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호황속 위기-4·끝] 고부가 선박 선별 수주 정책이 경쟁력 떨어뜨려

채명석 기사

2026-11-03 16:20:00

중국에 밀리는 선종의 빈틈 길어질수록
복귀 위한 비용 부담은 더 많이 커질 전망
R&D 늘리고 국내 생태계 유지에 힘써야
중고 상선 시장 ‘한국산 프리미엄’은 여전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아네 머스크호’ 사진=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아네 머스크호’ 사진= HD현대중공업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한국 조선산업이 중국에 밀린 것은 현실이지만 지금이라도 대비책을 마련한다면 시장 주도국이자 중국 견제 기업으로서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시장점유율 하락이 구조적으로 고착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컨테이너선 수주가 줄어드는 것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선형별 설계 경험, 협력업체, 건조 인력과 생산설비를 계속 축적하고 있다는 점이다. 컨테이너 운반선을 비롯해 다양한 선종 시장에서 한국이 자리를 비운 기간이 길어질수록 복귀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고부가가치 선박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계속될 것이라는 위기감을 상시로 갖고, 추월당하지 않도록 연구·개발(R&D)에 집중해야 한다. 중국이 일반 디젤 추진 컨테이너선에 이어 액화천연가스(LNG) 이중 연료선 등 고사양 선박까지 수주한다면, 한국의 선종별 전문화 전략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특정 선종에서의 기술 우위가 영구적인 경쟁 우위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국내 조선·해운 산업의 연결고리가 약해질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 국내 선사들이 가격과 납기 때문에 중국에 발주하고, 국내 조선소가 수익성 때문에 컨테이너선 생산을 줄이는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면 국내 해운과 조선, 기자재 산업 사이의 거래 기반이 약화할 수 있다. 실제로 2026년 10월에 남성해운과 KTCT 한국 중견 선사들의 중국 조선소에 발주했는데, 이들은 그동안 국내 또는 일본 선사들에 선박 건조를 맡겼던, 이번 발주가 중국 조선소와 처음 맺은 계약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이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K-조선 빅3가 무조건 중국과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선별 수주 전략의 외연을 키워 어떤 선종에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고, 어떤 선박에서는 생산성과 가격을 개선해야 하는지를 구분해 그에 맞춘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예를 들어,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울산과 영암, 베트남,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등 계열 조선소 간 생산 배분을 최적화하고, 표준화한 대형 상선의 원가·납기 경쟁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와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생산능력 배분을 고려하면서 수익성 높은 대형 상선 수주 기회를 늘려 나가야 한다.

한화오션은 기존 글로벌 선사와의 거래 경험을 활용해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친환경 사양과 생산성 경쟁력을 입증해 건조비의 불리함을 운용유지 비용 절감 효과로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 조선산업의 문제는 ‘일감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는 기존 관념적 사고에서 벗어나 ‘달라진 경쟁 기준에 적응하고 극복해야’ 한다. 조선 빅3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선종은 중형 조선소와 협업해 대형 조선소가 영업해서 수주한 물량을 중형 조선소가 하청받아 건조하는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물량을 HSG성동조선에 건조를 맡기는 하청 방식과 HD현대중공업이 HSG성동조선에 맡겨 통영 조선소에서 제작한 원유 운반선 선수(앞부분)를 가져와 울산조선소에서 제작한 선미(뒷부분)에 결합하는 ‘반선((半船) 건조’ 방식에 성공한 점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빅3가 수주 호황으로 인해 선박을 건조하는 작업장인 도크가 부족해지자, 조선소 간의 효율적인 분업을 통해 생산 물량을 분산하고 전체적인 건조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도입한 공법이다.

또한 외주를 통해 생산원가가 낮아지면 건조비도 떨어뜨릴 수 있어 해외 선주에게 보다 경쟁력 있는 선가를 제시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선가다. 중국업체보다 싸진 않더라도 선주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면 선사들은 돌아올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여기에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한국산 선박의 강점은 중국산이나 일본산 등에 비해 중고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신조 시장은 밀리고 있지만 중고선 시장에서 ‘한국산 프리미엄’은 사라지지 않았다.

