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호법' 이후 정착된 엄벌주의 기조는 피의자의 방어권을 위축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이동 경로와 결제 내역을 치밀하게 분석하며 피의자의 진술과 객관적 증거 사이의 모순점을 찾아내는 데 주력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술의 번복이나 논리적 허점은 재판부로 하여금 반성 없는 태도 또는 증거 인멸의 우려로 해석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음주운전경찰조사를 받는 피의자들이 가장 간과하는 지점은 운전의 의도와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에 대한 법리적 해석이다. 흔히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만으로 처벌 수위가 정해진다고 생각하지만 재판부는 사고 발생 여부, 피의자가 음주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음으로써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했는지에 대한 미필적 고의 여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 이러한 요인에 따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즉 위험운전치사상 등 추가 혐의가 인정될 수도 있다.
경찰조사에서는 진술의 일관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한다. 당시의 진술은 조서라는 형태로 남게 되는데, 이후 재판 과정에서 이를 번복하는 것은 신빙성을 스스로 깎아먹는 행위가 된다. 또한 위드마크 공식의 함정을 피하기 위해 음주 측정 시점과 실제 운전 시점 사이의 시간적 간극을 논리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혈중알코올농도가 상승하는 구간이었는지, 아니면 하강하는 구간이었는지에 대한 과학적 접근 없이 감정에만 호소하는 전략은 더 이상 법정에서 통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블랙박스 영상, 주변 CCTV, 목격자 진술 등 현장 정황을 재구성할 수 있는 자료는 음주운전경찰조사 과정에서 피의자에게 유리하게 혹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다. 객관적 자료들을 법리적으로 어떻게 해석하여 방어 논리를 구축하느냐가 사건의 향방을 가르는 분수령이 된다.
로엘 법무법인 김현우 대표변호사는 “경찰청 기획조정관실 등 수사 현장의 핵심부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사건을 처리해 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음주운전경찰조사를 '혼자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요식 행위'로 오판하여 자만하는 것이야 말로 피의자에게 가장 위험한 행위”라며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조서는 이후 어떤 유능한 변호인을 선임하더라도 되돌리기 힘든 사법적 굴레가 된다. 실제로 수사관의 유도 심문에 휘말려 본인에게 불리한 정황을 시인하거나 불필요한 변명으로 수사의 방향을 악화시키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음주운전경찰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적 침묵과 정제된 진술의 조화다.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하되, 긴급피난적 성격의 운전이나 측정 절차상의 하자 등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초기부터 명확한 선을 그어야만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황인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hi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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