미칼, 고부가 산업 비중 늘려 수익구조 재편

금호석유화학 여수공장 전경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여수공장 전경 [사진=금호석유화학]
[빅데이터뉴스 장소영 기자]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금호석유화학과 롯데케미칼이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전략을 앞세워 실적 방어와 체질 개선의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범용 제품 중심의 사업 모델이 한계에 봉착하자, 차별화된 스페셜티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기업만이 불황을 견뎌내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서다. 이들 기업은 올해 공통적으로 스페셜티 비중 확대를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스페셜티 전략 역시 단순한 제품 전환만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렵고, 기술력과 고객 기반에서의 ‘차별성’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각사만의 강점을 살린 고부가 제품을 앞세워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가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금호석유화학은 회사의 뿌리라고 볼 수 있는 합성 고무를 계속해서 주력 분야로 내세우되 고부가가치 고무 개발을 지속하며 100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합성고무 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6073억원, 영업이익 158억원을 기록하며 2024년보다 매출 3.4%, 영업이익 0.4% 감소했지만 안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고 평가받는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계절적 비수기로 인한 수요 둔화, 가격 하락에 따른 역래깅 영향(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른 이익 감소) 등 부정적 요인이 있었으나 정기보수로 인한 기회손실과 퇴직급여, 성과급 등 인건비 관련 일회성 비용이 과거 대비 크게 발생한 영향"이라며 "이를 제외하면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실적"이라고 판단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그간 NB라텍스, SBR, BR 등 합성고무 제품에 더해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를 스페셜티로 육성해 왔다. 최근에는 스페셜티를 앞세워 2030년까지 매출 성장률 연평균 6%를 달성한다는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SSBR은 주로 고성능 타이어에 사용된다. 기존 고무 제품보다 마모에 강한 특성이 있어 내연기관차보다 약 30% 더 무거운 전기차용으로 적합하다. 노면 접지력과 회전 저항력이 뛰어나 높은 연비를 구현한다.

금호석유화학의 SSBR 생산능력은 국내 1위(12만3000톤)이며 타이어 고객사 승인 이뤄지면 SSBR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한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1분기부터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 설비도 본격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도 컴파운딩 공장을 중심으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등 스페셜티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기초소재사업, LC 타이탄, LC USA, 롯데GS화학을 포함하는 기초소재 부문에서 매출 3조3431억원을 기록했지만 395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반면 고부가 제품군 분야에서는 안정적인 이익을 거뒀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연간 매출 1조7527억원, 영업이익 744억원을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024년 대비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약 47.6% 증가하며 실적 개선 폭이 컸다. 첨단소재 부문도 매출 9295억원, 영업이익 221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로봇, AI 등 유망 사업에 활용될 수 있는 슈퍼 엔지니어 플라스틱(EP)과 친환경 에너지의 주축이 될 수소를 중심으로 스페셜티 사업군 개발에 나서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고부가가치 소재 사업 비중을 6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컴파운딩(복합소재 배합 공정) 사업을 체질 개선의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전남 율촌 대규모 컴파운딩 공장을 통해 스페셜티 소재 비중을 끌어올리며 범용 석유화학 제품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하겠다는 구상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율촌 컴파운딩 공장 완공 후 총 23개 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면 수익 증가를 견인하는 캐시카우가 될 것"이라며 "고부가가치로의 전환에 계속해서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장소영 빅데이터뉴스 기자 jang@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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