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50년 돌아보기-23] 연 매출 1조원 돌파 자동차수송 사업 매각

채명석 기자

2026-04-24 08:59:55

IMF 외환 위기속에서도 자동차 수송사업은 성장 지속
1999년 말 70척 선대로 K-Line 제치고 세계 3위 도약
2001년 年 207만 대 수송, 매출 1조 원으로 세계 2위로
2002년 유동성 위기로 구조조정 차원서 매각 결정 내려

(왼쪽부터)스웨덴 해운회사 발레니우스(Wallenius), 현대상선, 노르웨이 빌헬름센(Wilhelmsne) 관계자들이 2002년 8월 10일 현대상선 . 자동차운송사업부문 매각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 HMM 50년사
(왼쪽부터)스웨덴 해운회사 발레니우스(Wallenius), 현대상선, 노르웨이 빌헬름센(Wilhelmsne) 관계자들이 2002년 8월 10일 현대상선 . 자동차운송사업부문 매각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 HMM 50년사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자동차수송사업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상황에서도 꾸준히 성장했다. 세계적으로 자동차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덕분이었다. 또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이 우수한 제품을 출시하고, 침체한 내수를 대신할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데 사력을 다한 덕분이기도 했다.

자동차 수송 수요가 증가하자 자동차선 운항 선사들은 신조선을 잇달아 발주하며 사업을 확장하고자 했다. 현대상선도 투자를 늘리기로 하고, 1998년에 세계 최대급인 6000CEU(Car Equivalent Unit, 자동차 1대를 실을 수 있는 공간, 통상 10㎥)급 신조선 2척을 포함해 모두 6척의 선박을 추가로 확보했다. 6000CEU급 초대형선은 극동~유럽 항로에 투입했다. 현대차가 1998년 11월 기아자동차를 인수함에 따라 국산 자동차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었으므로 자동차선대를 확충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선대 확충을 추진하여 1999년 말에는 사선 28척, 용선 42척을 합쳐 70척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K-Line을 제치고 세계 3위의 자동차 수송 선사로 올라섰다.

자동차선대를 확장함에 따라 자동차 수송 실적도 증가했다. 1998년에 116만 대이던 수송 실적은 1999년 150만 대, 2000년 180만 대로 급증했다. 자동차수송부문의 매출도 1999년 8966억 원, 2000년 9523억 원으로 동반하여 늘어났다.

마침 자동차 전용 부두가 만들어져 수송 환경이 크게 개선되었다. 1998년 1월 인천 남항에 자동차선 전용 터미널이 개장함에 따라 전용 부두를 통해 양하역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현대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이후에는 군산항에서도 자동차를 선적할 수 있게 됨으로써 물류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해외에서는 현대차 인도공장의 수출물량 증가에 따라 2000년 7월부터 현대상선 자동차선이 인도 첸나이항에 기항하기 시작했다. 현대상선은 첸나이항에서 현대차뿐만 아니라 포드·미쓰비시·볼보 등 외국 자동차회사들의 차량도 수송을 맡아 매출실적을 높였다.

2001년 이후 국내 자동차업계의 완성차 수출은 소폭 감소했다. 대우자동차의 부도와 매각 지연으로 수출이 급감한 여파가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현대·기아자동차의 미주 수출은 계속해서 늘어났다. 특히 기아차의 레저용 차량이 수출 호조를 보였다.

현대상선은 자동차 선대를 72척으로 늘리고 2000년부터 평택항에 2개의 자동차 전용 선석을 확보하여 현대자동차 아산공장과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서 생산·수출되는 자동차를 선적했다.

국산 자동차의 수출 외에도 유럽산 자동차를 아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영업도 강화했다. 군수장비·건설 중장비 등 중량화물의 수송과 고부가가치 화물 수송 영업도 강화했다.

그 결과 현대상선은 2001년에 연간 207만 대의 수송실적을 달성하며 처음으로 200만 대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매출 측면에서도 1조1867억 원을 기록해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시장점유율은 17%대로 올라섰고, 자동차 수송 선사 순위에서도 세계 2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2002년 들어 현대상선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면서 구조조정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그 과정에서, 고심 끝에 마련한 자구계획안에 따라 자동차선 부문을 매각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매수자로 나선 노르웨이 해운회사 빌헬름센(Wilhelmsne), 스웨덴의 발레니우스(Wallenius)와의 지난한 협상이 시작되었다. 최종가격을 두고 이견을 좁히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
었고, 마지막에는 현대·기아차와의 장기운송계약을 두고 신경전이 오가기도 했다.

결국 빌헬름센, 발레니우스, 그리고 현대·기아차 등 네 주체가 공동 투자하여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현대·기아차는 이 회사와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2002년 8월 자동차선대 매매계약이 체결되고 12월에 매각대금이 입금되면서 매각 작업이 완료되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세계 정상수준에 이르렀던 자동차수송사업에서 철수하는 안타까움을 겪어야 했다.

<자료: HMM 50년사>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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