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 없어도 처벌된다…아청법 위반, 억울한 누명 막으려면

이병학 기자

2025-07-23 15:04:41

감경배 변호사
감경배 변호사
[빅데이터뉴스 이병학 기자] 아청법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의 줄임말로, 19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을 성적 착취나 유인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특수법이다.

일반적인 형법보다 보호 대상의 범위가 넓고, 처벌 수위도 더 높은데 문제는 고의성이나 범행 계획이 명확하지 않아도 처벌을 가능케 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채팅 앱에서 상대의 나이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성적인 메시지를 보낸 경우, 상대가 아동·청소년이었다면 성적 유인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물리적 접촉이나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성립이 가능하다는 점이 눈 여겨 볼 만하다.

아청법 위반 관련 수사는 피의자의 말보다 기록된 증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휴대전화 문자, 메신저 대화, SNS DM, 이미지 전송 내역 등 디지털 자료가 핵심 증거로 작용하며, 여기에 위치기록이나 IP 주소, 접속 시간 등이 결합되면 정황만으로도 범죄가 성립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가 대수롭지 않게 응대한 진술이나, 상대의 연령에 대한 추정이 오히려 범행 인식의 증거로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 몰랐다는 말 한마디가 대화 내역과 충돌할 경우, 오히려 의도적인 회피로 판단될 위험도 있다.

또한 법원은 단순한 채팅조차 성적 암시나 행위 유인이 포함되어 있다면 처벌 대상으로 보고 있다. 단순 호기심이나 장난으로 나눈 대화라 해도, 상대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처벌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는다. 특히 상대에게 노출된 사진을 전송했거나, 이를 요구한 정황이 있다면 실형 선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상대방의 나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로 책임을 묻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아청법 위반 사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피의자의 주관적인 인식보다, 객관적인 행위의 외형이다. 이때 말투나 어휘와 같은 언어의 수준부터 외모와 행동에서 드러나는 모든 것들이 대상이 된다.

물론 피의자 입장에서는 상대가 진짜 미성년자임을 몰랐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억울하게 혐의를 받는 상황에서 피의자 혼자 수사기관의 질문에 대응하다가 불리한 진술을 남기게 되면, 이후 번복이나 정정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진술의 흐름이 일관되지 않거나, 설명이 앞뒤가 맞지 않을 경우 혐의 인정 후 변명하려는 시도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는 없다.

수사 초기부터 전략적으로 진술을 설계하고, 디지털 증거의 맥락을 정확히 설명한다면 무혐의 처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상대가 신분을 속였던 정황, 미성년자임을 적극적으로 밝히지 않았던 상황, 만남이나 금전적 요구가 없었던 점은 중요한 변수가 된다. 만약 무혐의, 무죄까지 이끌어내려면 사건 전체 구조를 파악한 뒤, 수사기관이 놓치기 쉬운 맥락을 짚어내는 전략이 필요하다. 단순히 “나는 그런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

정황을 입증할 수 있는 대화의 전후 맥락, 상대방의 태도 변화, 피의자의 실제 행동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반박 논리를 구성해야 한다. 이때 변호인은 단순한 해명 전달자가 아니라, 법적 쟁점을 설계하고 해석을 주도하는 전략가의 역할을 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가나다 감경배 대표 변호사는 “아청법 위반 사건은 진술 한 마디가 유죄와 무죄를 가를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동기보다는 행위 자체와 전자 기록을 중심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전략 없이 대응하면 억울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상대가 신분을 속인 정황, 성적 의도의 부재, 실제 행위의 수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해석해 방어 전략을 세워야 무혐의 처분이나 감형, 무죄 판결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아청법 위반 혐의를 받는 순간부터 대응은 단순 방어가 아닌 전략 싸움이 된다. 처음부터 모든 대화를 정리하고, 증거를 분석하고, 수사기관이 보는 시각을 예측해 대응 전략을 구성해야만 억울한 처벌을 피할 수 있다.

의도가 없었다면, 그 사실을 증명할 책임도 스스로 져야 한다. 전략 없는 진술은 곧 실수고, 실수는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병학 빅데이터뉴스 기자 lb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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