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플레이 "조폐공사, 온누리상품권 '늑장' 대책'에 설 앞둔 소상공인·소비자 피해만"

엇갈린 '온누리 이관' 로드맵...조폐공사 '졸속 추진' 논란 가열

양민호 기자

2025-01-07 14:17:52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 ⓒ 웹케시 제공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 ⓒ 웹케시 제공
[빅데이터뉴스 양민호 기자] 온누리상품권 통합 플랫폼 이관을 둘러싼 웹케시 자회사 '비즈플레이'와 '한국조폐공사'의 갈등이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비즈플레이는 조폐공사의 '2주 시범운영(CBT)' 계획에 대해 "촉박한 일정 속 부실 테스트 우려가 크다"며 '결제 대란' 가능성을 재차 경고하고 나섰다.

비즈플레이는 7일 조폐공사의 해명 보도자료에 대한 재반박 자료를 통해 "조폐공사가 2월 중 다양한 결제 채널 테스트를 위한 CBT를 통해 2주 만에 최종 점검을 마치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무모한 일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5일 조폐공사가 "각종 결제 채널 서비스 연계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2월 CBT를 통해 최종 점검을 마치겠다"는 입장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비즈플레이는 "이는 구축이 아닌 운영 사업"이라며 "정상적인 서비스를 위해서는 최소한 오픈 3개월 전에 모든 결제 채널에 대한 시범운영이 완료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주 안에 수많은 에러, 심각한 장애에 대처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는 마치 콘크리트도 굳지 않은 초고층 건물을 일정에 쫓겨 '임시 사용 승인'을 내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바일 온누리 운영 시 결제 채널 1개 연결에 2~4주가 걸렸지만, 조폐공사는 수십 개 채널을 1달 만에, 그것도 연계, 개발, 테스트를 병행해 정상 가동이 가능하겠는가"라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비즈플레이 "조폐공사 '필수 고지' 늦장...'3월 오픈 불가' 근거 여전"

비즈플레이는 조폐공사 준비 부족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3월 오픈 불가' 주장 근거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제기한 △정상 오픈 위한 필수 고지 기한 초과 △대용량 이관 사전 준비 및 방법론 부재 △운영 플랫폼 필수 테스트 부족 △운영 사업자 필수 과업 누락 등 4가지 문제점에 대한 조폐공사의 해명이 오히려 상황의 심각성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우선 조폐공사는 "필수 고지 기한 초과에 대해 서비스 방향 및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공지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해명했지만, 비즈플레이는 "이는 명백한 늑장 대응"이라고 일축했다.

온누리상품권 통합 플랫폼을 새로 운영하게 된 조폐공사는 서비스 변경 사항(예: 선물하기 및 기업 구매 중단, 고객 정보 이관 등)을 사전에 이용자들에게 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조폐공사가 이러한 고지 의무를 늦게 이행해, 법에서 정한 기한을 넘겼다는 설명이다.

비즈플레이는 "수차례 이관 일정을 요청했지만 무응답으로 일관하던 조폐공사가 지난 3일 기자간담회 이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을 통해 1월11일부터 선물하기 및 기업 구매 중단, 고객 이관 고지도 같이 병행하는 것으로 통보해왔다"고 전했다. 비즈플레이가 조폐공사에게 여러 번 이관 일정(서비스 변경 사항, 일정 등)을 문의했지만, 조폐공사는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즈플레이는 조폐공사가 미리 충분히 준비하고 협의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늦장 대응을 하다가 기자간담회 이후에야 마지못해 움직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비즈플레이는 "뒤늦게나마 법적 기한을 준수하게 된 것은 다행"이라며 "조폐공사가 당초 계획대로 1월1일 정상 오픈했다면 이 모든 혼란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설 명절 특수를 앞둔 시점에 선물하기와 기업 구매가 중단되면서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힌 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조폐공사, 데이터 분석 여전히 진행 중...'3월 오픈' 위한 골든타임 놓쳤다?"

조폐공사는 온누리상품권의 두 가지 형태(카드형·모바일형) 중 "카드형은 분석을 완료했고, 모바일은 분석 중"이라고 밝혔지만, 비즈플레이는 이러한 일정 자체가 '3월 오픈'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비즈플레이에 따르면 정상적인 이관을 위해서는 최소 4개월 전 데이터 분석을 완료하고, 이후 3~4개월에 걸쳐 4회 이상의 개발계 테스트, 2회 이상의 실운영계 테스트를 진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파일 정합성 △프리징 기간 △규모 파악 △통합 테스트는 물론 △상품권 원장 △통장 잔액 대사 △선물 충전금 등을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즈플레이는 "조폐공사가 프리징 기간 40일 전까지도 '분석 중'이라는 것은 전체 데이터를 적재한 개발계 테스트를 한 번도 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며 "이는 절대적 필수 테스트 일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을 조폐공사가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서울페이 사례를 언급하며 "서울시는 2022년 사업자 변경 당시 준비 부족으로 이관에만 20개월이 소요되는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2024년에는 4개월 전부터 데이터 분석을 완료하고 충분한 테스트 기간을 거쳐 성공적으로 이관을 마쳤다"며 "서울시가 제작한 '이관 백서'에도 최소 4개월 전 데이터 분석 완료를 권고하고 있지만, 조폐공사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폐공사가 기업 구매 사이트 및 기존 정책 반영 관련 데이터 이관 작업에도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비즈플레이는 "수차례 기업 구매 이관을 강조했지만, 조폐공사는 어떤 데이터 요청도 없었다"며 "데이터 요청이 없어 제공하지도 않았는데, 어떤 데이터를 분석한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비즈플레이 관계자는 "기업 구매는 구매 시 회계 전표에 갈음하고 5년 이상 증빙을 보전해야 하며, 이관될 플랫폼에서도 지속 제공해야 한다"며 "조폐공사는 이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됐다. 지난 6년간 온누리상품권 플랫폼에 반영된 315건의 정책에 대해서도 어떤 이관 요청도 받지 못했다"며 조폐공사의 명확한 해명을 촉구했다.

◆'붕괴 위험' 경고하며 "책임은 조폐공사에"

비즈플레이는 이번 사태가 예견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1월1일 정상 오픈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조폐공사는 정상 오픈을 장담하다가 한 달 만에 2개월 연장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비즈플레이 관계자는 "2개월을 연장하더라도 테스트 일정상 3월1일 정상 오픈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경고했지만, 조폐공사는 3월1일 오픈만 되풀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난 7년간 운영 경험으로 조폐공사 오픈 시 발생할 문제를 예견할 수 있지만, 더 이상 말을 아끼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음주 이관 고지가 되면 모든 것은 조폐공사의 시간이 되고, 더 이상 (비즈플레이는) 이관에 관여하면 안 된다"며 "정상 오픈 불가 시 모든 책임은 조폐공사에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전 사업자로서 충분히 경고 및 조언했고, 이제 할 만큼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조폐공사는 "현재 비즈플레이 측의 반박 자료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추가적인 공식 입장 표명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결국, 비즈플레이는 조폐공사의 준비 부족을 넘어 사실상 '건물 붕괴 위험' 수준으로 진단하며, 온누리상품권 통합 플랫폼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조폐공사의 향후 대응과 '결제 대란' 현실화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양민호 빅데이터뉴스 기자 ym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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