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한국 조선산업 동료평가 2026’보고서 보니 (하)
고부가‧고기술 선박 치중하면, 경기 변동 취약성 증폭
친환경 핵심 부품 수입 의존, 라이선스 비용 문제 여전
최대 경쟁국 중국에 원가 경쟁력 열세 갈수록 뚜렷
빅3가 건조 능력 90% 이상 차지, 중견 조선사 경쟁력 상실

보고서는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K-조선 빅3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ULCS), 해양플랜트(FPSO 등)와 같은 고부가가치·고기술 선박 분야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포트폴리오 편중 현상은 글로벌 에너지 가격 변동이나 특정 해운 시황의 침체기에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과거 유가 폭락 시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것처럼, 특정 섹터가 불황을 맞을 경우 산업 전체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취약점은 기자재 및 친환경 핵심 부품의 높은 수입 의존도와 라이선스 비용 문제를 거론했다. 한국의 조선 기자재 산업은 2700여 개 기업과 7만여 명의 고용을 창출하며 국내 수요의 약 90%를 공급하고 있으나, 친환경·저탄소 기술 관련 핵심 기자재 부문에서는 여전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선박 엔진이나 액화천연가스(LNG) 화물창(Membrane) 밀폐 시스템 등 핵심 기술의 경우 해외 원천 기술 보유사와의 라이선스 계약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로열티 비용이 발생하며, 과거 특허권 관련 불공정 계약이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사례 등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마찰과 비용 부담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2026 보고서는 전했다.
대형 조선사들이 자체적인 기자재 생산 부문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있어, 중소 기자재 업체들이 독립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가치사슬(Value Chain)에 원활히 편입되는 데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고도 했다. 정부가 ‘국산화’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으나, 자칫 투입 비용을 높여 가격 경쟁력에 부담을 줄 우려를 제기했다.
네 번째 취약점은 최대 경쟁국 중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 조선산업의 원가 경쟁력 열세가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인건비와 철강(후판) 가격 등 투입 원가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위에서 한국 조선업의 숙련공 비중이 급감해서 기능 수준이 하향 평준화했고, 외국인 노동자 비중이 급증했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높은 인건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점은 문제다.
2026보고서는 철강 가격은 중국보다 높고, 전반적인 노동 비용 역시 중국 제조업 대비 2배 이상 높게 형성되어 있어 건조 물량(볼륨) 중심의 저가 수주 경쟁에서는 중국에 밀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4보고서에선 추격해 오는 중국의 위협을 우려했다. 중국 조선업계가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막대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물량 기준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선종(LNG선, 해양플랜트 등) 영역으로까지 기술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어 한국의 시장 지배를 거세게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전망 역시 12년 만에 현실화했다.
끝으로 2026보고서는 한국 조선산업은 대형 ‘빅3’가 나라 전체 선박 건조 능력의 90% 이상을 점유할 만큼 집중도가 지나치게 높고, 중소형 조선사들은 과거 구조조정 여파를 겪은 후 상대적으로 연구‧개발(R&D)이나 친환경·디지털 전환 여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또, 원청과 하청(협력업체) 간의 격차와 임금 체불 문제 등으로 인해 내부 인력 유입이 원활하지 않아 전체 조선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했다.
2014보고서는 대형 빅3 중심의 집중도 높은 구조와 달리, 다수의 중소형 조선사가 수주 취소, 자금 경색, 신용등급 하락(정부 환급보증 획득 난항 등)으로 인해 2014년 이젼 10여 년간 대거 폐업하거나 법정관리·워크아웃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중소 조선사들의 붕괴는 해양 기자재 공급망 및 지역 경제(부산·경남 등) 전반에 부정적인 연쇄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2026년 보고서는 한국 조선산업이 직면한 취약점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우선 조선업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친환경 산업으로의 마케팅을 지속해 청년 및 여성 인력의 유입을 유도하자는 것이다. 조선소 현장 기능 인력 부족 문제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체계적으로 수용하고 비자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원·하청 간 격차를 해소하고 임금 체불을 방지하기 위한 ‘조선업 상생협의체’를 운영하며, 에스크로 결제 시스템 확대 및 직업 훈련 기회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법무부의 사회통합프로그램(KIIP) 등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시장에 원활히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력난과 생산성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업무 프로세스의 디지털 전환(DT) 및 스마트 야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중국 등의 거센 추격과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를 넘어 암모니아, 수소 등 무탄소 연료 추진 선박 및 친환경 기자재 기술 개발에 정부와 업계, 학계가 원팀으로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를 집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2026 보고서는 국내 수주 및 인프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주요 대형 조선소들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및 현지 조선소와의 협력을 적극 추진해 글로벌 생산 거점을 다각화하고 해외 수주 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당부했다.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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