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경기 불확실성 속에도 견조한 성장
최대 실적에도 '포용금융'·'수익구조' 숙제 남아

특히 경기 둔화와 기준금리 인하 기조, 대외 금융시장 불안정 등의 악재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호실적을 거둬 눈길을 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호실적의 이면에는 실적의 질과 지속가능성 등의 숙제를 남겼다는 지적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0조3254억원을 기록했다. 우선 KB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6613억원(23.8%) 증가한 3조4357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신한금융도 같은 기간 2904억원(10.6%) 오른 3조374억원을 기록했으며, 하나금융은 같은 기간 대비 2323억원(11.2%) 증가한 2조3010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우리금융은 4대 금융 가운데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다. 상반기 당기순익은 1조5513억원으로 같은 기간 11% 넘게 감소했다. 지난해 일회성 이익효과 소멸과, 충당금 부담 확대, 포트폴리오 구조의 특수성이 맞물리며 실적이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4대 금융의 실적에서 흥미로운 점은 비이자이익의 성장세다. 유가증권·자산운용·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를 통한 이익이 7조2122억원이다. 전년대비 7% 넘게 증가한 것이다. '이자 장사'라는 비판이 매번 따라붙었던 4대 금융 입장에서 비이자이익의 성장은 긍정적인 변화의 신호다.
주주친화정책도 더욱 강화된 모습이다. KB금융의 올해 주주환원율은 50% 돌파를 공식화했다. 신한과 하나금융도 40%대를 기록하며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 모두 역대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KB금융은 주당 920원의 현금배당과 8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했다. 신한금융도 주당 570원의 현금배당과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취득·소각, 하나금융은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과 주당 913원의 분기 배당 계획을 내놨다. 우리금융은 주당 200원의 분기 배당 계획을 발표했다.
◆ 사상 최대 실적 속 4대 금융의 '고민'
4대 금융은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새로운 고민이 자리잡고 있다. 우선 하반기 경기불확실성과 정부의 금융정책 변화라는 외부 환경이 만만치 않다.
뿐만 아니라 정부 주도의 금융규제(대출총량·고신용 리스크 등)와 포용금융 재원 분담 증가가 예고된 상황이다. 따라서 4대 금융에 대한 포용금융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강화된 주주친화정책도 4대 금융 입장에서는 고민거리다. 단기적으로 주가 방어와 투자자 유치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내부 유보자금 감소, 미래 투자 재원 축소, 자본비율 저하라는 고민도 커질 수 밖에 없다.
아울러 이번 4대 금융의 최대 실적에도 이자이익이 핵심이었다. 같은 기간 4대 금융의 이자이익만 21조924억원이다. 글로벌 경제불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 이자이익 확대 여력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4대 금융의 실적 경신에 기여한 비이자이익도 KB·신한·하나금융의 특정 계열사 실적에 힘입은 결과다. 실제로 KB금융과 하나금융의 경우 증권·보험·자산운용 부문에서 두 자릿수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 비이자이익에는 유가증권과 외환, 파생상품 관련 손익이 포함돼 있기에 향후 금융시장 상황과 환율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변동폭이 크고 예측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일각에선 이번 비이자이익에 대해 '일회성 실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4대 금융지주가 비이자이익을 통해 수익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각종 규제,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수익 구조를 만드는데 여전히 과제가 많은 상황"이라며 "최대 실적에 따라 사회적 책임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iyr6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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