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협력사에 수조원 푸는 재계…2·3차까지 지원 확대

김다경 기자

2026-09-23 16:37:33

현대차 2조2562억·삼성 1조3000억·LG 6000억 등 조기 지급
납품대금 넘어 금융·기술 지원…협력망 전반으로 지원 확대

현대차 울산1공장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 울산1공장 [사진=현대자동차]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추석을 앞두고 주요 대기업들이 협력사에 지급할 납품대금을 잇따라 앞당기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 LG, 한화, SK하이닉스 등은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규모의 대금을 연휴 전에 지급하기로 했다. 명절을 앞두고 자금 수요가 커지는 협력사의 부담을 덜고 2·3차 협력사까지 자금이 흐르도록 지원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삼성·LG·한화그룹·SK하이닉스 등 5개 그룹이 이번 추석을 앞두고 조기 지급하기로 한 협력사 납품대금은 총 4조6459억원이다. 현대차그룹이 2조256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 1조3000억원, LG 6000억원, 한화 1850억원, SK하이닉스 3047억원 순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건설·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계열사를 통해 6000여개 협력사에 2조2562억원을 지급한다. 기존 지급일보다 최대 23일 앞당긴 규모다. 지난해 추석에는 2조228억원, 올해 설에는 2조768억원을 조기 지급했다. 현대차그룹은 1차 협력사에도 2·3차 협력사에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도록 권고했다.

삼성은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중공업 등 13개 관계사가 1조3000억원 규모의 물품대금을 조기에 지급한다. 통상 지급일보다 약 7일 앞당기는 방식이다. 삼성은 지난해 추석보다 조기 지급 규모를 약 1100억원 늘렸다.

LG는 LG전자·LG이노텍·LG화학·LG에너지솔루션 등 8개 계열사가 협력사에 6000억원을 최대 13일 앞당겨 지급한다. LG는 납품대금 조기 지급과 별도로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와 직접대출 등 금융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1·2·3차 협력사 상생협약을 맺고 동반성장펀드 운영 금액의 10% 이상을 2차 이하 협력사에 지원하고, 상생결제 낙수율도 1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화그룹도 20일 1580여개 협력사에 약 1850억원의 대금을 조기 지급한다고 밝혔다. 한화오션 55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525억원, 한화시스템 245억원, 한화 건설부문 140억원 등이다. 한화는 조기 지급한 대금이 협력사의 임직원 성과급 지급뿐 아니라 2·3차 협력사의 자재대금 정산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설 명절에도 약 1790억원을 조기 지급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에 약 3047억원을 조기 지급한다. SK하이닉스 역시 명절을 앞둔 협력사의 자금 부담을 덜기 위해 납품대금 지급 시기를 앞당기는 방식이다.

대기업들이 조기 지급에 나서는 것은 추석을 전후해 협력사의 현금 수요가 일시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직원 상여금과 임금 지급에 더해 원자재·부품 대금 등 지출이 집중되는 만큼 납품대금이 며칠만 앞당겨져도 협력사의 단기 자금 운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1차 협력사가 받은 대금을 2·3차 협력사에 조기에 지급하도록 유도하면서 대기업의 자금 지원이 공급망 아래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전체 재계로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서도 주요 대기업의 조기 지급 규모는 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경협이 올해 4월 기준 공시대상기업집단 상위 30개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삼성·SK·현대차·LG·한화 등 20개 그룹이 추석 전 납품대금을 당초 지급일보다 앞당기기로 했다.

조기 지급 외에 금융 지원을 병행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LG는 1조20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 등을 운영하고 있고, 다른 주요 그룹들도 동반성장펀드와 상생결제 등을 통해 협력사의 금융 부담을 낮추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납품대금을 일시적으로 앞당기는 방식에서 나아가 협력사의 자금 조달 여건까지 지원하는 형태다.

재계 관계자는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들의 자금 수요가 커지는 만큼 대기업들이 납품대금 지급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라며 “1차 협력사에 지급된 자금이 2·3차 협력사까지 원활하게 전달되도록 지원 범위를 넓히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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