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파우제(Pause)', 김용주와 조장원..."음악과 공연의 오늘을 말하다"

김수아 기자

2025-09-03 18:05:40

[빅데이터뉴스 김수아 기자] 클래식은 여전히 낯설고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클래식은 오히려 가장 인간적인 감정과 이야기를 품고 있는 낯설지 않은 장르다.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조장원과 기타리스트 김용주, ‘파우제(Pause)’의 두 연주자는 오랜 시간 함께 무대를 만들어온 동료이자 누구보다 음악적 유대가 깊은 가까운 벗이다. 그들이 다시 함께 무대에 오르며 나눈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클래식의 오늘과 내일을 들여다본다.

■ 클래식의 대중화, 그 가능성과 과제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클래식 음악계는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조성진, 임윤찬 같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며 국내 대중들의 클래식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클래식은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에 대해 기타리스트 김용주는 “클래식은 어렵다는 편견이 있는데, 그건 어렵다기보다 일상에서 마주할 일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좋아하는 대중가요처럼 자기 흥에 취해 따라 부르거나 하는 어떤 참여의 재미가 없어서 그럴수도 있고요”며, “하지만 사실 클래식도 마음 편히 감상하며 슬프고 기쁘고,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는 편안한 장르거든요. 누구나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죠. 다만 그걸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문제인 것 같아요.”

반면 작곡가 조장원은 보다 구조적인 접근을 제안한다. “클래식의 대중화는 단순히 ‘쉽게 들을 수 있게 한다’는 차원을 넘어섭니다.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 새로운 형식의 공연, 그리고 교육적 접근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죠.”
기타리스트 김용주는 해설이 있는 클래식 공연과 같은 형태의 프로그램의 우수성을 이야기 하며 “클래식 전공자 출신의 K-pop 아티스트가 해설을 맡고, 중간에 대중적인 무대를 함께 구성하는 방식의 해설이 곁들여진 클래식 공연이 있으면 아마 티켓 오픈 하자마자 전석 매진일거에요.”라고 웃으며 말한다. 그리고 그런 공연을 어린 팬들이 보러 오고, 그것이 클래식을 사랑하게 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라도 한번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연한 계기가 클래식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그리고 클래식 팬들은 한 번 빠지면 진짜 깊어요. N차 관람도 많고요. 근데 새로운 관객을 끌어들이는 건 또 다른 이야기죠. 아티스트들도 그 고민을 직접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작곡가 조장원 역시 고개를 끄덕인다. “창작자 스스로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이들에게 내 음악을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 질문이 새로운 형식과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어린 시절부터 클래식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다. “제가 중학생, 고등학생이었을 때는 음악 감상 시간이 정말 지루했어요. 시험에 나오니 어쩔 수 없이 듣고 외우는 형식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질적으로 굉장히 향상된 교육이 실시되고 있잖아요. 학교에서, 특히 초등학생 시절부터 아이들에게 클래식에 대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기타리스트 김용주는 말한다.

피아니스트 조장원 역시 아이들의 문화 경험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그는 “어린이 대상 클래식 프로그램이나 실제 공연 관람 기회 등이 더 많아져야 겠죠.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문화회관은 물론이고 지역의 야외 공연장이나 광장 같은 장소에서도 가족들이 함께 라이브로 클래식 연주를 듣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사진=파우제(Pause)의 팝피아니스트 조장원(좌)과 기타리스트 김용주(우)
사진=파우제(Pause)의 팝피아니스트 조장원(좌)과 기타리스트 김용주(우)
다시 함께, 다시 무대 위에서 — RE;Play

이번 공연 RE;Play파우제가 오랜만에 함께 무대에 오르는 자리다. 2012년 공연 이후 각자의 활동을 이어오다 다시 만난 두 사람은, 그간의 시간만큼 더 깊어진 호흡을 보여준다.

김용주는 “솔직히 말하면, 체력이 예전 같진 않아요. 리허설 끝나면 바로 누워요. 근데 이상하게 무대에 올라가면 또 괜찮아요. 그게 음악의 힘인가 봐요”라며 웃으며 말한다.

조장원은 김용주의 말을 받아 “예전에는 열정으로 밀어붙였다면, 지금은 호흡과 여백을 더 생각하게 됩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라고 덧붙인다.

곡 선정은 두 사람이 함께 의논해서 결정했다. 오랜 시간 함께해온 만큼 의견 충돌은 거의 없다. 서로의 취향과 스타일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주는 “가끔은 말 안 해도 알아요. 이 곡은 조장원이 좋아하겠구나, 이건 내가 먼저 말할 것 같구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런 점이 이번 공연을 더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관객에게도 그 편안함이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조장원은 공연의 분위기를 이어 설명한다.

RE;Play는 단순한 재연이 아니다. 과거의 기억을 꺼내어, 현재의 감정으로 다시 연주하는 무대다. 두 사람은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낸다.

클래식 듀오 파우제(Pause)의 공연이 오는 19일 금요일, 영산아트홀에서 오후 7시30분에 열린다. / 사진제공=파우제(Pause)
클래식 듀오 파우제(Pause)의 공연이 오는 19일 금요일, 영산아트홀에서 오후 7시30분에 열린다. / 사진제공=파우제(Pause)
클래식은 여전히 낯설고 어렵지만, 그 속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과 이야기가 있다.

전통 클래식 연주자인 기타리스트 김용주와 대중음악분야에서 활동해온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조장원파우제. 그들의 음악은 장르를 융합하고 안에 담긴 이야기를 쉽게 풀어나가며 관객들과 같이 호흡한다. 그들의 음악은 섬세하지만 너무나 유연한 편안함으로 관객을 매료시켜 왔다.

한편, 클래식 듀오 파우제(Pause)의 공연은 오는 19일 금요일, 영산아트홀에서 오후 7시30분에 열린다.

김수아 빅데이터뉴스 기자 ksa@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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