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한, 결제일을 조금만 미뤄달라는 식의 구두 약속으로 인해 소송 제기 시점이 늦춰져 법적으로 청구조차 하지 못하고 날릴 위기에 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기에 이와 같은 물품대금 미지급 사태에 직면했다면 단순히 현장에서 독촉 공문만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채권의 시효를 확인하고 신속하게 본안 소송을 통한 집행권원 확보와 선제적 보전처분을 결합하는 식의 법적 대응을 펼쳐야 한다.
이러한 물품대금청구 소송을 준비함에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안은 '소멸시효'이다. 일반 민사채권의 경우 10년의 소멸시효를 갖지만, 상사채권의 경우 5년으로 짧다. 또한, 법에서는 상인이 '판매한 상품이나 생산물의 대가에 관한 채권'에 대해서는 민법 제163조 제6호에 따라 ‘3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되는데, 이런 소멸시효의 경우 정식 소송이나 가압류 등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시효가 중단되지 않는다.
실제 몇몇 분쟁 당사자들은 세금계산서 발행이나 구두 독촉만을 이어가다가 3년의 기한이 경과하기도 하는데 실체법상 권리 자체가 소멸해, 법원에 본안 소송을 제기했으나 소멸시효 항변에 부딪혀 패소 판결을 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반드시 소멸시효가 도래하기 이전 소를 제기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이런 소를 제기하는 과정에서는 기존 체결된 물품공급계약서와 발주서와 거래명세표, 물품 수령증,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내역과 미수금 잔액 확인서 등을 시간의 순서대로 꼼꼼한 정리가 필요하다. 물론, 상대방이 자신의 대금 지급 의무에 대해 인정한다면, 이런 구체적인 증거자료들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습적으로 대금을 미납하는 사안이라면 "물품을 납품받지 못했다"라는 식으로 발뺌하는 경우가 많기에 소송 과정에서 분쟁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미리 관련 자료를 수집해둘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만약 상대방이 품질 미흡이나 하자를 이유로 감액 또는 기각 주장을 펼친다면, 상법상 하자 검사/통지의무 위반을 지적하는 방식으로 상대방의 항변권을 탄핵시켜야 한다.
그 밖에도 본 소를 제기할 때는 다양한 사안들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거래처가 법인을 폐업하거나 주요 자산을 처분할 우려가 있다면, 소송 제기와 동시에 거래처 명의의 주거래 은행 예금채권, 보유 부동산 및 다른 원청사에 대한 매출 대금 채권 등에 신속히 가압류를 신청해 장래 승소 판결 확정 시 집행불능 위험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또한 채무의 성격과 상대방 업체의 특징 등에 따라서는 법인격을 부인하여 대표자에게 채무 변제의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해 당사자가 직접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사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전문가 조력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글 : 하재섭 변호사
김성민 빅데이터뉴스 기자 ksm@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