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박윤영 등 ‘영업통’, 조직 장악력 우위...홍원표, 글로벌·융합보안 경영능력 우위

단순한 조직 관리 능력을 넘어 기술 기반의 위기 대응과 글로벌 확장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보안 리스크가 후보 판도 흔들어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차기 CEO 경쟁에서 최대 변수는 ‘보안 거버넌스’ 리스크로 압축되고 있다.
정부 합동조사단은 KT가 악성코드 감염 사실을 인지하고도 신고를 지연하거나 축소 보고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차기 CEO에게는 무너진 내부통제 체계 복원과 보안 거버넌스 재정립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상태다.
◆내부 출신 후보군, 보안·AI 역량 검증 과제로 남아
숏리스트에 오른 주요 후보 대부분은 KT 내부 출신이다. 조직 이해도는 높지만, 현재 경영환경의 핵심인 보안 및 글로벌 AI 사업 역량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이현석 KT 부사장, 남규택 전 KTcs 사장은 재직 시 B2B 영업 확대와 유통망 고도화 등에서 성과를 냈다. 그러나 사이버 보안 고도화와 AI 인프라 설계 등 기술 기반의 리더십 측면에서는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이현석 후보는 해킹 사고 당시 관련 부문의 책임 논란이, 박윤영 후보는 과거 입찰 공정성 이슈와 협력사 임원 재직 이력이 이해상충 소지로 지적된다.
김철수 전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은 미디어 분야 경험은 풍부하나 재무 판단 이슈가 검증 포인트로 남는다.
홍원표 전 SK쉴더스 부회장은 KT 재직 시 와이브로 사업을 주도했고, 이후 삼성전자·삼성SDS 사장을 거치며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장했다. SK쉴더스 시절에는 물리·정보보안을 결합한 융합보안 체계를 구축해 성과를 냈다. 다만, 홍 전 대표는 삼성전자와 SK쉴더스 등에 재직하면서 KT를 떠난지 오래됐다는 약점이 있지만, 외부 대기업 경험을 가지고 구조조정에 적임자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7인 숏리스트 가운데 외부인사인 주형철 전 대통령실 경제보좌관은 SK텔레콤 출신으로 김동연 경기지사 시절 경기연구원장을 지냈고,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 먹사니즘본부장을 거쳐 이재명 대통령 당선 뒤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 위원이 됐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던 네이트·싸이월드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일어난 적이 있어 KT 수장으로 적절하냐는 논란이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보안 사고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만큼, 이를 바로잡으려면 영업 논리보다 기술 논리를 우선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I 인프라 구축과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해 보안 거버넌스와 AI 비즈니스 역량을 갖춘 인물이 KT의 확장성을 담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이번 CEO 선임이 KT 기업가치 재평가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한 관리형 리더십이 아닌, 보안과 기술을 아우르는 융합형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KT 이사회가 어떤 전략적 선택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혜영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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