한국산 중고선이 인기를 끄는 요인은 진정한 중국에 비교 우위의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는데, 첫째는 근본적인 감가상각률 및 품질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산 선박은 중국산에 비해 연비, 설계 완성도, 기자재 내구성 등 기술적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운항 효율이 높고 유지보수 비용이 적게 든다. 이로 인해 중고 시장에 나왔을 때 중국산 선박보다 가치 하락(감가상각)이 덜 유발되며, 통상적으로 중국산 선박은 한국산 대비 10% 안팎의 할인된 가격(Discount)에 거래되는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둘째, 미국의 대중 제재(항만 수수료 부과)로 인한 프리미엄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의 해운·조선 산업 지배력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 항구에 입항하는 중국산 선박이나 중국 해운사 선박에 막대한 항만 수수료(척당 100만~300만 달러)를 부과하는 제재안을 추진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

선주들이 향후 미국 노선 투입 시 불이익을 피하고자 중국산 중고선 매입을 기피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중국산 선박의 감가 및 할인율은 기존 7~10% 수준에서 최대 12~15%까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상대적으로 규제 리스크가 없는 한국산 중고 선박의 프리미엄은 더욱 높아지는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한국산 중고선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는 원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홍해 사태, 호르무즈해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글로벌 해상 운임(특히 유조선 및 벌크선)이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폭등해 지금 당장 배를 투입하면 하루에 수십만 달러의 막대한 용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조선소에 선박 건조를 발주하면 인도받기까지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즉시 투입 가능한 중고선의 가치가 신조선(새 배) 가격을 추월하는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중고선 시장 전반의 호가가 크게 올랐는데, 자산 가치 안정성이 높은 한국산 중고선은 매물 자체가 귀해 장금상선 등 대형 선사들의 핵심 매집 대상이 되고 있으며 거래 시 높은 프리미엄이 얹어지고 있다.

정부와 업계가 함께 중고선 시장에서 쌓은 한국산 선박의 이미지와 신뢰도를 신조 시장에서 되살리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한국 조선산업이 중국에 밀린 것은 현실이지만 지금이라도 대비책을 마련한다면 시장 주도국이자 중국 견제 기업으로서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시장점유율 하락이 구조적으로 고착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컨테이너선 수주가 줄어드는 것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선형별 설계 경험, 협력업체, 건조 인력과 생산설비를 계속 축적하고 있다는 점이다. 컨테이너 운반선을 비롯해 다양한 선종 시장에서 한국이 자리를 비운 기간이 길어질수록 복귀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고부가가치 선박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계속될 것이라는 위기감을 상시로 갖고, 추월당하지 않도록 연구·개발(R&D)에 집중해야 한다. 중국이 일반 디젤 추진 컨테이너선에 이어 액화천연가스(LNG) 이중 연료선 등 고사양 선박까지 수주한다면, 한국의 선종별 전문화 전략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특정 선종에서의 기술 우위가 영구적인 경쟁 우위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국내 조선·해운 산업의 연결고리가 약해질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 국내 선사들이 가격과 납기 때문에 중국에 발주하고, 국내 조선소가 수익성 때문에 컨테이너선 생산을 줄이는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면 국내 해운과 조선, 기자재 산업 사이의 거래 기반이 약화할 수 있다. 실제로 2026년 10월에 남성해운과 KTCT 한국 중견 선사들의 중국 조선소에 발주했는데, 이들은 그동안 국내 또는 일본 선사들에 선박 건조를 맡겼던, 이번 발주가 중국 조선소와 처음 맺은 계약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이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K-조선 빅3가 무조건 중국과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선별 수주 전략의 외연을 키워 어떤 선종에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고, 어떤 선박에서는 생산성과 가격을 개선해야 하는지를 구분해 그에 맞춘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예를 들어,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울산과 영암, 베트남,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등 계열 조선소 간 생산 배분을 최적화하고, 표준화한 대형 상선의 원가·납기 경쟁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와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생산능력 배분을 고려하면서 수익성 높은 대형 상선 수주 기회를 늘려 나가야 한다.

