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케이알,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버거킹 '견인'
팀홀튼, 국내 매장 출점 확대…가맹 사업 발판 마련
버거킹 가맹점 '갑질' 논란…팀홀튼 '무리수' 두나

하지만 비케이알의 갑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단독 브랜드로 키워오던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이 최근 가맹점-본부 사이의 갈등을 겪었다는 점이 그 근거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비케이알의 가맹 사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팀홀튼, 국내 첫 가맹 사업 설명회…국내 시장 안착 '속도'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팀홀튼을 운영하는 비케이알이 최근 국내에서 첫 가맹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팀홀튼이 국내에 상륙한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여는 예비 창업자 대상 행사로 마련됐다. 설명회에서는 팀홀튼의 브랜드 철학과 가맹점 개설 절차, 수익 구조 설명과 함께 창업 상담이 진행됐다.
앞서 지난 4월 비케이알은 공정거래위원회에 팀홀튼의 가맹 사업 정보공개서를 등록하며 국내 사업 개시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팀홀튼은 2023년 12월 서울 강남구 플래그십 매장을 시작으로 현재 국내 직영 매장 23개를 운영하고 있다.
팀홀튼은 그간 한국 시장에 진출한 후 외형 확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통한 브랜드 안착을 목표로 했다. 오는 2028년까지 총 150개 점포 운영을 목표로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출점 확대를 해오지 않은 점도 이러한 이유로 분석된다. 그간 직영으로만 운영되던 팀홀튼은 가맹 사업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비케이알은 지난 1일 팀홀튼 사업부 총괄에 이랜드 애슐리 사업부문장 등 다양한 F&B 분야에서 전문성을 다져온 안태열 전무를 선임했다.
비에이알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팀홀튼은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드라이브하는 제2의 도양 단계로, 안 전무의 F&B 영역 전문성과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통해 국내 타 카페 브랜드와 차별점이자 강점인 푸드 경쟁력을 강화해 팀홀튼의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팀홀튼 한국 철수설?…비케이알, F&B 사업 '자신감'
팀홀튼은 한국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 6월에는 개점한지 고작 1년밖에 되지 않은 인천 청라 직영점을 폐점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팀홀튼 한국 철수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팀홀튼이 한국 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겪고 있는 것은 캐나다 현지와 달리 국내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기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캐나다에서는 미디엄(M) 사이즈 기준 아메리카노가 2500원(2.79 캐나다달러) 가량으로, 대중성을 강조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 동일 메뉴는 4000원으로, 약 1.6배 비싸다.
비케이알이 '팀홀튼 철수설'을 잠재우듯 가맹 사업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그간 대표 브랜드 버거킹을 통해 쌓아온 F&B 사업의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비케이알은 지난해 버거킹을 앞세워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7927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84억원으로 무려 60.4% 늘었다.
비케이알은 지난 2012년 두산그룹이 SRS코리아를 VIG파트너스(옛 보고펀드)에 매각하면서 출범했다. 당시 SRS코리아는 버거킹과 KFC를 운영하던 외식 기업이었지만 매각 이후 버거킹 국내 사업 운영을 전담하는 법인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2016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VIG파트너스 지분 100%를 확보하며 독립 경영 체제를 갖췄다. 어피니티 인수 직후인 2016년 비케이알의 매출은 2500억원대, 영업이익은 100억원 수준이었다.
비케이알의 지난해 매출을 2016년과 비교하면 약 3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4배 가까이 늘어났다. 핵심 브랜드인 버거킹이 운영 매출을 단독으로 견인했다는 평가다.
◆ 공정위, 비케이알에 과징금 3억원…"가맹 사업 확대 무리수"

팀홀튼이 국내에서 미미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핵심 요인으로 '높은 가격'이 꼽히는 가운데, 직영 매장이 아닌 가맹 사업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것은 '무리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최근 비케이알의 실적을 끌어올린 핵심 브랜드 버거킹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갑질 행위'가 드러나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게된 것도 핵심 대목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비케이알은 버거킹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특정 브랜드 세척제 등 일부 품목의 구매를 강요했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달 비케이알에 시정 명령과 함께 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비케이알은 지난 2013년부터 정보공개서(가맹본부의 사업 현황, 영업활동에 관한 조건 등을 수록한 문서)에 세척제와 토마토를 가맹 본부의 규격에 따라 가맹점주가 시중에서 자율적으로 구매해도 무방한 '권유' 품목으로 안내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시중에서 구매하기 어려운 특정 해외 브랜드의 제품과 본부가 승인한 생산 업체의 재료를 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지정하고, 내부 구매 시스템을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비케이알은 가맹점 점검 시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지 확인하고, 사용하지 않은 경우 가맹점 평가 점수에 반영했다. 비케이알은 가맹점 점검 평가 점수가 일정 이하인 가맹점을 대상으로 경고 공문을 발송하고 배달영업 중단 등의 불이익을 줬다. 이에 가맹점주들은 사실상 비케이알이 지정한 제품들을 강제로 구매할 수밖에 없는 '갑질'을 당하게 된 것이다.
공정위는 비케이알의 이러한 행위가 가맹사업법 위반이라고 판단, 정보공개서에는 세척제와 토마토를 가맹점주가 자율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품목으로 기재해 놓고 사용 여부 점검을 통해 불이익을 부과한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외식업종 가맹본부가 가맹 사업의 통일성 유지와 무관한 세척제를 필수품목으로 우회해 강제한 행위를 제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팀홀튼 역시 가맹 사업에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시점에서 기존 핵심 브랜드인 버거킹 가맹 사업과 관련한 문제가 불거진 것을 무시할 수 없다는 시선이 나타나는 상황.
실제 지난달 비케이알이 개최한 가맹 사업 설명회에서는 팀홀튼 매장 규모와 관련한 일부 가맹 조건이 주목받기도 했다. 비케이알이 제시한 내용에 따르면 신규 가맹점주는 50평(165제곱미터) 이상의 대형 매장을 개설해야 한다.
비케이알측은 "언제든 편안하게 머물고 싶은 공간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에 따른 내용이라고 설명했지만, 대형 매장 임대료와 운영을 위한 인건비 부담을 생각했을 때 다른 브랜드에 비해 가맹점주 부담이 높게 책정된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팀홀튼은 캐나다 현지에서 '국민 커피'라고 불릴만큼 대중성을 기반한 마케팅으로 성공한 브랜드"라며 "한국 시장은 이미 커피 프랜차이즈 경쟁이 치열한 만큼 단순히 출점 확대로 승부하기 보다 국내 소비자 취향과 트렌드에 맞춘 전략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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