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원 성균관대 교수는 16일 한국증권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공동개최한 '기술혁신과 금융산업의 미래' 정책심포지엄에서 "법이 빨리 따라가줘야 (P2P) 산업도 빨리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P2P 대출 산업이 성장하는 데 핵심은 신용평가를 얼마나 정교하게 잘 하느냐이다"라며 "영업장의 매출 흐름을 분석해서 신용평가를 하는 등의 방식을 P2P 업계에서 활용하고 있는데, 그러한 새로운 평가기법을 개발토록 이끄는 규제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첫 번째 세션 '핀테크와 금융산업의 미래'의 발표자로 나선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 세계 P2P대출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조 달러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 초창기이던 2013년 34억 달러였던 데에 비하면 30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 셈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핀테크 업체들이 대형 금융회사들이 종합적으로 제공하던 금융서비스를 해체시켜 갱쟁력 있는 개별 서비스에 집중하게 될 것"이며 "새로운 기술 및 서비스를 갖춘 비금융회사들이 결제, 투자, 대출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금융시장 내 기존 경쟁구도가 급격히 변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국내 P2P 업체가 해외에 진출해 영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토론에 참여한 정유신 서강대 교수는 "현재 고금리 대출의 경우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등이 형성하고 있던 시장에 P2P 업체들이 끼어서 한정된 몫을 가지고 다투는 상황"이라며 "확장성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실물에 전자상거래나 유통망을 결합하는 방법 등을 도입해 소상공인이나 벤처기업, 스타트업의 매출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하면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국내를 테스트베드로 삼아 이런 실험들을 해서 해외로도 진출할 수 있는 성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핀테크 등 전반적인 금융산업의 기술혁신을 가로막는 규제에 대한 개선 요구도 나왔다.
박영석 서강대 교수는 "빅데이터나 여러가지 핀테크 관련 기술들을 활용해서 기존에 다루지 못했던 곳으로도 금융의 영역을 넓혀주는 활동들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존의 기득권이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불필요한 규제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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