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소액주주 안건 발굴 등 주주친화 노력 왜곡”
MBK‧영풍 “순 외부 자문사 아냐 경영권 방어수단 역할”

26일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고승일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고려아연에 컨두잇과 체결한 자문 계약서와 컨두잇이 수행한 업무의 내용·범위를 확인할 수 있는 이메일·제안서·의견서 등 자료, 고려아연이 컨두잇에 지급한 자금 내역 등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이 재판부는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2025년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결의취소 소송을 심리하고 있다.
MBK‧영풍 연합 측은 앞서 열린 변론기일에서 재판부에 관련 문서 제출 명령을 요청한 바 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고려아연의 호주 계열사인 SMH와 SMC를 동원해 영풍 주식 10% 이상을 취득하게 하고, 이를 근거로 최대주주인 영풍의 고려아연 의결권을 제한했다며 지난해 5월 소송을 제기했다.
고려아연은 “당사가 체결한 외부 자문 계약은 주주총회 운영, 주주 커뮤니케이션, 기업분석 및 주주친화 정책 검토 등 통상적인 자문을 위한 것으로, 적법한 범위 내에서 이뤄진 정상적인 활동의 일환이었다”며, “당사의 경영진이 개인적 목적으로 해당 컨설팅 업체로부터 자문을 받아 2025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였다고 하는MBK‧영풍 측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해당 자문은 소액주주를 비롯해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보다 충실히 반영하고, 주주가치 제고 및 선진적인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며, 실제로 집중투표제 도입과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등 주주친화적 안건 추진 과정에도 활용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이 같은 노력은 올해 정기주주총회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현 경영진과 이사회가 제안한 주요 안건들은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개인주주를 포함한 다양한 주주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며, “이는 당사가 추진해 온 책임경영과 주주환원 정책, 지배구조 개선 노력, 그리고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에 대해 주주 여러분께서 신뢰를 보내주신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모든 경영 판단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왔으며, 앞으로도 법원의 소송절차에서 관련 사실관계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확인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장형진 고문과 영풍•MBK 측은 법원이 공개하라고 명령한 영풍과 MBK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 간 체결된 경영협력계약 및 후속 계약서 제출을 두 차례나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공개됐다고 주장했다. 해당 계약 문서는 장형진 고문과 영풍 이사 등을 상대로 제기된 9300억 원 규모 주주대표소송의 핵심 자료다.
고려아연 측은 2심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영풍과 특수관계인이 경영협력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각종 의무로 손해가 발생했는지 여부는 본안소송에서 충실한 증거조사를 통해 판단할 문제”라며 “이를 위해 계약서를 증거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서 내용에 따라 영풍의 손해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문서 제출 필요성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가 없는 계약이라면 계약서를 제출해 의혹을 해소하고 주주들에게 소상히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데도 장형진 고문과 MBK‧영풍 측은 법원의 명령에 불복해 시간 끌기와 계약 내용 숨기기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시장과 주주들로부터 나오고 있다”며,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이어가며 소모적 논쟁을 조장하고 갈등을 고조시키는 MBK‧영풍 측의 행태에 다시한번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핵심광물 생산 능력 증대를 위해 국내에서 갈륨과 게르마늄 등 추가적인 핵심광물 생산을 추진중이며, 한미경제협력과 안보 차원에서 미국 내 핵심광물 통합제련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크루서블’에도 전사적인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러한 중차대한 시기에 MBK‧영풍 측의 지속적인 왜곡과 소모적 공방은 국가기간산업이자 한국과 미국 등 우방국 간 핵심광물 공급망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고려아연의 경쟁력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이는 나아가 고려아연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끊임없는 환경오염 문제와 홈플러스 사태를 비롯한 각종 사회적 논란에 휩싸인 MBK‧영풍 측은 근거 없는 비방과 소모적 공방보다 스스로 해결해야 할 과제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당부했다.
앞서 MBK‧영풍 연합은 이날 오전 내놓은 입장을 통해 “최윤범 사내이사 측의 경영권 방어수단이 적법한 범위를 벗어났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중요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MBK‧영풍이 주목하는 핵심은 컨두잇이 단순 외부 자문사가 아니라, 영풍의 의결권 제한으로 이어진 경영권 방어수단의 형성 과정에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여부”라면서 “지난해 공개된 컨두잇 내부 자료에는 영풍 의결권 제한과 고려아연 경영권 방어 전략 관련 내용들이 포함돼 있어 시장과 투자자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고 주장했다.
MBK‧영풍 연합은 “이번 결정의 핵심은 컨두잇이 영풍의 의결권 제한으로 이어진 순환지분출자 구조 및 상호주 외관 형성 과정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정당한 경영권 방어수단의 범위 안에 있었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려아연 회사 자금이 최윤범 사내이사의 지배권 방어와 관련된 외부 자문에 사용됐는지 여부 역시 중요한 쟁점”이라며 “다만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회사 자금으로 수행된 자문이 최대 주주의 의결권 제한과 경영권 방어수단 설계에 관여했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려아연은 모든 주주의 공동 자산이며, 회사 자금과 조직은 특정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해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번 문서제출명령을 통해 2025년 정기주총 전후로 진행된 의결권 제한, 순환지분출자 구조 형성, 외부 자문계약 및 자금 집행의 실체가 법원 절차 안에서 차분하고 엄정하게 확인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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