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개월 만에 '피벗'…증권가 "내년 1분기 추가 인하 전망"

한국은행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된 3.25%
증권가 "금융 불균형 리스크는 여전한 과제"

양민호 기자

2024-10-11 15:50:32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양민호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p) 인하면서 추가 금리인하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는 인하 시점을 내년 1분기로 전망하면서 경기 둔화 속도와 금융 안정 상황 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11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 낮췄다. 이는 38개월 만에 이루어진 금리 인하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고 평가된다.

이번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예상보다 저조한 내수 회복세 △안정적인 물가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동조화 압력 등이 꼽힌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정부의 거시건전성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며 "외환시장 리스크도 다소 완화된 만큼 통화정책의 긴축 정도를 소폭 축소하고 그 영향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내수 회복세는 아직 더디다"며 "고용은 취업자수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지만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으며, 앞으로 국내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지난 8월에 비해 전망(올해 2.4%, 내년 2.1%)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도비시(dovish·비둘기파, 통화 정책 완화 선호)해졌다고 평가하면서도, 추가 금리 인하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이 직전 8월에 비해 도비시하게 변화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무엇보다 11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 및 물가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뚜렷하게 시사된 점이 특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 외 연준의 9월 빅컷 단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인하행보에 따른 통화정책 동조화 압력 역시 이번 인하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의원 역시 "이번 금통위에서 동결 소수의견(1인)이 개진됐지만, 예상대로 기준금리는 3.25%로 25bp인하했다"며 "당초 매파적인 금리인하가 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지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기자간담회는 생각보다는 덜 매파적이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두 증권사 모두 이후 추가 금리 인하시점을 내년 1분기로 내다봤다. 김명실 연구원은 "11월 추가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은 편"이라며 "내년 1월 추가 인하가 예상되며, 최종 정책금리 수준은 2.00~2.50% 범위내 수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3개월 포워드가이던스 전망의 경우 5명의 금통위원이 동결, 1명의 금통위원이 인하 의견을 개진했다"며 "물론 3개월 조건부 의견이기 때문에 국내 지표나 대외여건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문이지만, 큰 이변이 없다면 당장 11월에는 5명의 금통위원이 인하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백 연구원도 "금융불균형 리스크에 대한 한은의 경계감이 유지되고 있고, 금일 출회한 금리동결 소수의견과 1명으로 줄어든 금리인하 포워드 가이던스를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11월에 한은이 연속적인 금리인하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현 수준에서 금융불균형 리스크가 더 크게 확대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내년 1분기에는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양민호 빅데이터뉴스 기자 ym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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