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화·전쟁·장금상선 영향” 초대형 유조선 신규 발주량 사상 최고치

채명석 기자

2026-04-15 16:21:26

하틀랜드 보고서, 2025 4분기~2026년 1분기 125척 발주
기존 연간 최고치 2006년 108척을 20년 만 6개월만으로 경신
유조선 노후 따른 교체수요에 미국 이스라엘 이란 공격 영향 미쳐
장금상선 확장, 시장 점유율 17%, 세계 최대 VLCC 운용사 등극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이 항해하고 있다. 사진=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이 항해하고 있다. 사진= HD현대중공업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건조가 역사적인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2025년 4분기부터 2026년 1분기까지 발주된 신규 선박의 총 물량이 이미 역대 최고 연간 발주량을 넘어섰다.

전 세계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의 발주량이 노후선박 교체 수요에 미국,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에 따른 선단 확대 필요성까지 겹치며 20년 만에 사상 최치를 기록했다.

중국 조선 산업 분야 최대 정보 웹사이트인 아이마린(imrine)은 독일의 선박 중개업체 하틀랜드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한 최근 보도에서 최근 15개월 동안의 신규 VLCC 발주량이 기존 선대 규모 대비 10%에서 15%로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2023년 중반 1%까지 떨어졌던 수치와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것이다.

하틀랜드는 구체적으로 2025년 4분기부터 2026년 1분기까지 6개월 기간 동안 전 세계 선주들이 약 125척의 VLCC를 발주했다고 발표했다. 단 6개월 만에 발주된 선박 수가 역대 단일 연도 최고 기록이었던 2006년 108척을 넘어섰다. 20년 동안 깨지지 않았던 기록을 반 년 만에 돌파한 것이다.

해운 분석 회사인 베손 노티컬(Veson Nautical)의 데이터는 현재 VLCC 발주 급증을 이끄는 시장 혼란의 규모를 보여준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 차질,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선주사 장금상선의 공격적인 선대 확장 계획, 제재로 인한 공급 역학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2026년 1분기 VLCC의 평균 일일 수익은 약 17만5000달러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금상선은 2026년 VLCC·V 30척 이상을 사들이며 세계 최대 VLCC 운용사로 올라서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이를 통해 장금상선은 약 130~150척의 VLCC를 소유 또는 용선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VLCC 선대 880척의 약 14~17%에 해당한다. VLCC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는 해운사는 장금상선이 유일하다.

장금상선은 이란 사태로 원유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자 이들 VLCC를 일종의 ‘저장 시설’로 대여하는 사업을 펼쳐 외신으로부터 “한국의 은둔형 해운 사업가가 이번 혼란의 큰 승자 중 한 명”이란 평가를 받는 등 주목 받아 왔다.

해운 중개업체 BRS는 장금상선을 VLCC 부문의 ‘슈퍼 운영사’로 평가했다.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장금은 최종적으로 VLCC 100척을 인수할 계획입니다.

이와 관련 세계 최대 해운사인 스위스 MSC는 올해 3월 하순경 장금상선그룹의 유조선 사업 지분 50% 인수를 추진, 양사가 50대 50으로 공동 경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베손 노티컬(Veson Nautical) 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신조선 수주량은 3330만 DWT(재화중량톤수)에 달해 2025년 4분기의 2720만 DWT를 넘어 증가했다. 2026년 1분기 신조선 수주량의 90%는 원유 운반선이 차지했는데, 이는 2025년 같은 기간 수주량의 5배에 달하는 수치다. 대형 원유 운반선과 중형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의 건조 비용은 1분기에 약 7% 상승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주요 민간 조선업체인 헝리중공업(Hengli Heavy Industries)은 2026년 1분기에 총 108척의 신조선 수주를 확보했는 데, 그중 유조선이 76척으로 70%의 비중을 차지했다. 유조선 수주 내역을 세분화하면 VLCC 54척,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18척, LRII(Long Range II, 일반적으로 8만~16만 DWT 규모)급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4척으로 구성됐다. VLCC 수주는 1분기 전체 수주량의 50%를 차지했으며, 전체 유조선 수주량 중에서는 71%를 차지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선박 중개업체 센토는 VLCC 발주 급증에 대해 “2025년 하반기부터 2026년까지 원유 운반선의 지속적인 호실적, VLCC 선대의 심각한 노후화, 그리고 장기적인 석유 수요 전망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증가 등 여러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발트해 및 국제해사협의회(BIMCO)의 자료에 따르면 탱커 부문에서 수많은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CGT(Compensated Gross Tonnage, 재화중량톤수) 기준으로 2026년 1분기 신조선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1760만CGT를 기록했는 데, 이는 탱커 발주량이 세 배로 급증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량이 회복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2026년 1분기 유조선 발주는 전체 발주량의 32%를 차지하며 2017년 2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유조선 시장의 실적이 원유 운반선 단일 분기 발주량으로는 사상 최고치"라고 평가하고 있다.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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