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성장 뒤에 가려진 이익 급락 해소 급선무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2025년 연결 매출액은 4조8734억원으로 전년(4조8430억원) 대비 0.6% 증가에 그쳤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주력 소재 사업의 가격 경쟁 심화가 맞물리며 매출 성장 동력이 크게 약화됐다.
이같은 매출 감소의 배경에는 원가 상승이 자리한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는 3조5962억원으로 전년(3조5189억원) 대비 2.2% 늘었다. 매출 증가율(0.6%)보다 원가 증가율이 3.5배 이상 높아 마진이 줄어드는 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 결과 매출총이익은 1조2772억원으로 전년 대비 469억원 줄었다. 매출총이익률은 27.3%에서 26.2%로 1.1%포인트 하락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1조1683억원으로 전년(1조1653억원) 대비 0.3%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089억원으로 전년(1587억원) 대비 31.4%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3.3%에서 2.2%로 1.1%포인트 추락했다. 비용 절감은 선방했지만 수익성이 훼손된 탓에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영업이익 감소만이 문제가 아니다.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410억원으로 전년(1214억원) 대비 66.2% 쪼그라들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지분법손실은 1533억원으로 전년(1132억원) 대비 35.4% 급증했다. 지분법이익이 661억원(전년 492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손실이 이를 압도한 셈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다수의 국내외 계열사와 관계기업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해외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반영된 탓이다. 실제로 PT.KOLON INA(인도네시아), KOLON INDUSTRIES MEXICO, KOLON PHILIPPINES INC 등 다수 해외 법인이 순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516억원으로 전년 대비 53.4% 급감했다. 법인세 항목에서 108억원의 세금 편익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낙폭은 한층 확대됐을 것으로 보인다. 지배기업 귀속 순이익은 383억원으로 전년 대비 61.1% 급감했다.
주당순이익(EPS) 지표도 악화됐다. 지배기업 귀속 기본주당순이익은 2025년 231원으로 전년(2622원) 대비 무려 91.2% 급락했다. 희석주당순이익도 225원으로 전년(2616원) 대비 동일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같은 EPS 하락은 순이익이 줄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4년 2483억9819만원 상당의 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대규모 자본을 조달했고 해당 전환우선주가 2025년에 희석 주식 수에 본격 반영되면서 가중평균 발행주식 수가 대폭 증가해 EPS가 급락했다. 기존 보통주 주주 입장에서는 이익의 양적 감소와 희석 효과가 이중으로 작용한 셈이다. 해당 대목이 주주가 체감하는 실질적인 이익 손실로 풀이된다.
지난해 '곳간' 관리를 보면 부채 구조 개선 움직임이 포착된다. 총자산은 7조6825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증가하며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비유동자산이 5조3063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급증한 부분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설비 투자 확대와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의 평가 상승이 동반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유동자산은 2조37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638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늘었다.
유동부채는 2조2456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줄었지만 비유동부채는 1조3719억원으로 전년 대비 22.7% 급증했다. 단기 차입금을 장기로 전환하는 부채 구조 개선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총차입금은 2조5629억원으로 2024년에 이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다만 총자본이 4조650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확대되면서 부채비율은 전년 92.1%에서 89.0%로 3.1%p 낮아졌다.
현금흐름은 개선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5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2% 증가했다. 순이익이 급감했음에도 감가상각비 등 비현금 비용(1170억원)과 운전자본 관리가 현금 창출력을 뒷받침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도 2044억원 축소됐다. 전년도에는 공정가치금융자산 취득(4245억원)과 유형자산 취득(1605억원) 등 대규모 투자가 집중됐으나 2025년에는 투자 집행 규모를 전략적으로 줄여나간 것으로 보인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1,445억원을 기록해 전년(+3,597억원)과 대비된다. 2024년 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마무리된 이후 차입 상환 기조로 전환된 모습이다.
올해 감사보고서에서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핵심감사사항(Key Audit Matter)'으로 'CPI 및 분산제 투자자산에 대한 손상징후 검토'가 지정된 부분이다. 삼일 회계법인 감사팀은 CPI 관련 분산제 자산이 연결 재무제표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상당하고 자산에 대한 손상 여부의 판단이 경영진의 추정 및 가정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에서 감사상 중요성을 부여했다.
CPI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전략적으로 육성해온 고성능 폴리이미드 필름 소재로 아라미드 섬유와 함께 스페셜티 부문의 핵심 성장 축이다. 감사법인은 손상징후 식별 및 회수가능액 평가를 위한 외부 전문가 활용, 핵심 경영진 면담, 사업계획 및 시장 분석, 미래 현금흐름 할인율 검토 등을 집중적으로 수행했다. 이는 해당 사업의 수익성 개선 지연이 향후 손상 인식 리스크로 현실화될 가능성을 시장에 알리는 신호다.
한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1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전문 자회사 코오롱ENP와의 합병을 완료했다. 지난해 11월 이사회 의결 후 약 4개월 만에 확정됐다. 이번 합병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기존 모빌리티(타이어코드·에어백 직물)·스페셜티(아라미드·CPI)·케미칼 3개 축에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더한 '4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경영진은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소재 경쟁력 강화, 구매·생산·판매·물류 전반에 걸친 중복 비용 절감, 원료에서 제품에 이르는 친환경 소재 수직 계열화 등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코오롱ENP는 ENP EUROPE(독일), ENP INDIA, ENP(SHANGHAI) 등 글로벌 법인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합병을 통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글로벌 영업망도 확장될 전망이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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