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봄에 창단한 극단 ‘흥’ 은 순수연극을 지향하며 관객들 앞으로 다가서고자 결성된 연극인들의 모임이다.
본지는 극단 '흥'의 창작공연 '님만헤민게스트하우스' 연출자인 '최흥규' 감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이 작품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세요.
▲여러 세대별 인물들이 치앙마이라는 곳에서 한달 살기를 하며 살아온 인생에 대해서 새롭게 자신을 발견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 제목이 특이한데.
▲쉽게 실행은 하지 못하지만 현대인에게 해외에서 한달 살기라는 건 어느새 로망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현실이 팍팍하단 것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 이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참, 살아간다는 게, 살아낸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것은 기성세대이건 젊은 층이건, 모두에게 삶은 절대로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내 잘못도 아니고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자신이 처해있는 현실은 항상 남들보다 못하다고 생각하게 마련입니다.
인물들은 그런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고 상대방을 힐난하고 내 자신을 정당화 합니다.틀린 게 아니고 다른 것일 뿐이고, 본인만 맞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은, 한 달이라는 시간이 끝나 버리면 현실로 돌아가야 하지만 그 시간 동안 인물들은 자기 자신을 찾아 가거나, 또 다시 맞서기위해 자기의 세상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연극판이 좀 힘들다고 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요
▲저희 공연은 원래는 8월 말경에 하기로 했었는데,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 바람에 공연을 12월 초로 미루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대관료를 돌려 받거나 연기가 안되기 때문에, 제작비 압박이 좀 있었습니다.어쨌든 저희는 연극하는 사람들이고 공연은 해야 하기 때문에, 허리띠 졸라 매며, 다시 연내에 공연을 올리기 위해서 배우 스태프 모두 열심히 했습니다.
- 이 작품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저희 공연은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때문에 힘든 상황인데, 시간 내어 대학로까지 찾아주신 관객 분들에게 심각한 내용이나 메시지로 어지럽게 하려는 공연이 아닙니다.
그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 바로 내 주변의 이야기를 쉽지만 가볍지 않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부담없이 와서, 가볍게 관람하고 돌아가시면 저희는 바랄 게 없습니다.
- 창작 공연 '님만헤민게스트하우스' 의 줄거리를 알려주세요.
▲중견 기업에서 평생을 우직하게 일해 온 보수적이고 고리타분한 라떼 고 부장이 직장에서 희망 퇴직 권고를 받고 문득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순종적인 아내 순애의 소원인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들어주려 여행을 오면서 얘기는 시작됩니다.
내키지 않은 여행을 온 터라 처음부터 뭔가 삐그덕거리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도무지 고부장 상식선에선 이해가 되지 않는 모습들 투성이입니다.
이런 고 부장에겐 10년 째 여행을 하고 있는 노처녀 모니카와 한창 일할 나이에 한가롭게 여행이나 다니는 30대 초반의 정희, 게스트하우스 현지 관리인 똔뚠 마저 따박따박 말대꾸 하는 것에 마음에 안드는 것들 투성이일 뿐이죠.
이들과 어우러지면서 얌전했던 아내 순애는 어느 새 다른 여행객들과 어울려 활력 있고 주도적으로 변해가고 고 부장은 점점 소외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다 같이 모여 맥주 파티를 하는 자리에도 서로의 가치관이 부딪치고, 결국 상처를 주고 받게 되면서 점점 변화를 겪는 고 부장, 순애, 모니카, 정희 등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김수아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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