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에 없이 트로트 열풍이 거세게 불어오면서 방송가를 점령하고 있다. 눈부시게 빠른 속도로 양적 성장을 하더니 이제는 사회적 평가까지 바꿔놓고 있다. 오죽하면 얼마 전 제1야당의 비대위원장이 백종원 대세론을 거론하자 임영웅은 어떤가라는 비유가 화제가 되었을까 싶다. 물론 조롱에 가까운 비유였고 정치적 헤프닝으로 끝났지만 말이다. 어째거나 트로트 열풍의 단면을 보여준 셈이다. 사실 지난해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인 ‘미스트롯’의 인기 덕분에 재 조명 시작되면서 올 상반기 ‘미스터트롯’까지 흥행 성공으로 트로트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지상파 3사는 물론 종편이나 케이블 채널까지 트롯 예능 프로가 11월까지 편성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그 인기가 가늠되고도 남는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트롯 예능에 식상한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비춰질 것인지 우려스럽다.
물론 트로트의 가치나 관련 예능 방송을 폄훼하자는 것이 아니다. 아이돌 중심 K팝 일색인 한국 대중음악의 음악 장르가 트로트 열풍에 힘입어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실제로 송가인을 필두로 중 장년층에게 인기몰이 여세를 몰아 1020 세대까지 즐기는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덕분에 뽕작이라는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던 장르는 트롯 예능이라는 핫 콘텐츠로 재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트로트 열풍이 방송가나 우리나라 대중문화에 긍정적인 측면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식상할 정도로 넘쳐나는 트롯 예능으로 인한 시청자의 피로감 문제도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방송사들이 스타 트롯 가수들을 앞다투어 출연시키거나 흥행 위주의 과도한 트롯 예능이 국민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트로트 업계의 우려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지금의 시스템은 사실상 몇몇 인기 높은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그에 따르는 부작용이 많다는 것이다. 일반 트로트 가수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평이다.
이처럼 트롯 예능 문제가 노출되고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 필자는 방송 프로그램 획일성 문제의 심각성을 짚고 넘어가고 싶다. 새로운 시도 없이 인기 프로그램과 비슷한 콘텐츠로 때우거나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편성하지 않고 오로지 시청률과 트랜드만 쫓다 보니 시청자들의 피로감은 높아지고 있다. 차별화되거나 독창성 있는 콘텐츠는 보이지 않는다. 그저 몇몇 스타에 의존하는 비슷한 트로트 예능프로그램의 획일적인 편성은 아무리 채널을 돌려봐도 몇몇 비슷한 인기 트로트 가수 얼굴이 나온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획일적으로 주어지면 싫증이 나기 마련이다. 요즘 트롯 예능 방송이 그런 것 같다. 재탕 삼탕 매번 비슷한 콘텐츠를 우려먹는 지루한 프로가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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