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50년 돌아보기-52] 30만TDW급 VLCC 5척 건조

채명석 기자

2026-05-24 09:00:00

현대상선, 구조조정 이후 자신감 회복
컨테이너 분야로 축소된 사업구조서 벗어나 원유운송으로
2017년 4월 대우조선해양과 5+5척 건조계약 의향서(LOI) 체결
2019년 5척 순차적 인도 받아, GS칼텍스와 5년 장기운송계약 따내

2019년 1월 29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개최한 현대상선의 30만TDW급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1호선 ‘유니버설 리더’호 명명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HMM 50년사>
2019년 1월 29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개최한 현대상선의 30만TDW급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1호선 ‘유니버설 리더’호 명명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HMM 50년사>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2016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한국 해운산업은 붕괴 우려가 나올 정도로 급속히 위축되었다. 이에 정부는 해운 생태계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해운재건 정책을 발표하고 해운선사들에게 선박 발주를 장려했다.

이러한 때에 현대상선은 구조조정 이후 자신감을 회복하고 사업 확장을 위해 적극적인 성장 전략을 모색하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컨테이너 분야로 축소된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도록 원유운송부문을 강화하는 전략이었다.

당시 컨테이너 운송시장은 저운임 및 과잉공급이 장기화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여건이었다. 이에 비해 초대형 유조선, 즉 VLCC 부문은 상대적으로 운임 변동이 크지 않고 장기운송계약 확보가 가능한 분야여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으로 평가되었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2019년 이후에는 신조선 유입이 많지 않고 폐선될 노후선은 늘어남에 따라 수급이 개선될 전망이어서, 자연히 VLCC 운임이 상승하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되었다. 현대상선이 다시 VLCC를 주목하게 된 이유였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2017년 초 현대상선은 30만TDW(Total Deadweight / Tons Deadweight, 재화중량톤수)급 VLCC 5척을 신조 발주하기로 결정했다.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구조를 확보하는, 말하자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결정이었다.
당시 조선업은 해운 불황의 여파로 극도의 침체를 겪고 있어 신조선가도 사상 최저치로 낮아진 상태였다. 그러므로 이러한 시기에 VLCC 신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장래의 수익 창출을 위한 선대를 확보하는 동시에 침체한 조선업의 부흥을 유도한다는 의미가 있었다. 해운업과 조선업이 동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의 해운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는 프로젝트인 셈이었다.

현대상선은 공개경쟁입찰과 사내의 투자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2017년 4월 대우조선해양과 VLCC 신조 발주를 위한 건조계약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새로 발주하는 VLCC는 모두 30만TDW급 이상의 초대형 유조선 5척으로 의향서에 추가로 5척을 옵션으로 넣음으로써 옵션을 행사할 경우 최대 10척까지 건조가 가능하도록 했다.

2017년 9월 현대상선은 총금액 4700억 원에 VLCC 5척을 건조하기로 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8월 1만31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을 발주한 이후 6년여 만에 신조에 나선 것이다.

건조 자금은 2016년 10월 정부가 발표한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따라 조성한 2조6000억 원 규모의 '선박 신조 프로그램'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 발주는 이때 조성된 선박 신조 프로그램에 의한 첫 프로젝트이기도 했다.

2019년 취항한 현대상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시리즈 5척 현황 사진= HMM 50년사
2019년 취항한 현대상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시리즈 5척 현황 사진= HMM 50년사

현대상선이 발주한 30만TDW급 VLCC 5척 가운데 첫 번째 선박이 2019년 1월 인도되었다. 현대상선은 이 선박을 '유니버설 리더(Universal Leader)호'로 명명하고 1월 경남 거제의 옥포조선소에서 명명식을 가졌다. 나머지 선박들도 2019년 9월까지 거의 두 달 간격으로 건조를 마치고 속속 인도되었다.

현대상선은 2호선은 '유니버설 위너(Universal Winner)호', 3호선은 '유니버설 파트너(Universal Partner)호'로 명명한 데 이어, 4호선과 5호선도 '유니버설 크리에이터(Universal Creator)호', '유니버설 빅터(Universal Victor)호'로 각각 명명했다.

이 중 1호선 유니버설 리더호와 3호선 유니버설 파트너호는 스폿(spot) 시장에 투입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2호선 유니버설 위너호는 글로벌 메이저 오일 회사에 대선했다. 또 4호선 유니버설 크리에이터호와 5호선 유니버설 빅터호는 2018년 3월 GS칼텍스와 약 1900억 원 규모의 5년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한 데 따라 취항과 동시에 GS칼텍스의 원유를 운송하는 데 투입했다.

GS칼텍스와의 원유 장기운송계약은 2019년 7월 1일부터 2024년 8월 31일까지 약 5년간 총 1900만TDW의 원유를 중동에서 한국으로 수송하는 계약이다. VLCC 5척의 신조와 동시에 원유 장기운송이 시작된 것은 해운산업이 조선업뿐만 아니라 국내 화주까지 연결되는 전방위적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낸 것으로 평가되었다.

신조 VLCC는 2020년 1월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규제(‘IMO 2020’)에 대비해 5척 모두가 스크러버를 장착했다. 또 경제운항속도에 최적화된 엔진을 탑재해 연료비 절감 측면에서도 우수한 친환경·고효율 선박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5척의 초대형 VLCC를 기반으로 수익구조 다변화를 꾀할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컨테이너사업 외에 원유운송사업의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회사의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효과를 거두게 되었다.

<자료: HMM 50년사>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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