한화오션은 기존 글로벌 선사와의 거래 경험을 활용해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친환경 사양과 생산성 경쟁력을 입증해 건조비의 불리함을 운용유지 비용 절감 효과로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 조선산업의 문제는 ‘일감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는 기존 관념적 사고에서 벗어나 ‘달라진 경쟁 기준에 적응하고 극복해야’ 한다. 조선 빅3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선종은 중형 조선소와 협업해 대형 조선소가 영업해서 수주한 물량을 중형 조선소가 하청받아 건조하는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물량을 HSG성동조선에 건조를 맡기는 하청 방식과 HD현대중공업이 HSG성동조선에 맡겨 통영 조선소에서 제작한 원유 운반선 선수(앞부분)를 가져와 울산조선소에서 제작한 선미(뒷부분)에 결합하는 ‘반선((半船) 건조’ 방식에 성공한 점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빅3가 수주 호황으로 인해 선박을 건조하는 작업장인 도크가 부족해지자, 조선소 간의 효율적인 분업을 통해 생산 물량을 분산하고 전체적인 건조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도입한 공법이다.

또한 외주를 통해 생산원가가 낮아지면 건조비도 떨어뜨릴 수 있어 해외 선주에게 보다 경쟁력 있는 선가를 제시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선가다. 중국업체보다 싸진 않더라도 선주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면 선사들은 돌아올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여기에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한국산 선박의 강점은 중국산이나 일본산 등에 비해 중고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신조 시장은 밀리고 있지만 중고선 시장에서 ‘한국산 프리미엄’은 사라지지 않았다.

한국산 중고선이 인기를 끄는 요인은 진정한 중국에 비교 우위의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는데, 첫째는 근본적인 감가상각률 및 품질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산 선박은 중국산에 비해 연비, 설계 완성도, 기자재 내구성 등 기술적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운항 효율이 높고 유지보수 비용이 적게 든다. 이로 인해 중고 시장에 나왔을 때 중국산 선박보다 가치 하락(감가상각)이 덜 유발되며, 통상적으로 중국산 선박은 한국산 대비 10% 안팎의 할인된 가격(Discount)에 거래되는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둘째, 미국의 대중 제재(항만 수수료 부과)로 인한 프리미엄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의 해운·조선 산업 지배력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 항구에 입항하는 중국산 선박이나 중국 해운사 선박에 막대한 항만 수수료(척당 100만~300만 달러)를 부과하는 제재안을 추진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

선주들이 향후 미국 노선 투입 시 불이익을 피하고자 중국산 중고선 매입을 기피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중국산 선박의 감가 및 할인율은 기존 7~10% 수준에서 최대 12~15%까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상대적으로 규제 리스크가 없는 한국산 중고 선박의 프리미엄은 더욱 높아지는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한국산 중고선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는 원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홍해 사태, 호르무즈해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글로벌 해상 운임(특히 유조선 및 벌크선)이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폭등해 지금 당장 배를 투입하면 하루에 수십만 달러의 막대한 용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조선소에 선박 건조를 발주하면 인도받기까지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즉시 투입 가능한 중고선의 가치가 신조선(새 배) 가격을 추월하는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중고선 시장 전반의 호가가 크게 올랐는데, 자산 가치 안정성이 높은 한국산 중고선은 매물 자체가 귀해 장금상선 등 대형 선사들의 핵심 매집 대상이 되고 있으며 거래 시 높은 프리미엄이 얹어지고 있다.

정부와 업계가 함께 중고선 시장에서 쌓은 한국산 선박의 이미지와 신뢰도를 신조 시장에서 되살리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사 news@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